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은 10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나는 동안 역사적 장소의 의미를 품고 변화해왔다.  1900년 7월 8일, <남대문 정거장>이라는 이름의 단층 목조 건물(33㎡)로 처음 문을 연 이후, 1923년 <경성역>으로 이름을 바꾸고, 이후 3년간의 공사를 거쳐 1925년 현재의 역사(문화역서울284)가 준공됐다.

서울역 구 역사 전경  1923년 일제강점기에 신축된 경성역사로, 사적 284호다. 2004년에 신 역사 완공한 이래 버려졌다. 한국철도공사가 거의 관리를 하지 않았던 것도 있었지만, 특히 노숙자들이 몰려들면서 흉물로 전락했다. 2007년 7월 24일에 관리단체가 문화재청으로 바뀌었고, 2008년 5월 1일에 문화체육관광부로 다시 바뀐다. 2011년 8월 9일에 <문화역 서울 284>라는 새 이름으로 열어서, 이른바 복합문화공간으로 전환됐다.

약 3년간의 공사를 거쳐 1925년 스위스 루체른 역을 모델로 한 르네상스와 바로크 절충 양식의 역사(현, 문화역서울284)가 준공됐다.

 1947년 <서울역>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이후 1988년 현대식 건물의 민자역사시대를 맞아2004년 고속철도(KTX)시대를 여는 시발역으로 재단장했다.

서울역(2004 준공)

 서울역은 세계로 뻗어가는 활 모양을 모티브로 유리와 철골구조로 지어졌고, 타는 곳의 웅장한 지붕은 유라시아 철도허브를 향해 비상하는 새의 날개를 연상시킨다.

서울역 신역사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공진원)은 2025년 서울역 개장 100주년을 준비하며 사전 연구프로젝트《레일웨이 0(Railway Zero)》를 문화역서울284에서 12월 7일(토)~8일(일)까지 개최한다.

문화역서울284

옛 서울역사의 과거, 현재, 미래를 조명하고 한국성의 맥을 찾는 사전 연구프로젝트다.

한인 디아스포라 등 주제로 다채로운 스크리닝, 토크,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레일웨이 0》는 1925년 경성역으로 시작해 해방 후 서울역, 현재의 문화역서울284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변모하며 한국 근현대사 100년의 시간을 간직해 온 서울역사의 역사적 의미를 조명하고, 철로를 매개로 형성된 아시아지역 한인 '디아스포라와 문화교류'에 주목한다.

*디아스포라 (diaspora) : 특정 민족이 자의적이나 타의적으로 기존에 살던 땅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여 집단을 형성하는 것, 또는 그러한 집단을 일컫는 단어

2024년 한 해 동안 진행된 연구프로젝트를 갈무리하며 서울역이 다시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 자리로 거듭날 예정이다. 문선아 책임큐레이터와 박미주 선임큐레이터가 기획을 맡았으며 ‘스크리닝, 토크, 퍼포먼스’ 등 3개 구획,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프로젝트의 제목《레일웨이 0》는 근대적 산물이자, 네트워크 인프라인 철로(철도, railway)를 프로젝트의 가장 주요한 축이자 주제의 근간(ground, 0)으로 삼고, 여기서 발화될 수 있는 다양한 담론을 엮어낸다는 뜻을 담았다.

특히 철로, 아시아 북부지역 한인 디아스포라 그리고 한국문화를 연구주제이자 프로젝트를 관통하는 세 개의 축으로 삼아, 철로를 통해 이야기할 수 있는 근대성과 시공간 변화, 근대인의 인식변화, 노동과 연대, 철로완성 후 확장된 한인 이주사와 정체성 및 문화의 확산, 혼종성과 다양성에 대한 담론 등을 제기한다.

