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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추천도서

 

산책자

로베르트 발저 저/배수아 역 | 한겨레출판

 

20세기 독일문학사에서 손꼽히는 작가 중 하나이자 스위스 국민작가

로베르트 발저의 중단편 42편을 담은 대표 작품집 출간

 

1878년 스위스의 독일어 사용 가정에서 자란 발저는 어려운 형편 탓에 14세에 학업을 중단해야 했다. 이후 하인, 사무보조, 사서, 은행사무원, 공장노동자 등의 직업을 전전한다. 종이조차 살 수 없는 궁핍한 생활 중에도 영수증, 전단지, 포장지, 달력 뒷면 등에 글을 썼고 그것을 끊임없이 신문과 잡지에 투고했다. 이러한 그의 삶은 그대로 글의 소재가 되었다.

동시대 작가 카프카와 헤세는 발저의 열렬한 애독자였다. 특히 헤세는 발저를 “동시대 가장 의미 있는 스위스 작가”라 칭하며 그의 작품이 더 많이 읽히기를 바라는 글을 여러 차례 쓰기도 했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엘프리데 옐리네크는 1998년 헌정 희곡 ‘Er nicht als er’를 출간, 그의 작가적 발자취를 잇기도 했다.

‘걷기’는 발저 작품의 가장 중요한 모티프였다. 발저는 잠을 자는 시간 외에는 늘 걷고 또 글을 쓴 듯하다. 그는 많은 시간을 걸으며 길 위의 작은 것들에 시선을 두고 그 관찰과 사색을 작품에 담아냈다.

 

 

 

연대기, 괴물

임철우 저 | 문학과지성사

 

역사의 악몽을 되짚어 살아내는 생생한 기억 체험

더 이상 해원도 위안도 없을 고통의 연대기

 

“그 울음은 목숨을 가진 지상의 모든 것들에게서 흘러나오는 소리였다”

 

작가 임철우는 해방과 한국전쟁을 전후로 좌우 이데올로기 갈등에서 비롯된 양민 학살, 독재 군부 정권을 정당화하기 위한 계엄군의 폭력 진압 등 한국 역사의 가장 처참한 사건들을 소설화해왔다.

표제작 「연대기, 괴물」은 보도연맹 사건부터 베트남 전쟁, 세월호 사건을 잇는 비극의 연대기, 이 연속된 고통을 괴물의 환상으로 겪어내는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제정신으로 버텨내기 어려운 시대, 너나없이 함정으로 빠져들고 광기에 몸을 맡기게 되는 순간, 가해와 피해, 죽음과 살인이 혼재된 긴 흐름을 작가는 서늘하리만치 정직하게 재현해낸다.

작가가 “해묵은 역사니 지나간 사건 따위를 얘기하려는 게 아니다. 단지 사람을 기억하고 싶을 뿐이다. 죽은 자와 아직 살아 있는 자. 그들의 이름 없는 숱한 시간들을, 사랑과 슬픔과 고통의 순간들을 잊지 못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한 바 있듯 죽은 자의 시간은 기억하는 사람들을 통해 현재형이 된다. 지상에 홀로 방치될 육신, 아무에게도 기억되지 못한 채 사라질 운명들의 애처로움에 주목하는 그의 시선이 특별한 의미를 갖는 이유다.

 

 

 

우리 춤과 문화

김종덕 저 | 역락

 

“모든 예술의 근원이며 인간의 내면을 표현하는 가장 원초적인 수단, 춤”

 

흔히 ‘춤추는 사람’ 또는 ‘무용가’하면 신체적 비율이 매우 뛰어나거나 움직임에 특별한 재능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춤은 인류의 출현만큼 오래되었으며, 다양한 사람이 참여할 수 있는 유일한 예술 장르로서 모든 예술의 근원이며 인간의 내면을 표현하는 가장 원초적인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춤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을 비틀며, 일반 대중이 춤에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예술 장르를 넘어선 하나의 문화이자, 인간이 갖추어야 할 품격으로서의 춤을 접할 수 있다. 또한, 저자가 춤의 전통부터 한국 창작 춤의 현 위치, 문화로서의 춤 등 춤에 관한 다양한 사유를 전개하는 것을 대할 수 있어 흥미롭다.

