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릴 게르스타인 Kirill Gerstein, piano

서울시립교향악단은 2023년 바흐트랙에서 ‘세계에서 가장 바쁜 피아니스트 1위’로 선정된 천재 피아니스트 키릴 게르스타인과 두 번째 협연으로 <2025 서울시향 키릴 게르스타인의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2번>을 개최한다.

5월 23일(금)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 24일(토) 오후 5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미국 출신의 명지휘자 데이비드 로버트슨이 2023년에 이어 다시 서울시향 포디움에 오른다.

 첫 곡은 휘몰아치는 낭만적 감성으로 가득한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피아니스트 키릴 게르스타인이 협연한다. 이 곡은 피아노와 관현악이 대등하게 음악을 주도하는 교향곡적인 규모와 깊이를 지닌 대작으로, 피아노 선율 외에도 1악장의 호른 솔로와 3악장의 첼로의 독주를 중심으로 한 브람스 특유의 감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네 악장의 연주 시간이 약 50분에 이르는 데다 압도적인 피아노 솔로의 감성과 테크닉으로 협연자의 단단한 음량과 체력이 요구되는 곡이며 실황으로 자주 만나보기 힘든 협주곡 중 하나다.

키릴 게르스타인 Kirill Gerstein, piano

 2001년 루빈스타인 콩쿠르에서 우승한 키릴 게르스타인은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의 상주 음악가,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스포트라이트 아티스트, 엑상프로방스 페스티벌 상주 음악가로 활동했으며,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함께 전 세계 무대를 종횡무진 누비고 있다. 바흐에서 아데스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를 자랑하는 게르스타인은 뉴욕, 마드리드, 부다페스트에서 클래식 피아니스트로 성장하기 전 버클리에서 최연소로 재즈를 공부했던 팔색조 같은 피아니스트다.

 2부에서는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피에르 불레즈의 수제자로서 현대음악의 해석가로 손꼽히는 명지휘자 데이비드 로버트슨의 지휘로 시벨리우스 교향곡 7번과 이 작품에서 영향을 받은 존 애덤스의 ‘원자 폭탄 박사’ 교향곡을 한국 초연으로 선보인다.

 핀란드의 거장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7번은 시벨리우스의 마지막 교향곡으로 전통적인 4악장의 교향곡 형식을 벗어나 단악장으로 이루어진 작품이며, 화려한 기교보다는 고요하고 웅대한 자연의 흐름을 음악으로 옮긴 독창적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시벨리우스 특유의 모호하고 안개 낀 듯한 화성이 인상적이며, 절대자적 금관과 풀피리를 닮은 목관의 조화, 서정적이고 섬세한 현악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입체적인 다채로움을 보여준다.

 한국 초연으로 선보이는 존 애덤스의 ‘원자 폭탄 박사 교향곡’으로 피날레를 장식한다. 존 애덤스는 오페라 <원자 폭탄 박사>를 바탕으로 오페라 주인공 오펜하이머의 대표적 아리아인 ‘Batter My Heart’를 비롯한 오페라의 다양한 장면들을 오케스트라로 편곡하여 재구성했다. 또한, 시벨리우스 교향곡 7번과 같이 세 부분으로 구성된 25분 길이의 단악장으로 재편함으로써 핵무기 개발의 주역이었던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고뇌와 공포, 절망 등 심리적 갈등을 조명하며 이를 음악으로 표현하고 있다. 애덤스 특유의 미니멀리즘적 요소와 강렬한 리듬, 극적인 오케스트레이션이 결합된 현대음악의 대표작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5.23-24 예술의전당  / 롯데콘서트홀

지휘 데이비드 로버트슨 David Robertson, conductor

데이비드 로버트슨(1958년 미국출생)은 시드니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수석 지휘자 및 예술감독, 세인트루이스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으로 활동했으며, 리옹 국립 오케스트라,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인연을 맺고 있다. 그는 피에르 불레즈의 수제자로서 앙상블 앵테르콩탱포랭과도 협력해 왔다. 현재 뉴욕 줄리아드 음악원의 지휘과 디렉터이자 명예 초빙 교수로 재직 중이며, 톈진 줄리아드 음악원의 자문 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로버트슨은 뉴욕 필하모닉,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LA 필하모닉,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빈 필하모닉,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등 전 세계 주요 오케스트라 및 페스티벌에서 활약해 왔다.

1996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데뷔 이후, 그는 메트에서 다양한 작품을 지휘했으며, 2019/20 시즌 개막작 <포기와 베스>의 새로운 프로덕션을 지휘해 2021년 그래미 어워드 ‘최우수 오페라 녹음상’을 공동 수상했다. 2022년에 야나체크의 <카탸카바노바>로 로마 오페라에 데뷔했다. 2024/25 시즌에는 피에르 불레즈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뉴욕 필하모닉, 줄리아드 오케스트라, 애스펀 음악제, 루체른 페스티벌 현대 음악 오케스트라 등과 함께 축하 무대를 선보인다. 또한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 시애틀 심포니,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시카고 심포니, 서울시향,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북독일 엘프필하모니 오케스트라,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등과도 공연한다. 독일 베를린 도이체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호주 청소년 오케스트라의 유럽투어를 이끌며, 유타 심포니 및 오페라와는 크리에이티브 파트너 창립 구성원으로서 3년간의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다.

로버트슨은 프랑스 정부로부터 예술문화훈장 슈발리에를 받았으며, 그 외 다수의 예술상을 수상한 바 있다.

키릴 게르스타인 Kirill Gerstein, piano

키릴 게르스타인(1979년 러시아 출생)은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의 상주 음악가, 런던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스포트라이트 아티스트, 엑상프로방스 페스티벌의 상주 음악가로 활동했으며, 런던 위그모어 홀에서는 3부작 시리즈 ‘부소니와 그의 세계’를 기획했다. 그는 키릴 페트렌코가 지휘하는 베를린 필하모닉과 함께 라흐마니노프 탄생 150주년을 기념한 앨범을 발표했다.

게르스타인은 토머스 아데스의 피아노 협주곡 세계 초연을 보스턴 심포니와 녹음해 2020년 그라모폰 어워드를 수상했다. 다른 음반으로는 데이비드 로버트슨이 지휘하는 세인트루이스 심포니와 함께한 ‘거슈윈 모멘트’가 있다. 현대 음악의 진정한 후원자인 그는 토마스 라르허의 피아노 협주곡을 에드워드 가드너가 지휘하는 베르겐 필하모닉과 함께 ECM 레이블로 녹음했다.

이번 시즌 주요 일정으로는 베를린 음악제 폐막공연, 부소니 서거 100주년 기념 피아노 협주곡 공연, 라흐마니노프 3번 협주곡(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 베토벤 황제 협주곡과 쇤베르크 ‘나폴레옹 송시’(빈심포니), 브람스 2번 협주곡으로 일본과 한국 투어, 쇼스타코비치 협주곡 전곡(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그리고 뉴욕 카네기홀 리사이틀(프란시스코 콜의 신곡 세계 초연) 등이 있다.

게르스타인은 영재 음악 학교에서 공부하며, 독학으로 재즈를 배웠다. 14세 때 미국 버클리 음악대학에 최연소 입학생으로 초청받았고, 16세에 뉴욕 맨해튼 음악학교에서 학사 및 석사 과정을 마쳤다. 그는 10회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국제 콩쿠르 우승자이며, 2010년에는 길모어 아티스트 어워드 및 에이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를 수상했고, 2021년에는 맨해튼 음악학교로부터 명예 음악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현재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음악대학과 크론베르크 아카데미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강영우 기자  press@ithemo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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