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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핀지 파스카의 초현실주의 아트 서커스 <라 베리타(L'a Verita)>살바도르 달리의 <광란의 트리스탄(Mad Tristan)> 배경으로 달리의 삶을 철학적으로 해석
연출가 다니엘 핀지 파스카 (Daniele Finzi Pasca)

‘태양의 서커스’부터 소치 동계올림픽까지,

 전천후 예술가 다니엘 핀지 파스카 연출

 

세계적인 서커스 연출가 다니엘 핀지 파스카(Daniele Finzi Pasca)가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아트서커스 <라 베리타>의 기자간담회가 LG아트센터에서 열렸다. 아트서커스 <라 베리타>는 4월 27일부터 30일까지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른 후, 대전예술의 전당에서 5월 5일부터 6일, 대구 수성아트피아에서 5월 10일부터 11일까지 공연한다.

 

- 아트서커스 <라 베리타(L'a Verita 진실)>에 대해 설명해달라

<라 베리타>는 1940년대 바그너의 오페라를 테마로 만들어진 한 발레 공연의 배경 막으로 쓰인 살바도르달리의 ‘광란의 트리스탄’을 소재로 만들어진 공연이다. 달리의 삶을 철학적으로 해석하고 초현실적인 이미지를 아크로바틱한 동작으로 만들어낸 공연이다. 많은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기 위해 배우들과 굉장히 많은 대화를 나누며 만들어낸 작품이다.

- 달리의 그림은 신비롭다. 달리에게 대해 어떤 느낌을 받았는가?

달리의 그림을 프로이드의 정신분석학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자신의 내면을 악몽과 결합해서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공연에서는 이를 보다 가볍게 풀기 위해 샤갈의 스타일을 인용하였다. 즉, 샤갈의 입장에서 달리의 예술세계를 보다 가볍고 아름답게 표현하고자 했다.

 

- 그림에 대한 뒷이야기가 상당히 흥미롭다. 1944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에서 발레 <광란의 트리스탄>의 배경 막으로 쓰였다가 또 분실되었다가 70여년 후에 다시 나타난 이 스토리들이 작품 안에서 어떻게 풀어졌는지 궁금하다.

초현실주의 그림의 작품들은 사랑, 공포 등 인간의 여러 가지 감정들에 대한 환상을 갖게끔 만드는 힘이 있는데, 그렇게 상상한 것들은 투명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실제로 ‘카다케스’라는 곳에 있는 달리의 생가에 찾아가서 이 사람이 어떤 삶을 삶았는지, 달리가 실제로 읽었던 책들을 하나하나 찾아보며 그의 삶 또는 작품에 어떤 영향을 주고받았는지 보았다. <광란의 트리스탄>이란 작품은 그가 죽기 직전에 그린 작품인데, 그 그림을 그리기 전에 그가 어떤 삶을 살고 어떤 책을 읽고 어떤 영향들을 받았는지 등에 대해, 작은 조각들을 하나씩 모으듯 수집해서 모자이크 형식으로 만들었다.

달리의 작품을 발견한 수집가를 실제로 만나,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공연에서도 수집가가 작품을 발견한 이야기가 실제로 나온다. 그 외 이야기들은 양탄자의 가로줄과 세로줄이 연결되어 하나의 양탄자가 만들어지듯 상상을 얹어 채워 넣었다.

 

Q. 서커스가 과거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현대 공연예술계에서 서커스가 어떤 의미이며, 관객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나에게 있어서 서커스는 굉장히 미묘하고 섬세한 것이다. 아크로바틱한 서커스 예술은 단순한 예술이 아니며, 삶의 시작 또는 발견이라고 생각한다. 부모님 혹은 가족들과 함께 했던 순간, 반짝이던 순간들이 아크로바틱으로 표현되는 것,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서커스의 의미다.

어릴 적, 빈 공간을 향해 몸이 한 쪽으로 기울어지는 것을 느끼고 아크로바틱에 대한 관심이 시작되었다.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이나 아래를 보며 무언가 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는데, 그 충동이 서커스에 영향을 주었다. 높은 곳에서 잠깐 날아서 다시 바닥에 착지할 때, 몸의 균형을 스스로 잡는다. 다시 한 번 날고 싶은 욕구와 나의 두 발로 균형을 잡는 순간, 그 순간들 모두 색다른 경험이었다.

이것이 아크로바틱으로 연결되는 지점이자 아크로바틱의 첫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서커스는 날고 싶은 충동에서부터 시작했다. 예술은 늘 관객에게 삶에 관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그러므로 저글링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삶이 저글링에 그대로 드러나도록 해야 한다. 아크로바틱은 혼자 할 수도 있지만, 누군가 강하게 받쳐 주는 역할도 필요하다. 모든 삶들을 적용하면서 자신의 삶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그것이 바로 서커스다.

