윌리엄켄트리지_쇼스타코비치 OTB_©courtesy of Kentridge Studios (1)

윌리엄 켄트리지(William Kentridge)는 드로잉, 영상, 연극, 오페라 작품 등으로 잘 알려진 국제적인 전방위 아티스트다.  다양한 미디어와 예술 장르를 흡수해 자신만의 독특한 예술 양식을 선보이며, 특히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남아프리카공화국이라는 사회, 정치적 맥락에서 식민주의와 아파라트헤이트의 잔재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작품들로 예술계를 넘어 광범위한 영역에서 회자되며 유의미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 4월 재개관한 서울 역삼동 GS아트센터는 ‘경계 없는 예술-경계 없는 관객’을 모토로, 여러 장르를 연결한 다층적, 입체적 예술 경험을 선보이는 개관 기념 페스티벌을 열었다. 그 중 “예술가들”은 GS아트센터만의 큐레이팅 방식을 보여주는 대표 기획공연 시리즈다. 매년 장르 경계 없는 작품으로 예술 경험을 확장해 온 2~3인의 전방위 창작가들을 선정해 그들의 다양한 작품들을 집중 조명한다.

https://www.gsartscenter.com/program/detail/43

2025년 GS아트센터의 “예술가들” 시리즈는 장르 사이 경계를 지우는 대표적인 예술가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시각예술가겸 연출가 ‘윌리엄 켄트리지(William Kentridge)’의 작품 <다른 세상을 꿈꿀 수 있었더라면>을 소개한다.  작곡가 ‘쇼스타코비치’를 매개로 영상과 음악이 함께 하는 특별한 무대로, 쇼스타코비치 서거 50주년을 기념해 공연한다.

William Kentrige©Norbert Miguletz (1)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0번>은 스탈린이 죽은 뒤 같은 해에 발표되며 당시 시대상 속 예술가들의 다양한 상황과 감정,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미디어의 역사 그 자체라 할 수 있는 윌리엄 켄트리지는 카메라의 시선을 빌려 레닌, 스탈린 등 독재자들의 시대에 쇼스타코비치로 대표되는 선배 예술가의 삶을 영상으로 조명한다. 사람이 직접 들어가 연기하는 실물 크기의 인형, 버려진 박물관을 본뜬 판지로 만든 미니어처 세트, 콜라주 작업 등 켄트리지 특유의 예술 양식이 결합된 영상이 오케스트라 연주와 함께 상영되며 교향곡 제10번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 넣는다.

윌리엄켄트리지_쇼스타코비치 OTB_©Stella Olivier (1)

켄트리지는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제10번 연주를 위한 영상 <다른 세상을 꿈꿀 수 있다면>을 통해 오케스트라의 훌륭한 연주에 묻혀 배경처럼 흘러가는 영상이 아닌, 그렇다고 음악을 압도하는 비주얼과 네러티브로 연주를 배경 음악으로 축소시키는 영상도 아닌, 작곡가 쇼스타 코비치를 매개체로 영상과 음악을 동등하게 연결한 특별한 무대를 창조한다.

William Kentrige©Norbert Miguletz (1)

오랫동안 방치된 박물관 낡은 객석 의자들만 덩그러니 있는 극장 무대에서 소타코비치의 얼굴을 한 인형이 고공의 두 팔을 움직이며 외롭게 지휘 하는데 .....

루체른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위촉으로 초연 이후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영국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등과 함께 세계 전역에서 공연되고 있으며 금번 서울 공연에서는 클래식 지휘계에서 보기 드문 흑인 지휘자로 무서운 성장과 활력을 보이고 있는 36세의 개척자 로드릭 콕스의 지휘로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연주한다

영상은 교향곡제 10분의 초연과 스탈린의 사망이 있었던 1953년 시점에서 되돌아본 1920년대에서 50년대에 이르는 소련 사회를 조명하며 쇼스타코비치가 보였던 정권과의 미묘한 관계를 드러낸다. 레닌, 트로츠키, 스탈린 등 독재자들의 사회에서 예술가들은 과연 어떤 세상을 꿈꿀 수 있었을까? ‘교향곡 10번’에서 그 40년의 시대를 겪으며 살아남은 예술가의 생생한 시대 보고가 담겨 있다.

 ▶ 이 주의 페스티벌

5.9(금)-6.22(일) <대한민국발레축제>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5.18(일)-5.25(일) <의정부음악극축제> 의정부문화예술의전당

강영우 기자  press@ithemo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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