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은 안무 [그 무엇]ⓒ이동

무트댄스(예술감독 김정아) 2023 정기공연 ‘BE-MUT’이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각각 개최됐다. 2023년 9월 21일은 김정아 안무의 ‘MUTDANCE – Critical Point(임계점)’, 9월 24일은 4인 안무가전 형태로 진행된 ‘Workshop Performance’다. 후자 공연을 중심으로 다루고자 한다.

‘워크숍(Workshop)’이란 의미에서 알 수 있듯 도전적 실험이란 미덕을 4명의 안무가들은 각자의 개성으로 무대에서 구현했다. 춤의 근원을 잊지 않으면서 새로움을 추구하고자 하는 창조적 의지, 용기가 무트댄스(MUTDANCE)의 ‘무트(MUT)’는 담지하고 있다.

도예은 안무 [Fragancia]ⓒ이동

첫 문은 도예은 안무의 ‘Fragancia’가 연다. 스페인어로 ‘Fragancia’는 ‘향기로움’, ‘향기’를 뜻한다. 향(香)이 모티브다. 향에 대한 느낌이 ‘노트’다. 이는 발향 순서에 따른 것으로 최초로 감지되는 것이 ‘톱 노트’, 중간단계가 ‘미들 노트’, 마지막이‘ 베이스 노트’다. 공연이 시작되면 사각 공간으로 안무자이자 출연자인 도예은이 서서히 들어온다. 향의 전이가 시작된다. 구조물 안팎을 오간다. 가로 공간이 세로 공간으로 전환된다. 향기의 아름다움을 공간이라는 프레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솔로춤으로 보여줬다. 천 오브제의 활용은 향기라는 후각성을 청각화하는 기제로서 적절하게 활용됐다. 향(香)이 전한 향(響)의 무대다. 잔잔한 울림이다.

김주연 안무 [선(善),택(擇)]ⓒ이동

인생은 선택(選擇)의 연속이다. 두 번째 작품의 김주연 안무자는 ‘선(善), 택(擇)’을 통해 선악(善惡)이 공존하는 일상과 세상에서 결정의 주체는 다름아닌 나 자신임을 역설한다. 김지원, 윤소원, 문소라, 이지현, 정유진, 전수산나, 김주연이 출연한 이 작품은 선(善)을 선택하는 날이 더 많아지기를 감각적으로 담아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5명의 무용수가 등장한다. 각자의 움직임이 분사된다. 무대 중앙의 은색 바닥을 들었다 놨다 한다. 다양한 공간 활용으로 전개되는 춤적 질감이 ‘선(善), 택(擇)’의 상호성을 보여준다. 선악이란 양면성에 대한 주체적 결정에 대한 탐미가 시선을 끌었다.

이혜인 안무 [10분 던전]ⓒ이동

인공팔을 든 무용수가 게임을 시작한다. 막이 오르면 본격적인 게임으로 들어간다. 역동적 움직임이 이어진다. 게임에서 현실로 돌아온다. 진짜 현실이다. 이혜인 안무, 출연의 ‘10분 던전’은 가상과 현실을 오간다. 게임을 통해 현실을 반추한다. 현실이란 녹록지 않은 게임을 가상의 게임을 통해 성찰했다는 의미가 있다. 디지털, 가상현실 등 트렌드를 반영해 현실이란 오늘의 가상의 내일을 통해 진단한 독창성이 돋보인 작품이다.

마지막을 장식한 나주은 안무의 ‘그 무엇’. 표현하기에 어려운 그 무엇을 바라보고, 관찰한다. 공연이 시작되면 붉은천 네 가닥이 무대에 내려져 있다. 무용수 4명은 바닥에 누워 있다. 솔로춤이 서서히 이어진다. 군무가 비트있는 음악 속에서 춤을 이어받는다. 6명 무용수의 응시의 눈빛이 어딘가를 향한다. 그 무엇(The Something)이다. 김예은, 최시울, 김윤하, 김민선, 김서연, 최우민, 나주은이 빚어낸 춤빛은 탐색적이었다.

무트댄스의 4명 안무자 각자의 개성이 무대에 투영된 이번 무대는 무트가 지닌 창조적 의지와 용기를 실험과 도전으로 담아낸 시간이었다. 예술의 창작성 고양, 안무자 발굴 및 육성이란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해야 될 무대다.

이주영 무용칼럼니스트  jy034@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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