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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덕의 [이 시대의 무용 + 人] 사유하는 몸의 대화들_김보라몸의 원형을 탐구하다_김보라 <소무(小巫)> <시(時)가 시간 바깥에 있다>
  • 김종덕 세종대학교 뉴미디어퍼포먼스융합전공 초빙교&
  • 승인 2022.10.19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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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무_조태민

2017년 7월 14일, 청계천 CKL스테이지에서 김보라의 [소무] 전작(全作)을 만날 수 있었다. 김보라는 안무 의도를 ‘여성의 몸에서 표현되는 철저한 자기 본위의 감정, 나와 타인 사이에서 사유화하는 신체의 행동들, 그리고 관계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첨삭되는 몸의 대화들 혹은 신체 언어의 해석적 오류들을 이미지화하고 구체화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김보라의 작품을 처음 만난 것은 2016년 ‘서울국제안무페스티벌’에서였다. 20분 정도의 길이로 공연된<[소무(小巫)>는 여성성을 강조하기 위해 뜨개나 절(예법), 그리고 여성의 신체 일부를 강조하는 몸짓과 밀도 있는 구성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런 행위들은 지극히 유교적인 가치관에 매몰된 전통적인 여성상을 구체화하기 위한 안무가의 의도로 읽혀졌다.

 

이어서 두 번째 인상 깊었던 김보라의 작품은 「시(時)가 시간 바깥에 있다」는 '경기도립무용단 제41회 정기공연'으로 상실되고 있는 자연과 변화하고 있는 사회에서 인간과 자연의 초자연적인 시간의 변화를 증거 하는 사계절과 대자연의 일부인 인간의 변모를 소재로 하고 있다. 김보라는 움직임의 주된 주체를 할미로 두고, 늙어가는 여성의 신체를 인간 본연의 변화와 흐름으로 인식하여 할미춤을 모티브로 밀도 있는 구성과 보편적 움직임, 섬세한 이미지로 주제 의식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전통복식과 다드미질, 할미춤의 특징적인 춤사위와 일상의 몸짓을 현대적으로 분석하고 수용한 김보라의 객관적인 시선과 응용능력은 탁월했다. 여기에 김재덕의 감각적인 음악이 더해져서 관객의 집중력을 고조시켰으며, 오랜 역사를 지닌 경기도립무용단의 저력과 어떠한 상황에서도 변화를 모색할 수 있는 여성 무용수들의 기량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몸의 현상과 지각에 흥미를 갖고, 몸을 통한 춤의 확장성에 대해 작업 중입니다.

                                                                         "

 

 

Q. 

인간은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알고 있습니다. 어떤 환경에서 성장했는지 궁금합니다.

 

- 한국예술종합학교(예술사) 졸업 후 아일랜드에서 작업을 이어갔습니다. William Forsythe(윌리엄 포사이드)가 예술 컨설턴트로 함께하고 Michael Kliën 디렉터로  있는 DAGHDHA DANCE COMPANY에서 작업 후 한국으로 돌아와 한국예술종합학교(전문사), 단국대 박사를 졸업하며 LDP에서도 함께 활동하였습니다. 2011년 혼잣말이라는 첫 솔로 작품을 한국공연예술센터(한팩/HanPAC) 안무자 육성 프로그램 쇼케이스에서 발표하였고, 그 후 제 작업에 몰두하기 위해 2013년 ‘아트프로젝트보라’ 라는 프로젝트팀을 만들어 안무가이자 예술감독으로 활동 중입니다. 현재 서울에 거주하며 작업을 이어가고 있으며, 그 외에도 멕시코 세르반티노 페스티벌, 프랑스 생상드니(구 바뇰레)페스티벌, 영국 더플레이스 등 이태리, 벨기에, 독일, 러시아, 캐나다, 핀란드, 덴마크, 싱가포르, 일본, 홍콩, 에스토니아, 헝가리, 우루과이, 브라질, 스페인, 미국 등을 오가며 초청공연, 협업, 워크숍 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소무_조태민

- 예술적 행위는 일상에서의 어떤 사물이나 사건을 작가의 관점에서 다시 들여다보고 관찰하게 하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작품을 구상할 때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지요?

저는 몸을 통해 다른 관점으로 주체를 바라보는 것에 흥미를 느낍니다. 몸의 원형을 탐구하며, 변형의 독창적인 이미지와 감각을 발견하는 과정을 작품 구성에 있어서 중요하게 생각하며, 현재는 몸의 현상과 지각에 흥미를 갖고, 몸을 통한 춤의 확장성에 대해 작업 중입니다.

