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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처럼 강렬한, 멕시코의 신화적 상상력_루치아태양의 서커스 <루치아 LUZIA>
[태양의서커스 루치아] 공연사진_Cyr Wheel And Trapeze (제공. (주)마스트인터내셔널)

고대 아즈텍인들은 사람이 어떻게 죽었는지에 따라 영혼의 앞날이 정해진다고 믿었다.

빅탑 천막 무대의 넓은 허공 위로 붉은 깃털의 인간 벌새가 공중에 날아올라 태양과 함께 여행한다. 거대한 페요틀 선인장 의상을 입은 캐스트들이 둥근 원형무대를 빙빙 돈다. 쏟아지는 물줄기 속에서 줄을 타고 춤을 추는 트라페즈, 기괴한 동물들과의 교감을 보여주는 에어리얼 스트랩, 태양의 원반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는 후프 다이빙, 본 적 없는 동물들을 구현한 다채로운 코스튬, 거대한 말과 재규어, 퍼펫, 등..

[태양의서커스 루치아] 공연사진 (제공. (주)마스트인터내셔널) (1)

2024년 겨울, 한국을 찾아온 태양의 서커스 <루치아>(2023.10.25.-12.31 잠실종합운동장 내 빅탑)는 놀라운 기예를 넘어 상상력이 만들어낸 멕시코의 신화와 꿈을 보여준다. 모든 장면들은 멕시코의 전설과 신화에 등장하는 자연과 인간, 종교, 무속, 예술이 담긴 문화적 총체로서 마법 같은 서사를 전한다. 멕시코 건국신화에 담긴 ‘멕시코(달이 비친 호수 한가운데에 있는 곳)’의 이미지를 태양과 달이라는 두 세계의 만남을 표현한 작품이라고 한다.

수백 개의 거울이 달린 감각적인 의상을 입고 아찔하게 선보이는 ‘핸드 밸런싱’, 정적인 아름다움의 극치를 선보이는 ‘핸드 투 핸드’, 작품의 대미를 장식하는 행위로서 ‘태양의 서커스’ 최초로 두 개의 스윙을 회전무대에 설치한 ‘스윙 투 스윙’까지 다른 쇼에서 선보인 적 없는 놀라운 기술들은 놀랍고 아름답다.

 

[태양의서커스 루치아] 공연사진_The Papel Picado Curtain (제공. (주)마스트인터내셔널)

“루치아를 통해 멕시코에 대해, 또 우리 삶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루치아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테마인 빛과 비는 멕시코의 환상적이고 경이로운 속성을 표현하며, 삶이 폭풍과 같은 시간을 견디고 있을 때, 그 앞에 나타나는 선명하고 황홀한 낭만성을 이야기합니다”

작가이자 감독인 다니엘 핀지 파스카의 말을 통해 루치아의 차원 높은 매력에 공감하게 된다.

<루치아>는 멕시코의 전통과 가치관을 강조하는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다. 멕시코인들이 가지고 있는 상호 연대감과 자부심을 반영하며, 그들의 꿈과 희망을 표현한다. 멕시코의 다양한 문화 요소들이 음악과 춤, 유니크한 무대 디자인 등으로 표현돼 관객들에게 자연스럽게 멕시코의 아름다움과 다양성을 느끼게 하며 미적인 공감을 갖게 한다.

 

[태양의서커스 루치아] 공연사진 (제공. (주)마스트인터내셔널) (2)

초현실적 분위기의 무도회장에서의 특별한 의상은 멕시코인들의 인간미와 위엄을 독특하게 표출하고, 사막을 여행하는듯한 무대는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갈망을, 고대 마야와 아즈텍 부족 음악에 기원을 둔 멕시코 전통음악은 생동하는 멕시코인들의 내재한 영혼을 들여다보게 한다. 다채로운 심상이 가득한 <루치아>는 멕시코에 대한 오마주 무대다. ‘태양의 서커스’가 단순한 쇼가 아닌, 매번 놀라운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데는 창의성을 시험하며 새로운 변화의 탄생을 나타내는 때문일 것이다. 수많은 태양의 서커스 작품 중에 <루치아>가 특별하게 와닿는 까닭은 기예를 넘는 스토리텔링에 있다. 생명력과 잠재력이 풍부한 이야기는 K-컬처 우리문화의 글로벌 작품에도 적용하면 유효할 것 같다. 은유적이고 낭만적인 서사의 무대는 강렬한 유혹이다.

 

 

임효정 (공연칼럼니스트)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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