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 반려동물

1. 애완동물, 반려동물

애완동물이란 사람이 정서적으로 의지하며 함께 살아가는 동물의 총칭으로 함께 사는 개나 고양이 등의 동물을 뜻한다. 1983년 10월 27~28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국제 심포지엄에서 처음 제안되었다. 동물 행동학자이며 노벨상 수상자인 로렌츠(Konrad Lorenz)의 80세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오스트리아 과학아카데미가 주최한 이 심포지엄의 주제는 ‘인간과 애완동물의 관계(The human-pet relationship)’였다. 그런데 애완동물이라는 말에는 ‘장난감’이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반려동물이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동물과 인간이 동등한 위치에서 함께 살아간다는 의미가 더해진 것이다.

비교행동학(동물들의 본능적 행동을 연구하는 학문)의 거장, 콘라트 로렌츠(Konrad Zacharias Lorenz 1903-1989 오스트리아 빈 출생)그는 비교행동학 연구로 1973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2. 반려동물과 현대

이렇게 최근 갑자기(?) “애완동물”은 “반려동물”로 승격되었다! 개, 고양이, 원숭이, 앵무새, 토끼, 돼지, 심지어 뱀... 이들은 단순히 인간이 귀여워하고 아끼는 존재를 넘어서서 마치 부부가 평생 함께 인생의 길을 걸으며 친구처럼 서로 아끼고 사랑하듯이, 서로에게 반려가 되는 존재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반려동물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전에 없이 폭증하여 각종 반려동물 관련 사업들이 일어나고 있다. 애견샵이나 병원, 각종 먹거리, 카페, 의상 관련 사업 등이 놀랍도록 급속히 활성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3. 반려동물과 인간 정서

사람들이 반려동물에 애정을 쏟는 가장 큰 이유는 정서함양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의 체온은 사람보다 1~2도가량 높다. 안으면 따뜻할 뿐만 아니라 포근한 털이 있어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정서적 안정을 준다. 또한 사람의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병원에서 76명의 심장병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치료 도우미견과 함께한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불안감, 스트레스, 맥박, 혈압 등에서 현저한 개선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조사됐다.

4. 가족으로서의 반려동물

1인 또는 2인 가구의 증가와 더불어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가정 또한 급증하고 있다. 고령화와 미혼 인구의 증가는 이러한 추세를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다. 국내의 경우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조사한 통계에 의하면 2015년 기준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27%를 넘어섰으며 강아지나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과 함께 거주하는 가구 또한 4가구 중 1가구에 달한다.

황금 자칼 (Canis aureus, 영어: golden jackal) 황금자칼은 개속의 가장 일반적인 동물이다. 아프리카가 기원인 다른 자칼 종과는 달리, 황금자칼은 아시아에서 등장하였다.

5. 반려동물의 역사

반려동물의 대표격인 개는 주로 자칼(jackal)과 늑대(wolf)에서 유래했다. 주로 유럽의 개 종류로서 자칼은 가족관계를 중시하고 어리광을 부리기도 한다. 늑대는 우두머리에 대한 복종과 구성원간의 끈끈한 유대를 가진다. 자칼계의 개는 주인에게서 부모를, 늑대계는 우두머리 늑대를 본다.

6. 반려동물과 인간의 관계

원시인들이 이동하면서 사냥을 하는 데 우연히 자칼들과 만나면서 가까워졌다. 자칼은 인간들의 사냥을 음으로 양으로 도우면서 신뢰관계가 구축됐다. 인간이 통나무집을 지으면서 자칼은 길들여져 개가 된다. ...개가 집 안에 있을 때 사냥욕구가 줄어들지만 싸움욕구는 줄어들지 않는다. ...개는 어떤 경우에도 의리를 져버리지 않는다. 개에게도 예절과 사생활이 있다. 개는 사람의 언어를 이해할 수도 있다. 개에게도 양심과 정서가 있다.

III. 반려동식물의 등장 의미와 이유

문제는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가 하는 것이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우선 오늘날의 인간이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지를 살펴야 할 것이다. 반려동식물을 찾는 인간의 현실을 떠나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것이다.

근대 이래 인간의 삶은 물질주의와 개인주의를 두 축으로 한다. 즉 정신이나 영혼의 문제가 아니라 물질의 향락을 통한 감각적 만족, 즉 육체적 쾌락, 그것도 개인의 쾌락을 삶의 목표로 하게 되었다. 바닷물을 마시면 마실수록 더욱 갈증이 나듯이, 물질과 쾌락은 가지면 가질수록, 빠지면 빠질수록 더욱 욕구가 커지게 된다.

개인의 권리와 부의 축적이 근대 이래 삶의 목표가 된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타인의 등장이다. 미국의 사회철학자로서 『고독한 군중』의 저자로서 너무나 잘 알려져 있는 리스먼의 지적대로 근대 이래 인간은 타인의 시선을 강하게 느끼며 살고 있다. 즉 타인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하는 문제에 필요 이상의 신경을 쓰며 살아간다. 그러나 타인의 시선이 완화되는 곳 혹은 미치지 못하는 곳에 반려동식물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타인을 피해 동식물로 도피하는 현상은 아닐까? 이것은 일종의 병적인 현상이라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을까? 오늘날 각자 진지하게 물어야 할 것이다. 나는 왜 반려동식물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일까? 이들은 우리를 진정으로 행복하게 하는 것일까?

양우석 아욱스부르크대학 철학박사, 한국외대 철학과  themove9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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