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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focus] 2것들 보셨어요?

 

숫자 2가 주인공인 전시, 공연, 책을 한 자리에 모았습니다

 

아라비아 숫자는 표음문자라고 하지만, 0은 때로 표의문자처럼 보인다. 텅 빈 동그라미 말고 무엇을 그려, 아무것도 없는 것이 꽉 차 있는 상태를 표현할 수 있을까? 0이 표의문자라면 1도 표의문자다. 1은 0이 차지하지 못한 공간 밖에 막대기 하나가 되어 서 있다. 어찌됐든 둘 다 하나이므로 0이 없었으면 1은 동그라미 하나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1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0은 막대기 하나가 될 수 없다. 1이 사라져서 0이 된 것이 아니라 0으로부터 1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리고 1로부터 2가 생겼다. 2도 누군가의 눈에는 순수한 표음문자가 아니다. 2는 마치 오래된 1처럼 생겼기 때문이다. 1은 몸통이 길게 자라는 동안 가만히 서있는데 지쳤는지 무릎이 꺾였고, 그렇게 2가 되었다.

이기호 객원기자 (북 디자이너)

 

2 Exhibition

<수의 시선: 유현미 개인전>

3. 8.-4.7. 사비나미술관

 

전시실 한 구석 흰 벽과 흰 바닥 위에 놓인 흰 의자 위에 숫자 2가 앉아있다. 2는 이 미술관 건물이 지어진 이래로 한번도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이 자리에 성공적으로 숨어 있을 수 있었다. 하지만 결국 어느 조각가의 눈에 띄어 벽으로부터 밀려나와야 했고 꼼짝없이 검정색 물감을 뒤집어 쓰고 말았다. 2는 두 벽이 만나는 곳에 있다.또 벽과 바닥이 만나는 곳이나, 바닥에서 한 층 높은 곳에도 있다.그것은 굵은 선과 가는 선이 만나는 곳에도 있고, 직선과 곡선이 만나는 곳이나, 실선과 파선이 만나는 곳에도 있다. 2는 흰색과 검정색이 만나는 곳에 있고, 긴 것과 짧은 것이 만나는 곳에도, 규칙과 불규칙이 만나는 곳에도 있다. 구석에 몰려 검정색 물감을 뒤집어 쓴 2는 검정색 의자 두 개에 의해 꼼짝 없이 포위되었다.아직 조각가에게 들키지 않은 다른 숫자들은 난처해하는 2의 주위에 모여 있다. 8은 2가 앉아 있는 의자보다 네 배나 긴 의자 위에 누워 능청을 부리고 있다. 5는 물구나무를 서서 2를 흉내 내며 깔깔대고 있다. “그러지들 말고 누가 와서 나 좀 꺼내줘.” 2가 말했다.“내가 꺼내주고 싶은데 나는 너랑 만나도 별 도움이 안 될 거야.”마음씨 착하고 존재감 없는 0이 의자 아래 그늘로 파고들며 중얼거렸다.

 

2 Musical

<머더 포 투>

3.14.-5.28. DCF대명문화공장2관 라이프웨이홀

 

당대 최고의 추리 소설가가 자신의 80번째 생일 파티에서 살해당한다. 최초로 사건 현장에 도착한 만년 순경 마커스는 승진 욕심에 불타 혼자서 수사에 뛰어든다.단 한 명도 결백해 보이지 않는 현장의 용의자들을 과연 마커스 혼자서 감당 해낼 수 있을까? 두 명의 배우가 열연하는 열세명의 인물들이 100분동안의 공연을 웃음으로 가득 채운다.

 

2 Book

<TWOES: 2의 예>

조아박ㅣ종이와 빛

 

혼자 밥 먹고, 혼자 술 마시고, 공연도 혼자 본다. “따로 시간 맞출 필요도 없고, 온전히 나한테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아요.” 그렇게 이유 있는 풍경이지만 혼자 있고 싶어서 혼자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투스>는 2가 있는 풍경만으로 채워진 사진집이다. 그것은 이제 편한 것보다는 이야기가 그리운 세상의 혼자들에게 건네는 2의 인사다. “둘, 이야기가 탄생하는 순간” 이 책에 실린 단 한 문장이다.

THE MOVE  Press@ithemo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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