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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의 댄스포에지] 갑천(甲川)이 춤추니 대전이 흐르다윤민숙무용단의 ‘별이 흐르는 강’
  • 이주영 무용칼럼니스트
  • 승인 2024.01.1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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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흐르는 강

강물이 흐른다. 별도 흐른다. 별이 흐르는 강이 되다. 대전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윤민숙무용단의 ‘별이 흐르는 강’. 지난 2023년 11월 23일, 대전서구문화원 아트홀의 무대는 강물이 되고, 별이 됐다. 2023년도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사업인 이번 무대는 공연장 상주단체로서의 책무를 예술적으로 다한 시간이었다. 대전문화재단의 후원으로 대전서구문화원에서 둥지를 튼 윤민숙무용단(대표 윤민숙)은 안정적인 창작환경을 부여받는 일환으로 관객들에게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소임이 있다. 명실상부했다. 9월 14일, ‘아박의 혼’ 작품에 이어진 이번 공연은 지역과 콘텐츠를 자연스럽게 춤으로 연결시켰다. 그 노력의 결과물로 보상받을 만한 가치를 보여줬다.

이 작품은 물이 지닌 생명의 근원성을 이야기 한다. 물은 액체, 고체, 기체 등 각각의 형태로 존재하는 모습은 다르나 공기와 더불어 생명의 근본이 된다. 특히 물의 순환성(循環性)에 주목해 인생 여정을 예술적으로 풀어내려는 노력이 주효했다. 한결같이 바다를 향해 묵묵히 흘러가는 강물. 그 속엔 자연스레 삶이 스며 있다. ‘자연에 순응하는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묵직한 화두는 성찰(省察)로 이어진다. 삶에 대한 지각(知覺)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윤민숙(총연출), 김향연(예술감독), 현보람(안무), 윤옥주(연출), 노기현(지도위원) 등 창작 스태프의 고민한 흔적도 발견할 수 있었다. 안무자이자 주역으로 출연한 현보람의 중량감있는 움직임과 표현력은 춤을 지탱하는 역할을 했다. 2인무에서 공력있는 서포팅을 한 노기현의 춤은 설득력을 높였다. 앙상블과 군무진 또한 각 장면에서 요구하는 지점을 상황에 맞게 포착해 춤을 이어가는 면모를 보여줬다. 타악그룹 판타지 대표 정태영과 그 멤버들 또한 타악성을 무대에 부여해 리듬감을 제공했다.

이 공연의 제재는 대전의 ‘갑천(甲川)’이다. 금강의 제1지류로 대둔산에서 발원해 대전을 향해 북쪽으로 흘러 금강에 유입된다. 지역성, 문화원형에 대한 고민이 드러난다. ‘별이 흐르는 강’이란 타이틀에서도 알 수 있듯 강은 흘러 흘러 바다를 향한다. 하지만 인간의 탐욕 등 역류의 이유를 제공하는 요인들은 물의 순리, 자연의 순리를 거슬리게 한다. 그러나 물은 스스로 자신의 길을 낸다. 거대한 물길을 만들어 내고, 바다로 향한다. 갑천의 강물은 이처럼 밤하늘의 별을 가득 품에 안고 바다로 흐른다. 그 바다는 푸르름의 미소를 넌지시 띄운다. 미소가 하늘까지 닿는다. 푸른 바다의 미소다.

이 작품은 융합공연을 지향한다. 과학의 도시, 대전의 위상에 맞게끔 과학과 무용, 미디어 아트와 타악이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대중성을 제고하려는 노력, 한국창작춤이 지닌 춤적 질감을 고양하려는 모습이 시선을 끌었다. 도입부에서의 솔로춤, 현보람과 노기현의 2인무, 천나우, 변근영 등이 함께한 군무의 앙상블 등은 무대의 충실도를 높이는데 기여했다.

이번 공연을 총괄한 윤민숙 대표는 대전시립무용단 출신으로 (사)대한무용협회 대전광역시 지회장을 역임했다. 국가무형문화재 승무 이수자, 대전시무형문화재 살풀이 이수자로 전통춤에도 능하다. 제35회 부산동래전국전통예술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바 있다. 려인무용단을 이끌고 있는 한국체육대학교 현보람 연구교수는 이번 작품의 주역이자 안무자로서 공연의 큰 틀을 마련하는 데 일조했다.

전국에서 활동하는 공연장상주단체 무용 단체들은 각 소속된 지자체와 공연장을 근간으로 창작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윤민숙무용단이 활동하는 대전 지역 또한 양질의 콘텐츠 개발을 통해 관객들에게 의미있는 작품을 이어가길 바란다. 2024년 새해다.

 

이주영 무용칼럼니스트  jy034@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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