 

 

Q. 올림픽 개·폐막식을 연출할 때 가장 염두에 두는 것은 무엇인지, 스위스 국적자로서 이탈리아 토리노 올림픽과 러시아의 소치 올림픽을 연출할 때, 어떻게 조율이 되었는지 궁금하다.

팀 창단 후 다양한 경험을 했지만 특히 소치 올림픽은 제게 굉장히 독특하고 굉장한, 미스테리한 경험이었다. 아마도 다른 나라 사람이 다른 관점으로 러시아를 바라보기를, 그 속에서 놀라운 디테일을 찾고, 보다 자유롭게 러시아를 바라보길 원했기 때문에 제게 그 일을 맡기지 않았나 싶다.

가족의 유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그곳에 태어나고 자라서 쭉 사는 ‘부동적 가족’, 다른 하나는 여러 곳을 돌아다니는 ‘유목적 가족’이다. 우리 팀은 ‘유목적 가족’이다. 세계를 떠돌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팀원들도 러시아, 이탈리아, 우르과이, 캐나다 퀘백, 스위스 등 다양한 곳에서 왔다. 지금까지 한국에 세 번 왔는데, 이후 작품에서 한국의 이미지도 반영될 것이다. 전 세계를 떠돌며 얻은 영향들은 작품에 반영되고 우리 팀의 색깔이 된다.

Q. 무대, 조명, 음악에 있어서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었는지 궁금하다.

음악은 30년 동안 항상 함께 작업해 온 작곡가가 작업했으며, 춤추기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조명은 작품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며 모든 시각적인 중심을 조명에 둔다. 소치 올림픽 때도 조명의 스케일이 굉장히 컸고 많은 역할을 차지했다. <라 베리타> 에서는 달리 그림을 볼 때 원근감을 주기 위해 조명을 활용하기도 했다. 의상, 무대 등은 제작진과 어떻게 작품을 시적으로 표현할 지 대해 의논하고 협업하며 만들고 있다.

 

Q. <라 베리타>란 제목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가?

<라 베리타>는 ‘진실’(the truth)이란 뜻이다. 무엇이 진실이고, 진실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는 과정이 그대로 작품에 담겨져 있다. 예를 들어 무대 위에서 어떤 배우가 진짜로 죽는다면 관객은 이를 매우 이상하게 여기고, ‘그것이 죽음’이라고 인식하지 못할 것이다.

달리의 그림 속 악몽을 재현하며 달리의 진짜 삶이 어떤 것이었는지 찾아가는 과정을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무대 위에서 피 효과를 내기 위해 진짜 피가 아닌 토마토케첩 등을 사용하는 것처럼, 색다르거나 독특한 것을 가지고 진실을 구현해가는 것이 작품의 테마다.

Q. 한국은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폐막식을 앞두고 있는데, 조언 부탁한다.

예산과 기간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을 해주고 싶다. 예산을 가지고 무엇을 만들 수 있는지 먼저 기획해야 한다. 러시아의 경우, 예산 규모를 먼저 알려주며 ‘후세에 남을 기념물’을 만들어 줄 것을 요구했다. 기간도 굉장히 중요하다. 10일 동안 매일 밤을 새서 작업을 한 적도 있다. 올림픽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있는지 파악하고 한정된 시간을 어떻게 분배하고 활용할 것인지를 잘 기획해서 준비해야 한다.

- 창작의 영감을 어디서 받으며 쉴 때는 무엇을 하는가.

쉴 때는 주로 친구를 만나 산에 간다. 산에서 버섯을 캐는 것이 즐겁다. 창작의 영감에 대해 묻는 것은 돌려서 말하자면, 산에서 산삼 또는 매우 귀중한 버섯을 캐러가는 사람에게 어디서 어떻게 캤느냐고 묻는 것과 같다. 창작의 영감은 누군가에게 알려줄 수 없는 비밀스러운 것이다. 덧붙이자면 저는 집에서 따뜻한 뱅쇼를 마실 때도 창작의 영감을 받는다.

- 소치 올림픽 개막식과 토리노 올림픽을 비교하면 어떠한 차이점이 있었는가.

굉장히 많이 달랐다. 토리노의 경우는 이탈리아의 시적 표현들과 ‘인간이 가지는 힘’을 강조해 줄 것을 요구했고 그것을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반면 러시아에서는 ‘기술의 힘’에 큰 중점을 두고 거대한 오브제를 많이 사용했다. 올림픽 정신은 연대와 즐기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영롱함, 순수함의 결정체, 즉 크리스탈과 같은 존재로 올림픽을 채워가는 존재다.

 

 

<라 베리타>는 2013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초연된 이래 세계 20개국에서 400회 이상 공연하며, 3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대형 히트작이다. 공중제비, 그네, 밧줄타기, 폴 댄스, 저글링, 훌라후프 등 다양한 퍼포먼스들을 생동하는 달리의 그림처럼 초현실적 비주얼로 담아낸 아트서커스다.

 

<라 베리타>는70여년간 공개되지 않았던 살바도르 달리의 숨겨진 걸작 ‘광란의 트리스탄(Mad Tristan)’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작품이다.

70여 년 만에 살바도르 달리의 숨겨진 걸작 ‘광란의 트리스탄(Mad Tristan)’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라 베리타>의 제작 비하인드 스토리 또한 드라마틱하다. 2차 대전을 피해 미국에 온 달리가 레오니드 마신의 의뢰로 1944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에서 높이 9m, 너비 15m에 달하는발레 ‘광란의 트리스탄’의 배경 막을 그린다. 이 대작은 공연 후 한동안 자취를 감췄다가 2009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 창고 속에서 다시 발견됐다.

