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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의 댄스포에지] 전통춤의 오늘과 내일을 말하는 유산(遺産)의 춤‘2023 위대한 유산’
  • 이주영 무용칼럼니스트
  • 승인 2024.02.27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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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_승무

‘위대한 유산’. 공연 타이틀로서 의미도 크지만 전통춤에서 지닌 함의도 못지않다. SY춤컴퍼니(대표 박서연)이 주최하고, 벽사춤청주지부가 주관한 ‘2023 위대한 유산’이 2023년 12월 3일, 청주 공간;춤에서 개최됐다.

벽사춤청주지부 설립 3년, 춤전문극장 ‘공간;춤’ 개관 후 진행된 공연이여서 의미를 더한다. 2021년부터 매해 전통춤을 소개하는 무대로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이했다. 한국 무용계를 이끄는 40~50대 젊은 남성 춤꾼들의 무대로 부제 ‘춤과 이야기’에서 알 수 있듯 세 명 춤꾼들의 춤과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아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됐다. 관객과의 교감도 높다.

세 명의 주인공은 4대 벽사 정용진 벽사춤 대표, 안덕기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 강민호 강민호무용단 대표다. 1부 춤, 2부 관객과의 대화로 구성됐다. 객석을 가득채운 관객들의 애정어린 눈빛에서 ‘위대한 유산’ 여정의 미래가 밝음이 감지된다.

첫 문은 이 프로젝트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는 벽사 정재만춤보존회 회장인 정용진 선생이 연다. 한성준-한영숙-정재만-정용진이라는 꿋꿋한 계통으로 벽사(碧史)의 무형유산 가치를 오늘에 더하고 있는 정용진의 ‘승무’다. 한국 춤사위를 집대성한 벽사류 승무는 중용, 기원, 제의 등의 철학과 미학이 점철된 춤이다. 벽사류 춤 사군자 중 대나무(竹)에 비견되는 춤의 성정처럼 정용진의 이날 승무는 올곧은 춤의 기개를 미래를 향해 펼쳤다. 담백함과 우아함을 정제시켜 응축한 품격높은 무대였다.

안덕기_한량무

이어 안덕기 교수는 2018년 초연된 자신의 ‘한량무’를 선보인다. 남성 춤의 대표라 할만큼 한량무가 지닌 풍류, 흥과 멋을 역동적이면도 기품있게 담아낸다. 탄탄한 전통춤 기량을 보유한 안덕기의 ‘한량무’는 앞으로 자신의 대표 레퍼토리로 주목받을 작품임을 확인시켰다.

 

강민호_살풍이춤

청주를 중심으로 충북 등 지역춤꾼으로 이름높은 강민호 선생은 이매방류 ‘살풀이춤’을 마지막 순서로 장식했다. 승무, 태평무와 더불어 전통춤의 대표 레퍼토리인 살풀이춤이 지닌 춤의 미덕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한의 내적 승화로 귀결되는 살풀이성을 통해 춤유산의 가치가 증폭됐다.

세 작품이 마무리 된 후, 사회자의 진행으로 관객과의 대화가 편안하게 진행된다. 승무의 올바른 전승 방안, 우리춤의 방향, 지역춤의 위치와 한국춤의 발전 등 다양한 이슈를 가지고 문답이 이루어졌다. 무용을 배우는 학생, 춤 애호가, 출연자의 팬 등 여러 사람들이 질문하고, 출연자가 답한 시간은 당초 예정했던 시간을 훌쩍 넘긴다. ‘춤과 이야기’가 지닌 춤 속의 비밀, 무용가, 교육자, 안무자로서의 모습 등 진솔한 이야기들은 춤과 삶을 잇는 교두보가 된다.

‘2023 위대한 유산’은 전통춤을 오늘에 말하는 역사적 무대이자 춤 유산을 아로새겨 승화시키는 내일의 춤판임을 입증했다. 위대한 유산은 유산의 춤, 그 자체다. 여섯 번째 무대가 기다려지는 이유다.

 

이주영 무용칼럼니스트  jy034@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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