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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악기 나의 음악] "청공에서 울리는 신비한 청소리" 이결_대금 연주자정악의 레퍼토리 확장으로 음악 발전 기대

나의 악기와의 첫 만남

1993년 경기도 안양시의 삼성초등학교에서는 학교 수업이 끝나면 대금소리가 들렸습니다. 강경환 선생님의 지도 아래 10여 명의 학생들이 모여 플라스틱으로 만든 대금을 불었습니다. 그 당시 단소를 잘하는 학생들로 이루어진 대금 반이었는데, 저는 그 중 한명이었습니다. 강경환 선생님께서 저에게 국립국악중학교에 시험을 봤으면 좋겠다고 권유하셨지만 수학과 과학을 좋아하는 저는 처음엔 시험을 보기 싫다고 하였습니다. 허나 그 당시 노총각이었던 선생님께서 자기한테 아들이 있었다면 그 학교를 시험 보게 했을 거라는 말씀에 설득되어 국립국악중학교를 시험 보게 되었고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초등학생 때는 손이 작아서 플라스틱으로 만든 산조악기를 불었으나 중학교에 진학 후 대나무로 만든 정악대금을 불어야 했기 때문에 매일 손가락 사이를 넓히기 위해 억지로 손가락 스트레칭을 했습니다. 대금은 현재 정악대금과 산조대금으로 나누어 분류되는데 정악대금은 산조대금보다 길이가 길고 지공사이가 길어서 처음에는 연주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나의 악기

신라시대의 대표악기인 삼현(거문고, 가야금, 향비파) 삼죽(대금, 중금, 소금) 중의 하나인 대금, 즉 역사적으로 말하는 대금은 정악대금을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대금에 관한 역사적인 기록들은 삼국사기, 삼국유사, 고려사 악지, 동국여지승람, 악학궤범 등의 여러 기록들이 있습니다. 삼국유사에서 대금은 신라 신문왕때에 만파식적이라고 하여, 소리로서 세상의 모든 환난과 풍파를 평정케 하는 신비한 힘을 가진 악기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대금의 음역은 저취, 평취, 역취로 구분하며 음역은 약 3옥타브에 이릅니다. 음색은 저취에서는 부드럽고 따뜻하며, 평취에서는 청아하고 투명한 성음이 나며, 역취에서는 시원하고 장쾌한 소리가 납니다. 특히 청공에서 울리는 청소리는 다른 악기에서 들을 수 없는 대금만의 고유의 음색을 나타내며 천년을 이어온 소리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청이란 갈대를 쪼개보면 그 속에 얇은 막이 나오는데, 이것을 6월말~7월초에 채취하여 대금 취구와 지공 사이에 있는 청공에 붙여 소리를 맑고 청아하게 만드는 떨림판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악기에 떨림판을 붙여 독특한 효과를 내게 하는 악기는 중국의 적종류에 청공이 있으나 매우 작아 소리의 울림이 매우 적어 대금만큼 청공이 크고 청의 울림이 시원한 악기는 세계적으로도 그 예가 없는 특이한 방법입니다. 대금에 청을 붙여 사용한 기록은 문헌에 나오는 역사만으로도 최소한 고려시대 중엽으로 6백년 이상 거슬러 올라갈 수 있습니다.

 

대금의 대표적인 독주곡

특히 대금 청울림의 매력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곡으로 독주곡인 ‘청성자진한잎’을 꼽을 수 있습니다. 청성자진한잎은 대금과 단소의 독주곡으로 사용되며, 요천순일지곡 또는 청성곡이라고도 합니다. '청성'이란 높은 뜻으로 풀이되며 대금에서 가장 특징적인 소리인 청공을 울려 특정음을 지속시키는 등의 연주방법을 사용하는 독창적인 독주곡으로 대금정악 독주곡의 백미입니다.

