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립중악박물관에서 막을 내린 특별전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이 3개월여 기간 동안 25만 관객을 유치하며 성황을 이뤘다고 한다.

이와 함께 같은 시기에 개막해 막을 내린 우리 유물 전시 <고려 상형청자>전(2024.11.26.-2025.3.3.)은 8만여 명에 그쳐 1/3 수준으로 대조된다. 그간의 우리 유물전에 비교할 때 그나마 선전한 것이라고 해야 할까?

각각의 전시가 단지 관람객의 수치만으로 평가나 판단할 것은 아닐테지만, ‘국민의 박물관’을 표방하는 국립중앙박물관으로서 관람객의 수는 나름의 기준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컨셉과 목표를 갖고 서양 미술전과 우리 유물 전시를 동시에 내걸고 기획했다면, <비엔나1900>의 주최측인 한경의 적극적인 홍보마케팅 전략에 비교해 중박은 얼마나 열심히 상형청자전을 홍보했을까?

마침, 박물관의 오랜 종사자가 '국풍'을 강조하며 쓴 30년 전의 글을 보며 그때와 오늘, 내일의 30년을 생각해볼 때, 그때의 중화풍과 우리문화(유물전 등)가 오늘의 비엔나-우리유물에 다름 아니다.

“<고려사 열전> 徐熙(서희) 대목에 성종 때 사람들이 화풍만 좋아하고 국풍을 좋아하지 않자, 이지백이라는 사람이 나타나.... 국풍을 이어야만 나라를 보존할 수 있다고 했다는 말이 나온다”

사실상 국풍이라는 말은 80년대,  "국풍 81(國風'81)은 1981년 5월 28일부터 6월 1일까지 5일간 서울특별시 여의도에서 열렸던 5공화국의 대규모 관제 문화축제" (_서울기록원 자료)로 상당히 위험한 부분을 안고 있는 경계성 발언인데, 이 칼럼(이현주 칼럼)에서는 자국의 전시 붐업의 내용으로 쓰인듯 하다.

이른바 고려시대 중화풍 트렌드에서 오늘날은 세계적으로 K-컬처의 위상이 어는 때보다 높아 해외에서는 한국에 오고싶어하는 열풍이 일고 있다. 그런데, 정작 한국에서는 여전히 해외 열풍이 더 우세한 이유는 뭘까? 자국 문화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당연한 것임에도....

왜 <상형청자>는 인기가 없을까?

중박은 우리 유물전 관객 유치를 위한 어떤 노력을, 얼마나 했을까?

<비엔나 1900>전을 공동주최한 한국경제사는 통상 특정 언론의 사업일 경우, 타 언론이 도외시하는 추세에 대응해 사안별 다각도의 자사 홍보 기사를 쏟아내며 적극적 홍보 활동을 펼쳤다. 이에 비해 <상형청자>전시는 어떤 활동을 펼쳤는가?

고려시대 도자공예의 예술성을 대표하는 ‘상형청자象形靑磁’를 본격 조명한 특별전 ‘푸른 세상을 빚다, 고려 상형청자’는 고려시대 공예의 독자적 미감으로 한국문화의 정수로 꼽히는 청자- 그 중에서 상형청자로 우수한 유물이다. 국보 11건, 보물 9건을 비롯해 국내 25개 기관과 중국, 미국, 일본 3개국과 4개 기관 소장품 총 274건을 모은 특별전으로 귀한 전시였다. 화제가 되어 관심을 끌었고, 관람객 8만여 명이 다녀갔지만 오스트리아 레오폴트뮤지엄의 <비엔나 1900>전에 비해 관람객이 1/3에 그쳤다는 것이 생각해볼 계기와 시사점은 던진다고 보여진다.

미술애호가 관람객 L씨는 “이번 상형청자전에 기대가 높았던 것에 비해 다소 실망했다. 평소 박물관에서 보던 것과 타 미술관의 소장품이 연계되지 않아 의외로 풍성하지 못했던 것 같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비엔나 1900>전은 해외에 나가야만 볼 수 있는 에곤 실레와 클림트의 유명 작품들이 왔지만, 우리 유물 상형청자전도 한자리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드문 전시였다. 두 전시를 동시에 열고 있었지만 두 전시를 모두 관람하지는 않았다는 것인데, 이에 대한 다양한 사유가 있으므로 박물관에서는 이후 이에 대한 원인과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관람료는 비엔나전이 18,500원으로 국립박물관의 관람료로는 높은 금액이었고, 상형청자전이 5,000원 이었던 걸로 볼 때, 관람료 차이가 관객을 좌우하는 주요 요소는 아닌 듯하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 2023년에도 특별전 관람객 통계에서 해외 명화전 <거장의 시선-영국 내셔널갤러리 명화전>(36만명),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빈미술사박물관 특별전>(32만명)에 비해 우리 유물전으로 <외규장각 의궤- 그 고귀함의 의미>(16만명),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9만명)으로 1/2 혹은 1/4 정도에 그치는 관람객으로 나타났다. 관람료는 3배 이상임에도..

외국의 문화유산을 우리 관람객에게 소개하며 세계 박물관과의 연결망을 구축함으로써 국제교류를 활발히 하는 것도 박물관의 중요 역할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우선적 과제는 우리 유물에 대한 정체성 확립으로 문화적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대만의 국립고궁박물원의 매년 새로운 유물 전시로 세계적 관람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사례도 있잖은가.

최근 미술에 대한 애호가층이 확대되고 젊은 관람객들의 박물관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는 때 인만큼, 국립중앙박물관측에서는 우리 유물 전시에 대한 전시 구성과 다각도의 홍보 방안을 강구해 더 많은 관람객 확보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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