경매를 통해 그림을 구입한 수집가는 작품의 본래 목적대로 공연 배경 막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고 여겨 핀지 파스카에게 이 그림을 작품에 사용해 줄 것을 제안한다. 신작을 구상 중이던 핀지 파스카는 이 배경 막을 보고 강렬한 영감을 받아 달리가 추구했던 초현실주의 작품 세계를 그려낸 서커스 퍼포먼스 작품을 구상하고 직접 대본과 연출을 맡아 <라 베리타>를 탄생시킨다.

 

*<라 베리타>는 초연 후 3년간 살바도르 달리가 그린 <광란의 트리스탄> 오리지널 배경 막을 공연에 사용하다가, 현재는 훼손된 그림의 복원을 위해 투어에서 카피 본을 사용 중이다.

 

아크로바틱, 연극, 춤, 음악, 미술이 융합된 환상적인 퍼포먼스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의 숨겨진 걸작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

 

“당신을 꿈속으로 데려갈 공연” 

                 – 호주 Sydney Daily Review

 

“초현실주의에서 시작해 숭고한 경지에 도달하는 작품 

                                             – 캐나다 The Gazette

 

다니엘 핀지 파스카는 스위스 출신의 작가, 연출가 겸 마임이스트로 ‘서커스를 쇼에서 예술의 차원으로 끌어올린’ 거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캐나다의 양대 서커스 단체로 손꼽히는 ‘태양의 서커스’와 ‘서크엘루아즈’에서 연출을 맡아 ‘태양의 서커스’의 <코르테오>와 <루지아>를, ‘서크엘루아즈’에서 <네비아>, <레인>, <노마드>를 연출하였다. 이 중 <네비아>는 2008년 세종문화회관에서, <레인>은 2011년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하며 한국 관객들과 만난 바 있다.

핀지 파스카는 서커스 외에도 세계적인 명성의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과 영국 국립오페라단의 위촉을 받아 <아이다>, <레퀴엠> 등의 오페라를 연출하는 등 경계를 뛰어넘는 예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2006년 토리노 동계 올림픽과 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 올림픽 폐막식의 무대를 아름답고 웅장하게 연출하며 세계인에게 감동을 안겨주기도 했다. 핀지 파스카는 2013년 <라 베리타>를 발표해 또 한 번 세계적 성공을 거둔다. 

 

 

 

 

다니엘 핀지 파스카 (Daniele Finzi Pasca)

연출가, 작가, 안무가, 조명 디자이너

 

다니엘 핀지 파스카는1964년 스위스의 사진가 집안의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사용하던 암실이 그의 놀이터였다. 체조를 통해 서커스의 세계를 처음 접한 그는 광대를 따라 처음 서커스 공연에 출연한다. 1983년 인도에서 자원봉사활동을 마치고 스위스로 돌아온 그는 동료들과 함께 떼아뜨로수닐이라는 극단을 만들고 광대 연기와 춤, 서커스 기술 등을 연마한다. 핀지 파스카는 1991년 자신이 연기하는 <이카로>라는 1인 광대극을 만들며 대중적 성공을 거두게 된다. 이 공연은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700회 이상 공연하며 그의 대표작 중 하나가 되었다. 이후 꾸준히 신작을 발표하며 이름을 알려가던 핀지 파스카는 2002년 그의 아내인 줄리 해믈린 핀지가 공동 창단한 서크엘루아즈에서 <노마드>, <레인> 등의 연출을 맡게 된다. 이 작품들로 흥행 뿐 아니라 뉴욕 드라마 데스크 최우수 연출가에 노미네이트되는 영예까지 얻은 그는 세계적인 서커스 연출가 반열에 오른다.

2005년 그는 ‘태양의 서커스’에서 <코르테오>라는 작품을 만들었는데, 이 작품은 현재까지 3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의 폐막식을 연출하였고, 2007년에는 서크엘루아즈와 <네비아>를 만들어 2008년 스위스 극장 상을 수상하였다. 또한 제 14회 유럽 연극상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다. 2009년 영국국립오페라단과 함께 오페라 <이룰 수 없는 사랑>를 만들었고, 2010년 체호프 국제 연극 페스티벌과 함께 안톤 체호프 탄생 150주년을 기념한 작품 <돈카–체호프에게 보내는 편지>를 연출했다. 2011년 동료들과 함께 컴퍼니 핀지 파스카를 결성한 그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에서 제작한 오페라 <아이다>를 연출하였고, 나폴리의 산 카를로 극장에서 오페라 <팔리아치>를 연출했다. 2012년에는 베르디의 <레퀴엠>을 마린스키 극장에서 다시 연출하였다. 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 올림픽의 폐막식과 패럴림픽 개막식을 모두 연출하였고, 2016년, ‘태양의 서커스’와 함께 멕시코를 소재로 한 신작 <루지아>를 제작했다.

한요나 기자  Press@ithemo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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