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게임’으로 작가를 뽑는다?

<탁구게임인막> 4.1.-4.29. @플레이스막

일본의 설비자재 제조업체 미라이공업(未來工業)은 제비뽑기로 승진할 직원을 결정한다. 그런데도 동종업계 1위의 매출 실적을 유지한다. 그 광경을 지켜보는 사람들은 보편타당하다고 알려진 인사검증 시스템에 고개를 갸우뚱한다. 거기에 대고 사장은 “아무나 맡겨도 잘해.”라고 말한다. 무료로 개인전을 열어줄 작가를 뽑는데, 포트폴리오를 받지 않는다. 이력서도 전시계획서도 낼 필요가 없다. 오직 ‘탁구 게임’으로 작가를 뽑는 갤러리가 있다.  4월 23일 일요일 오후, 작가들의 탁구 게임이 열린 연희동 플레이스막에 다녀왔다. 전시를 기획한 플레이스막 대표 유디렉과 이날 게임의 우승자를 만나보자.

객원기자 이기호(북디자이너)

<탁구게임인막> 개요:① 참가자는 규격 봉투에 작품을 담아 갤러리에 보낸다. ② 도착한 작품은 4월 한달 동안 갤러리에 전시된다. ③ 참가자끼리 토너먼트 탁구게임을 거쳐 우승자를 가린다. ④ 우승자에게는 내년에 한달 동안 갤러리를 무료로 빌려준다.

맨날 치다가 어떻게 조금 치게 됐습니다

우승자 손지훈

축하 드립니다. <탁구게임인막>은 어떻게 알고 지원하셨나요?

저는 지금 스코틀랜드에 있는데요. 여자친구가 한국에서 대회 정보를 저한테 보내줘서 지원하게 됐습니다. 전 세계 어디서나 우편 사이즈로 보내면 되니까 간단하잖아요.

접수하고부터 게임은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고등학교 때부터 학교에서 친구들하고 탁구 치는 것을 엄청 좋아했어요. 대학 때는 학생회장이었는데, 하도 애들이 운동을 안 하니까 실내에서 할 수 있는 것 중에 뭐라도 해보자 해서 학생회비로 탁구대를 구비했거든요. 그 다음부터 거기서 맨날 치다가 어떻게 조금 치게 됐습니다.

전시 계획이나 각오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저랑 여자친구랑 기획하고 있는 게 있는데 보여줄 공간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마침 그게 생겨서 저희는 너무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