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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 사진의 개척자, 실험부터 ‘달항아리’까지 _구본창의 항해<구본창의 항해 Koo Bohnchang’s Voyage>展
01 자화상, 1972, 젤라틴 실버 프린트, 11×9cm

구본창(1953- )은 한국 현대 사진의 서막을 연 작가로 꼽힌다. 작가이자 기획자로 1988년 워커힐미술관에서 《사진, 새시좌》 를 기획해 ‘연출사진(Making photo)’을 소개하면서 한국 현대사진의 새 길을 개척한 구본창 작가의 국내 첫 공립 미술관 개인전 <구본창의 항해>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으로 열리고 있다.

구본창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업했지만, “내면에서 솟아나오려는 것을 살아보려고 독일 유학을 떠나 사진작가가 됐다. 1985년 그가 독일 함부르크 국립조형예술대학교(Hochschule für bildende Künste Hamburg)에서 사진을 전공하고 귀국했을 당시, 한국 사진 예술계는 스트레이트 사진이 지배적이었다. 

구본창은 사회적 사건의 기록이나 실제 대상을 피사체로 삼기보다 자신의 내적 의지에 따라 감성을 주관적으로 표현하는 사진작가 8명을 선정해 1988년 워커힐미술관에서 《사진·새시좌(視座)》(국내 1세대 유학파 구본창, 김대수, 이규철, 이주용, 임영균, 최광호, 하봉호, 한옥란 참여)을 기획했고, 이 전시는 한국 현대 사진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김대수, 태초에, 혼합매체, 27x35㎝, 1990 [사진제공=고은사진미술관]
03 무제, 1970년 경, 젤라틴 실버 프린트, 12×8.5cm

사진이 객관적인 기록이라는 전통적 역할을 뛰어넘어 회화, 조각, 판화 등 다양한 매체의 속성을 반영해 주관적인 표현이 가능한 예술세계라는 인식을 불러 일으킨 발단이 된 것이다.

 

03 사과 011, 1983,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10.5×13cm

이후 자아에 대한 탐색과 더불어 사회 현실을 반영하는 실험적인 작품을 지속했던 그의 작업은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자연의 순환을 주제로 한 고요하고 정갈한 아름다움을 응축한 작업으로 변화했다. 

오래된 사물에 관한 관심은 전통문화 유산의 재발견과 탐구로 연결되면서 탈, 조선백자, 곱돌 공예품, 지화 등 다양한 사물이 품고 있는 삶의 흔적을 담은 시리즈로 이어졌다.

 

 

70세 작가의 500점 작품과 자료 등 1,100점 화업 망라

전시는 구본창 작가가 제작한 50여 개 작품 시리즈 중 총 43개 작품 시리즈를 선별해 1968년 제작한 <자화상>부터 최근 <익명자>에 이르기까지 전 시기에 걸친 작품을 최초로 선보인다. 1960년대부터 수집해 온 다양한 인쇄물과 사물, 작품과 전시 관련한 주요 자료를 총망라해 500여 점의 작품과 600여점의 관련 자료를 더해 1,100여 점을 소개한다.

 

 

중학생 시절 제작한 최초의 작품 ‘자화상’(1968)을 비롯한 ‘호기심의 방’에서 시작한다. “언젠가 저 바다 너머 세상을 향할 것이라는 다짐을 담았다”고 말하는 <자화상>(1972)은 전시의 서막과 같다.

바다 너머 유학을 다녀왔으나 귀국 후 당시  세상은 알아주는 사람도 없어 시강강사로 전전하며 일정한 수입도 없었다. 작가는 난파하지 않고 긴 항해를 이어오기까지 익명자로 세상을 떠돌며 쉬지않고 찍었다고 말한다. 

그렇게 만난 제주바다의 소년 사진 '긴 오후의 미행'을 찍었다.

긴 오후의 미행 007, 1987, 젤라틴 실버 프린트, 세피아 톤, 23×33.5cm
02 일 분간의 독백, 1980~1985, 시바크롬 인화, 11×17㎝(×4)

 

 ‘모험의 여정’에선 어머니의 죽음으로 인한 상실감을 담은 ‘일 분간의 독백’으로 사진가 구본창의 면모를 드러낸다. 구본창은 “한 장의 사진으로는 많은 이야기를 상상할 수 없는데, 네 개의 다른 상황을 보여주면서 이야기를 만들면 관람객들이 상상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한다.

 

07 탈의기 01, 1988, C-프린트, 111×80.5cm

 ‘탈의기’ 시리즈는 자신의 몸에 해변에 뒹굴던 밧줄을 옭아매는 퍼포먼스를 하면서 촬영해 ‘연출 사진’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재봉들로 일일이 인화지를 이어 박아 남성의 인체를 대형으로 인화한 ‘태초에’, 삼풍백화점 붕괴 등 잇단 재난과 전쟁을 반영해 인화지를 불로 태워 표현한 ‘재가 되어버린 이야기’ 등 실험적 작품들이 강렬하다.

06 열두 번의 한숨 01, 1985, 즉석 필름, 27×11.5cm

실험정신으로 매진했던 작가는 아버지의 마지막을 기록한 사진 ‘숨’으로 삶과 죽음에 대해 성찰하고, 변화와 순환이라는 동양적 자연관에 바탕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01 문 라이징 III, 2004~2006,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100×80㎝(×12)

전시장 2층으로 향하는 통로에선 조선 달항아리를 촬영한 ‘문라이징 III’ 12점을 통해 고요한 명상적 세계관에 몰입한다. 세계 곳곳의 미술관에 소장된 달 항아리 12개를 각기 다른 흑백조로 촬영해 달이 뜨고 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콘크리트 광화문 03-1, 2010,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100×75cm

 

2층 전시장에선 ‘백자’ 시리즈를 비롯해 한국의 다양한 문화유산에 관심을 기울인 작품을 볼 수 있다. 최초 공개하는 ‘광화문 콘크리트’는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군사독재 등 역사의 부침 속에 복원되고 철거된 광화문의 역사를 담았다.

 

 

전시장엔 구본창이 영화감독 배창호와 함께 작업한 영화 포스터와 영화배우 강수연, 이정재, 심은하 등 당대 청춘 스타들의 사진들 등의 다양한 자료들이 있어 재미를 더한다.

 

서울시립미술관은 2024년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개관을 앞두고 있다.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사진을 현대미술의 장르로 확장해 온 구본창 작가의 회고전은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이 나아갈 방향을 다시 한번 점검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전시.”라고 말했다.

 

12.14(목)-2024.3.10(일)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 1,2층 전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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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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