 

 

<2번째 대금독주회 – 이결의 대금정악 중 ‘청성자진한잎’>

https://www.youtube.com/watch?v=JUVvgfX-WZA&t=386s

 

<2022 토요명품공연: 한국의 흥과 신명[06.11.]의 세 번째 프로그램 ‘청성곡’>

http://archive.gugak.go.kr/portal/detail/searchVideoDetail?clipid=46269&system_id=AV&recording_type_code=V

 

- 기억에 남는 연주는

저의 첫 독주회는 2018년 8월 10일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있었습니다. 2009년 국립국악원 정악단 연주단원이 되고 2014년 국립국악원 예술가의 무대를 통해 관악 '영산회상'과 '청성자진한잎'을 연주한 적이 있었으나 처음으로 개인타이틀로 용기를 내어 독주회를 한 것은 2018년이었습니다.

 첫 독주회때 대금독주곡으로 ‘헌천수’를 연주하였는데 대금독주곡 청성곡과 상령산에 비해 많이 연주되지 않는 곡을 해보고 싶어서 헌천수를 대금독주로 연주하였고 평조회상, 유초신지곡 전바탕을 대금, 피리, 가야금, 장구의 편성으로 연주하였습니다.

 

<첫 번째 대금독주회 – 이결의 대금정악 중 ‘헌천수’>

https://www.youtube.com/watch?v=3HoVuvi2foE&t=139s

 

 

<첫 번째 대금독주회 – 이결의 대금정악 중 ‘평조회상’>

https://www.youtube.com/watch?v=aUylg_BuARg&t=1970s

 

첫 독주회를 준비하면서 무대에 올리기 전에 악당이반에서 헌천수와 평조회상을 녹음하였고 음반은 2019년에 발매하여 첫 음반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 결 대금정악 음반소개 – 공정음원 플랫폼 오대오>

https://odaeo.com/#/album/album_view?album_id=1203

 

처음으로 독주회를 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았지만 개인적으로 영광이었던 무대는 국립국악원 정악단 단원으로 처음으로 국악원무대에서 독주를 했던 경험입니다. 정악단의 특성상 주로 합주형태의 음악으로 무대에 올랐고 독주로 무대에 올라갈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2021년 7월 토요명품무대에서 대금독주 경풍년을 연주했고, 이는 대금정악을 독주로 연주할 수 있는 연주자로 인정받을 수 있던 것으로 개인적으로 기억에 많이 남고 뜻깊은 연주였다고 생각합니다.

 

<2021 토요명품공연: 한국의 흥과 신명[07.31.]의 두 번째 프로그램 ‘경풍년’>

http://archive.gugak.go.kr/portal/detail/searchVideoDetail?clipid=45110&system_id=AV&recording_type_code=V

 

 

- 앞으로 하고 싶은 일

대금연주자로서 전통음악의 전승과 보급, 새로운 음악의 창작과 해석, 그리고 음악에 관한 연구를 끊임없이 해야 하는 것이 숙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악과 민속악, 창작음악에 전부 능통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지금 현재 제 위치인 국립국악원 정악단에서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제가 앞으로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대금정악은 국가무형문화재 제 20호로 선정된, 정악에서 단독악기로서는 유일하게 국가문화재로 선정된 분야입니다. 그만큼 소중하게 전승되어야만 하는 음악이며, 무엇보다 제가 제일 사랑하는 음악이기도 합니다. 

아직 대금정악으로는 2번의 독주회와 한 개의 음반을 가지고 있지만 앞으로 대금정악을 무대에서, 그리고 음반으로 남기는 것이 저의 목표이며 정악의 레퍼토리 확장을 통해 음악의 발전이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 세계적인 전염병으로 인해 많은 예술가들이 무대를 만들고 무대에서 관객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적었습니다. 앞으로 음악가들이 더 좋은 무대를 만들고 객석에서 좋은 음악을 많이 감상하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결

국가무형문화재 제1호 종묘제례악 이수자

국가무형문화재 제20호 대금정악 이수자

서울시무형문화재 제44호 삼현육각 이수자

국립국악원 정악단 단원

 

 

THE MOVE  Press@ithemo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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