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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의 댄스포에지] 춤 인생 28년의 응축미_이은솔‘이은솔 두 번째 춤’
  • 이주영 무용칼럼니스트
  • 승인 2023.10.02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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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앵전

개인 발표회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다. 여기엔 단순히 표면화된 이름뿐 아니라 예술가로서의 삶, 철학, 작품세계가 투영된다. 서울예술단 단원 이은솔은 이번 무대를 통해 무용 전공자로서 춤 인생 28년을 응축해 자신의 춤세계를 보여주고자 했다.

2023년 9월 5일 서울남산국악당을 꽉 메운 객석의 열기는 무대와 자연스럽게 호응된다. 2023년 5월, 남사예담촌 기산국악당에서의 첫 번째 개인공연에 이은 이은솔의 두 번째 춤 무대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출신답게 전통춤에 근간을 두되 창작성까지 담보된 레퍼토리로 프로그램이 구성됐다. 궁중무용, 민속춤, 전통춤 영역을 골고루 안배해 네 작품을 독무로 선보였다. 나머지 세 작품은 연주와 소리를 통해 춤의 정원을 풍요롭게 하도록 배치했다.

‘춘앵전 춤사위 연구’로 석사학위논문을 쓴 이은솔은 정재 ‘춘앵전’에 대한 애정이 깊을 수밖에 없다. 국립국악고등학교 시절 자신을 춤에 빠지게 한 작품이란 그의 말처럼 현재까지도 춤을 추는 동인으로 작용한 레퍼토리다. 공연의 오프닝도 이 작품이 열었다. 이은솔과 닮은 춤이요, 효(孝)라는 주제 의식을 춤의 예(禮)로 화답한 무대다. 전통춤의 백미로 일컬어지는 ‘살출이춤’은 대학 시절 이은솔을 빛나게 해준 인연의 춤이다. 한영숙류가 지닌 우아한 정제성은 춤의 성정과 춤꾼의 성정이 합을 이루었다.

엉켜버린 꽃망울

창작춤 ‘엉켜버린 꽃망울’은 찔레꽃을 모티브로 한다.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란 꽃말처럼 이 작품은 사랑, 그리움, 슬픔의 다층적 감정을 담아냈다. 빨간색 치마와 흰 의상의 색감 대조는 채색미를 더해준다. 슬픔이 잠든 곳에 눈부신 찔레꽃이 피어나듯 엉킴의 복잡계는 그리움이란 꽃망울을 수줍게 터뜨린다.

소고춤

피날레 무대는 ‘최종실류 소고춤’이 신명성과 역동감을 부여했다. 반주석에 그의 스승 중 한 명인 최종실 명인이 장구를 잡자 분위기가 급상승 한다. 그 여세를 몰아 이은솔은 길놀이를 시작으로 굿거리, 자진모리, 동살푸리, 휘모리, 굿거리를 자연스럽게 이어간다. 사물장단과 태평소 반주는 소고춤의 미덕을 고양시킨다.

살풀이춤

춤 작품과 더불어 음악은 춤의 풍미를 더하는데 일조했다. ‘춘앵전’과 ‘살풀이춤’ 사이에 위치한 강성우의 ‘대금 시나위’는 춤의 공간을 여닫는 관문 역할을 했다. ‘부조화 속의 조화성’이 일품인 시나위의 가치가 구음과 조우에 젓대소리의 여운을 남긴다. 판소리를 전공한 서울예술단의 송문선은 국악가요 ‘담쟁이’를 통해 희망이란 이름을 음표로 남겼다. 국립전통예고 시절에도 이 노래로 가창력을 인정받은 바 있는 송문선은 적절한 감정이입을 통해 호소력있게 부른다. 국립전통예고 전임교사(박유주, 이재석, 전보현)와 타악성 좋은 장수미가 호흡을 맞춘 앉은반 연주 형식의 ‘장구합주’는 밀도감 있다.

‘이은솔 두 번째 춤’ 무대는 개인 발표회에서 추구하는 목적에 부합되게 작품을 통해 그 가치를 증명했다. 제9회 온나라전통춤 경연대회 일반부 대상(대통령상) 수상자인 이은솔 박사의 춤 여정은 계속될 것이다. 오늘이 내일을 말한다.

 

 

이주영 무용칼럼니스트  jy034@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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