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필 아시아 여성 최초 지휘 김은선과 서울시향

베를린필 아시아 여성 최초 지휘 김은선과 서울시향스티븐 허프 협연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

강영우 기자
승인 2024.07.05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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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 김은선

미국 명문 샌프란시스코 오페라(SFO) 100년 역사상 최초 여성·동양인 음악감독이자 세계 무대에서 가장 주목받는 여성 지휘자 김은선과 영국 출신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인 스티븐 허프가 7월 서울시향과 함께 라흐마니노프 작품으로 찾아온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은 7월 10일(수), 11일(목) 롯데콘서트홀에서 <2024 서울시향 김은선과 스티븐 허프 ①, ②>를 선보인다.

지휘자 김은선은 2008년 스페인 헤수스 로페스 코보스 오페라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렸다. 2010년 스페인 마드리드 왕립오페라 극장에서 여성 최초로 지휘봉을 잡았고, 2018년 휴스턴 그랜드 오페라 수석 객원 지휘자로 임명됐다. 이듬해 미국 메이저 오페라단인 샌프란시스코 오페라극장의 첫 여성 음악감독으로, 2021년 뉴욕타임스가 뽑은 ‘올해의 샛별’ 명단에 오르는 영예를 안았다. 지난 4월에는 여성에게 문턱이 높은 세계 최정상 악단인 베를린 필에서 한국인으로는 정명훈에 이은 두 번째, 아시아 여성 최초로 객원 지휘를 맡았다.

이번 연주에서는 ‘악마의 협주곡’으로 불리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을 피아니스트 스티븐 허프의 협연 무대로 만난다. 스티븐 허프는 서울시향과 네 번째 호흡을 맞춘다.

Stephen Hough - 1 (credit Sim Canetty-Clarke)

피아니스트 스티븐 허프는 작곡가, 작가로도 활동하며 2009년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선정한 ‘현존하는 20명의 박식가(living polymaths)’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 2001년 각 분야에서 공헌한 인물에게 주는 ‘맥아더 펠로우십’을 수상한 최초의 클래식 연주자로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2023년 라흐마니노프 탄생 150주년을 기념하여 BBC 프롬스에서 라흐마니노프 첫 번째 협주곡을 연주, 브라질에서 상파울루 주립 오케스트라의 상주 아티스트로서 전곡 사이클을 선보였다.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은 2022년 임윤찬의 반 클라이번 콩쿠르 파이널 곡으로도 유명한데, 라흐마니노프가 피아니스트로서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고자 한 초월적 의지를 반영한 작품으로 연주자에게 최고난도 기교와 극적인 예술성, 엄청난 에너지와 지구력을 요구한다. 연주 시간만 40여 분에 달하며, 러시아 특유의 감성이 전체적인 선율에 스며있다. 짙은 애수의 음울한 선율로 시작해 서정적이면서도 격정적인 선율로 화려하게 마무리하며 라흐마니노프의 낭만주의 서사를 보여준다.

공연의 대미를 장식하는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3번'은 지휘자 김은선의 특기곡 중 하나 이기도 하다. 지난 4월에 지휘자 김은선이 베를린 필 정기연주회에서 쇤베르크의 모노드라마 ‘기대’와 함께 선보였던 곡이다.

러시아 후기 낭만주의 거장의 원숙한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곡이다. 전체 3악장으로 구성되어 고유의 서정성과 화려한 선율이 돋보인다. 오케스트라의 풍부한 선율과 아름다운 음색이 낭만의 극치를 보여주며, 탄탄한 구성력을 기반으로 한 신비로움과 다채로움이 가득한 작품이다.

지난 2월 뉴욕 필하모닉과 이 곡을 연주해 뉴욕타임스(NYT)로부터 ‘악보를 자유롭게 해석해 꿈과 같은 연주를 펼쳤다’는 찬사를 받은 김은선의 음악적 해석이 기대된다.

사진 제공_서울시립교향악단

7.10(수)-7.11(목) 롯데콘서트홀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