국내외 왕성한 활동을 하는 작가 총 8인 [페드로 오르투뇨(Pedro Ortuño), 테클라 아슬라니슈빌리(Tekla Aslanishvili), 정연두, 배윤호, 함양아, 제인 진 카이젠(Jane Jin Kaisen), 알렉산드르 리(Aleksandr Li), 지앙 쯔(Jiang Zhi)]의 스크리닝이 3등 대합실에서 진행되며, 문선아 & 박미주, 안창모, 김소영, 전우형, 안정준의 강연이 중앙홀에서 진행된다. 신작을 보이는 유지완, 장수미의 퍼포먼스는 2층그릴에서 진행되어 서울역이라는 물리적 장소에 시간성과 근대성 등의 담론을 가시화해 스크리닝과 토크를 연결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진원 장동광 원장은 “100년의 시간을 품은 역사적 공간에서 동시대 문화예술에 관한 담론을 시각적 경험의 장으로 변주하여 아트플랫폼 문화역서울284만의 매력을 살린 전시형식을 통해 문화로 공감하고 교류하는 장을 만들 것이다.” 라고 밝혔다. 무료로 진행되며, 사전예약 후 관람가능하다. 자세한 내용은 문화역서울284 누리집(www.seoul284.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연구프로젝트《레일웨이 0 (Railway Zero)》개요

ㅇ (행 사 명) 레일웨이 0 (Railway Zero)

ㅇ (행사기간) 2024년 12월 7일 ~ 12월 8일

ㅇ (행사장소) 문화역서울284 본관 1, 2층

ㅇ (관 람 료) 무료

ㅇ (행사구성) 스크리닝, 토크, 퍼포먼스

①스크리닝

- 장소: 3등 대합실(1층)

- 일시: 12.7(토)~8(일) 13:00~19:00 / 2일간

- 참여대상 : 무료 자율관람

- 내용: 서울역, 역사, 철도, 이주, 경계 등과 연계된 영상 작품 상영

- 작가: 페드로 오르튜노, 테클라 아슬라니슈빌리, 정연두, 배윤호, 함양아, 제인 진 카이젠, 알렉산드르 리, 지앙 쯔 (상영 시간 순)

Project
Culture Station Seoul 284 is hosting the research project Railway 0 to commemorate the 100th anniversary of Seoul Station’s opening in 2025. Railway 0 aims to weave together diverse discourses by positioning the railway—both as modern infrastructure and a network—as the project’s central theme and foundational concept.
The project focuses on three key research themes: the railway, the Korean diaspora in Northern Asia, and Korean culture. It seeks to explore discourses on modernity, labor and solidarity, the spread of Korean culture, and the hybridity and diversity of K-culture.
Through programs such as screening, performance, and talk, Railway 0 invites audiences to reflect on these themes and envision the future of Seoul Station for the next century. We warmly welcome you to be part of this journey.
 
Project Overview
Title: Railway 0

Dates: December 7 (Sat)–December 8 (Sun), 2024
Opening Hours: 1:00 PM–7:00 PM (Last admission: 6:00 PM)
Venue: Culture Station Seoul 284 (1st and 2nd floors)
Admission Fee: Free
Programs: Screening, Talk, Performance
 
① Screening
Location: [1F] 3rd Class Waiting Room
Dates and Times: December 7 (Sat)–December 8 (Sun), 1:00 PM–7:00 PM (2 days)
Audience: Free and open for self-guided viewing

Description: Screening of video works exploring themes related to Seoul Station, railways, modernity, migration, and boundaries.
Artists: Pedro Ortuño, Tekla Aslanishvili, Yeondoo Jung, Yunho Bae, Yang Ah Ham, Jane Jin Kaisen, Aleksandr Li, Jiang Zhi (in screening order)

 
② Talk
Location: [1F] Central Hall
Dates and Times: December 7 (Sat)–December 8 (Sun), 2:00 PM–4:00 PM (2 days)
Audience: Limited to the first 50 online reservations
Description: Discussions on Seoul Station, K-culture, film, history, and diaspora.
Speakers: Sun A Moon & Mijoo Park, Changmo Ahn, Soyoung Kim, Woohyung Chon, Jeongjun An (in presentation order)
 
③ Performance
Location: [2F] The Grill
Dates: December 7 (Sat)–December 8 (Sun) (2 days)
Audience: Limited to the first 50 online reservations (reservation required)
Description: Performance interpreting themes of railways, colonialism, speed, and spatiality.
Artists: Su-Mi Jang, Jiwan Yu (in performance order)
 
RSVP https://bit.ly/railway0

- 작품 소개

• 페드로 오르투뇨의 초기 작업 <마지막 차량>(1994)은 근대의 산물인 기차와 영화의 밀접한 관계를 인간의 진보와 현실을 인식하는 메타포로 사용한다.

• 테클라 아슬라니슈빌리의 실험적 다큐멘터리 <국가 속의 국가>(2022)는 철로가 가진 다른 차원의 인프라 의식과 철로 주변의 초국가적인 연대를 탐구한다.

