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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NA BAUSH, 흔들리는 푸른 사랑의 풍경 - Sweet Mambo

 

물결치는 하얀 커튼은 때론 푸른색으로 혹은 오렌지 불빛으로 아른거리며 흔들리는 사랑의 미혹함을 펼친다. 길게 풀어헤친 머리에 긴 원피스 차림의 여자 무용수들이 양복을 걸친 남자들에 이끌려 머리채를 잡힌 채 무대를 뛰어 다니며 밀고 당기며 격렬하게 춤추고, 안겼다 떨어졌다, 멀어졌다 가까워졌다 하며 남녀 관계에서 생겨날 수 있는 온갖 감정을 일렁이는 물결처럼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인간의 감정은 수 만 가지 상상으로 육체에 담긴 수많은 은밀한 감정의 언어들이 달콤하게 혹은 고독하게 속삭인다. 미묘하게 뒤엉키는 인간의 관계들은 노련한 10명의 남녀 무용수들에 의해 피나의 열정과 추억으로 그녀의 유작 <Sweet Mambo>를 무대에 그리고 있었다.

 

"나는 사람들이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아니라,

무엇이 그들을 움직이게 만드느냐에 더 관심이 있습니다."

 

 

무대 위를 채운 하얀 커튼이 물결처럼 흩날리며 지난 3월 24일부터 27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현대무용의 혁명가로 불리는 고 피나 바우쉬의 유작 <Sweet Mambo>가 무대에 펼쳐졌다. 무대가 열리고 공연은 이미 시작되어 독일의 흑백 영화 <파란 여우 Der Blauer Fuchs>가 거대한 천에 배경으로 투사되고 영화의 장면 아래 무용수들의 형체와 동작은 극적으로 대비되어 몽환적이고 사색적인 모멘트를 부여한다.

공연 제목인 ‘맘보(Mambo)’는 원래 라틴 음악의 일종으로 쿠바 음악을 중심으로 한 빠른 템포의 사교춤이다. 맘보의 리듬은 쓸쓸하고 고독하지만 영화처럼 유머러스하고 활기가 넘친다. 고인이 된 장국영의 영화 <아비정전>에 흐르는 경쾌한 맘보의 리듬과 마리안느 페이스풀의 ‘this little bird' 선율이 흐르며 춤은 극적으로 고조된다.

피나는 왜 나치 시대 히틀러의 뮤즈이기도 했던 독일 전선의 은막의 스타 여배우 짜라 레안더의 영화 장면을 무대에 올렸을까? <파란 여우>의 내용은 결혼한 지 1년 된 열정과 명랑한 건강미를 가진 여주인공 이레나가 무관심한 남편에게 사랑에 관한 책과 엽서를 보내지만 남편은 이를 알지도 못하고 그녀의 편지를 찢어 버리고, 교수 사회에서 현모양처 역할에 지루해 하던 이레나는 결국 집을 나와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를 하고, 나중에 남편의 친구인 비행사와 사랑을 이루게 된다는 이야기다.

비행조종석에서 청혼을 하고 키스를 나누는 두 연인의 모습이 엔딩으로 보여 지며 영화 전체가 쾌활하고 명랑하게 전개되는데.... 짜라 레안더의 대표작 <라 하바네라> 등 여러 영화에서 보여 지는 키치적이며 일견 멜랑콜리한 영화들은 사랑과 고독에 관한 엘레지 같은 것으로, 피나는 일련의 사랑과 삶에 관한 페이소스를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분출하는 에로티시즘과 이룰 수 없는 사랑이 반복적으로 변화하며 인간은 어쩌지도 못하고 또 다시 흔들리게 되는 것이 아닐까.

 

 

Wenn mal mein Herz unglücklich liebt,

ist es vor Kummer unsagbar betrübt.

Dann denk ich immer:

Ach, alles ist aus, ich bin so allein.

Wo ist ein Mensch, der mich versteht.

 

내 마음이 이룰 수 없는 사랑 때문에

근심으로 말할 수 없이 우울해질 때면

나는 언제나 생각해.

아아, 모든 게 끝났고 나는 혼자야.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은 어디 있을까.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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