1장은 우리 춤의 전통과 현 위치에 대한 사실과 저자의 의견을 바탕으로 하고 있고, 2장은 우리 춤을 추는 무용가로서의 저자 관련 인터뷰와 기사로 이루어져 있다. 3장에서는 문화산업으로의 춤과 함께 저자가 무용가로서 즐긴 음식에 대한 사유를 대할 수 있다. 다채로운 이야기가 춤이라는 하나의 코드로 묶여 유기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 신부님은 사진가

장승선 저 | 눈빛

 

천주교 평양교구 90주년을 맞아 장긍선 신부가 엮어낸 사진집으로 일제강점기 한국에 파견되었던 미국 메리놀 선교회 신부들이 1922년부터 1944년까지 북녘에서 촬영한 사진들이 담겨있다. 일제강점기 북녘의 일상 풍경과 삶의 모습-평양 진남포 의주 등의 풍경, 유난히 많이 등장하는 동생을 업은 소녀, 농가와 농촌의 사람들 등 신부들이 북녘 사람들과 함께 한 생사고락을 엿볼 수 있다.

 

 

 

군함도, 끝나지 않은 전쟁

민족문제연구소 저 | 생각정원

 

외교부가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 이전 요구 공문을 보냈다. 한국정부는 12‧28 위안부 합의 후 위안부 피해자를 돕는 민간단체 보조금을 일제히 중단했다. 일본은 왜 소녀상을 위안부상이라 고쳐 부르고 자꾸 치우려고 할까. 한국정부는 왜 위안부 할머니들을 기만하고 여론을 거스르면서까지 일본 눈치를 살피는 걸까. 한일 정부가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이라 공언한 12‧28 위안부 합의의 진실은 무엇일까.

 

 

 

사임당의 뜰

탁현규 지음 | 안그라픽스

 

붉은 원추리, 남빛 개미취, 흰 패랭이꽃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철이 되면 피어난다. 사임당의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앞뜰에 소담하게 핀 꽃과 말없이 자라난 풀들이 얼마나 강인한 생명력을 가졌는지 깨닫게 된다. 사임당에 뜰에는 무엇이 숨겨져 있을까? 이 책은 사임당의 그림 속에 숨겨진 ‘마음’을 읽어준다. 이런 사임당의 마음은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마음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사랑의 생애

이승우 저 | 예담

 

사랑했거나, 사랑하고 있거나, 사랑할 모든 연인을 위해 씌어진 이승우의 소설이 출간되었다.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의 숙주일 뿐이고, 사랑이 그 안에서 제 목숨을 이어간다는 의미를 담은 제목의 이 소설은 사랑에 관해 우리가 말할 수 있는 모든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평범한 사람들이 사랑을 시작하고 엇갈리고 끝내고 다시 시작하는, 어쩌면 더없이 평범해 보이는 과정을 통해 사랑의 근원과 속성, 그리고 그 위대한 위력을 성찰한다.

 

 

 

유럽 넛셸(Europe in a Nutshell)

조영권 저 | 나녹

 

관계와 소통을 중시하는 사회에서 와인과 커피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 유럽문화를 살피기 위해서는 우리 입에 회자되는 지난 2천 년 동안의 사람들의 행적을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 이 책은 이천 년 유럽 문명을 49개 주제로 나누어 과거, 현재, 미래를 넘나들며 영화, 뮤지컬, 미술, 소설 등과 접목시키며 각 문화들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현재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들려준다.

 

 

 

변신돼지

박주혜 글/이갑규 그림 | 비룡소

 

주인공 찬이네 집에 온 동물들이 모두 돼지로 변신하며 일어나는 유쾌한 소동을 그린 작품으로 각각의 동물이 돼지로 변신한다는 설정만으로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변신의 비밀을 추적해 가는 찬이의 주도적인 모습은 어린이 독자들의 공감과 응원을 한 번 더 이끌어낸다. 동물을 사랑하는 독자에게 사랑스러운 이야기로 읽히는 이 책은 곱씹을수록 복잡한 의문이 드는 점이 인상적이다.

한요나 기자  Press@ithemo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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