• 정연두의 <구보씨의 일일>(2011)은 일제강점기 이후 조선총독부가 들어선 경성의 광화문 거리를 축소 재현한 모형 세트를 배경으로 그곳을 거닐던 개인의 내레이션을 삽입하면서 서울의 여러 다른 시간대를 축적한다.

• 배윤호의 <서울역>(2013)은 서울역사가 옛 모습으로 복원되어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무심히 담아내어 역할과 장소성이 변경되어 가는 서울역사 곳곳의 모습뿐만 아니라 그곳을 점유하고 있었으나 그간 소외되어 있던 건설 현장 노동자의 삶 역시 드러낸다.

• 함양아는 장소 특정적 프로젝트 <새의 시선>(2008)에서 비둘기의 몸에 소형카메라를 달아 비둘기의 시선과 가까운 시점으로 구역사의 내부를 기록한다. 서울역사를 가장 많이 점유하고 있던 인간 외 존재의 시선을 통해 다른 시공간성과 역사 쓰기의 주체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 제인 진 카이젠의 <하나 혹은 여러 개의 산 이야기>(2017)은 단군신화뿐만 아니라 백두산을 둘러싼 만주, 북한 등에서 떠도는 각기 다른 설화를 소개하면서 다름과 경계를 얘기하고 우주관과 국가 건설의 중심이 되어왔던 백두산의 문화적 표상을 통해 그 상상적 차원을 드러낸다.

• 고려인 3세대 영화감독 알렉산드르 리의 <고려냄새를 찾아서>(2024)는 작가를 포함한 3세대의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예술가의 목소리를 통해 이주와 역이주에 대한 질문을 만든다.

• 지앙 쯔의 <파도>(2023)는 국경지대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수색 행위를 시적인 안무로 재해석해 국경지대 제도와 정치의 장면과 위계를 드러낸다.

②토크

- 장소: 중앙홀(1층)

- 일시: 12.7(토)~8(일) 14:00~16:00 / 2일간

- 참여대상 : 온라인 예매 선착순 50명

- 내용: 서울역과 연계된 서울의 문화, K-문화, 영화, 역사, 디아스포라 등

- 연사: 문선아 & 박미주, 안창모, 김소영, 전우형, 안정준 (진행 순)

<12월 7일>

• 문선아 & 박미주 <레일웨이 0: 시간의 지도>은 철로와 아시아의 한인 디아스포라를 시간성과 공간성으로 연결한다.

• 안창모 교수의 <문화역서울284의 역사와 오늘 그리고 내일>은 사회·건축적 차원에서 오늘날 서울역에 이르는 과정과 역할 변화를 살피고, 앞으로의 역할을 위한 과제를 검토한다.

• 김소영감독은 <디아스포라 이미지 아카이브와 아틀라스: 역사의 주름들>을 통해 중앙아시아와 국내 고려인들의 삶의 궤적을 추적한다.

<12월 8일>

• 문선아 & 박미주의 <레일웨이 0: 움직이는 경계>로 철로로 연결된 경계 지역이 가진 유동성과 혼종성을 다룬다.

• 전우형 교수가 서구 근대화와 일제 군국주의의 속도를 상징하는 영화와 기차를 계몽과 선전의 미디어로 해석하는 <방법으로의 접경>을 선보인다.

• 안정준은 <한국사 속의 ‘다문화’>에서 고대 이래로 다양한 종족과 문화가 공존하고 융합되어 간 과정을 살피고 현시대에 ‘한류’, ‘한국인’이 갖는 의미에 관해 새롭게 접근한다.

③퍼포먼스

- 장소: 그릴(2층)

- 일시: 12.7(토)~8(일) / 2일간

- 참여대상 : 온라인 예매 선착순 50명

- 내용: 철도, 식민지, 속도, 공간성 등을 공연으로 표현

- 작가: 유지완, 장수미

• 장수미의 <속도 넘어>(2024)는 신체 감각과 물질적 환경의 교차로에서 속도와 리듬의 관계를 중심으로 관람객이 시공간 경험을 재구성하게 한다.

• 유지완은 <기차소리>(2024)에서 사라진 무성영화의 흔적과 기차소리를 추적해 유실된 조선 무성영화의 조각난 이야기들을 전한다.

이수민 기자  Press@ithemo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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