 

 

- 김보라 씨가 생각하는 예술의 사회적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예술은 사회에 있어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어 그 이상의 본질적인 부분을 다루는 동시에 현재와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제시할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예술은 결과를 만들어 내는 사물이 아닌 무한한 시간을 담고 있는 생명체와도 같은 것이기에 질문하고 답하며 고민하는 과정의 산물이라는 것입니다.

 

 

- 그동안 작품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많은 평가가 있었을 것입니다.  작품 평가 중 인상적인 글귀들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Lucy Basaba가 LONDON, ‘Theatre Full stop’에 기고된 내용으로 <무악>은 “보이지 않는 것의 포착, 혁신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하며, 평범함에 도전할 만큼 충분히 용감한 작품을 구현한다.”

 

- 그동안 많은 활동을 해왔는데, 특히 중요하거나 인상 깊었던 작업이라면

2022년 9월 14일, 15일 시댄스 페스티벌 개막작으로 올린 최근 작업 <유령들>에 대해 소개하고 싶습니다. 유령들의 영문 제목 <Hauntologie>는 프랑스어로 유령학을 뜻하는데요. 존재론을 뜻하는 옹톨로지(Ontologie)와 동음이의어입니다. 

작품 <유령들>은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에 대해 질문하는 작업입니다. 실재의 몸이 춤이라는 허구를 만나 자기 발생적이고도 도취할 수 있는 범위를 탐구하며, 안무의 구조적인 형식에서 벗어나 가장 순수한 형식에 빠져들어 춤 자체를 소개할 수 있는 작업이라 생각합니다. 분명, 안무는 존재하지만, 그것을 스스로 깨트려 지속하게 하는 방법을 찾고자 했습니다. 자기를 추동하기. 자기촉발(auto-affection)이라는 언어가 제게 큰 영감을 주었으며, 그 언어는 프랑스 철학자 자크 데리다(유령론)으로 부터 담게 되었습니다. 춤의 시간에서 자기촉발은 언제 이루어질까? 바로 이 작업에서의 코어로 다루고자 한 방법은 자신의 몸에 귀 기울여 들어야 하는 상태로 도취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 시간을 함께하며 보이진 않지만 존재하는 것은 몸이 춤을 만난 순간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현상을 마치 유령과 같다고 말합니다.

<유령들>은 “무엇이 몸을 춤추게 할까? 라는 질문으로 시작하여, 실재와 허구의 경계를 말하는 작품입니다. ”

 

 

- 경기도립무용단에서 「시(時)가 시간 바깥에 있다」라는 작품을 안무하셨는데,  특별히 기억되는 일들이 있었다면 

경기도립무용단은 전통과 한국창작무용 기반으로 작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컨템포러리라는 시간 안에서의 소통은 수월했으며, 흥미롭기까지 한 경험이었어요. 작업 중 에피소드 중 저도 모르게 카운트를 세어 나갈 때 영어의 숫자를 말하는데요 (예 원·투·쓰리·포) 이 음성이 익숙해하지 않아서 불편해하는 무용수들을 경험했어요. 음악에 맞춰 (하나·두울)로 진행하기엔 너무 많은 음절이 있어서 결국 우리가 찾은 음성은 (1·2·3·4)로. 다시 말하자면 (일·이·삼·사·오·육·칠·팔)로 8박자를 세는 방법이 아직도 제일 기억이 나며, 낯설고도 새롭고 재미있는 기억이었습니다.

 

서로의 언어를 존중하며, 새로운 우리의 언어를 찾아가기 위한 아주 소소하게 시작한 일이었지만, 언어 그 이상의 소통 그리고 교감이라 말할 수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그 외 부수고 다시 쌓아 올리는 수많은 새로운 경험들은 과정이 되었습니다. 그들의 춤에 대한 사랑과 존중의 태도는 이 작품의 주재료가 되었고, 스스로가 존재하는 것에 대한 기쁨을 가졌던, 제 삶에선 큰 힘이 되었던 시간이었습니다.

 

 

- 예술적인 동지인 김보라·김재덕 씨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특징은 한국적인 정서를 강하게 내포하고 있는 반면에 김보라 씨의 움직임은 섬세하고 여성성을 강조하고, 김재덕 씨의 움직임은 남성성을 강조하는 극한의 역동성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함께 있을 때 어떤 것에 대해 고민하고 이야기를 나누는지요?

 

함께 있을 때 춤과 관련된 사회 현상은 이야기의 주제로 상정하지 않는 편입니다.

하지만 삶에 관한 이야기는 대화의 전부 일 만큼 많이 합니다. 저희의 삶에선 90%를 차지할 수 있는 주제는 춤이기에 춤에 관한 이야기가 전반적이기는 하지만, 좀 더 추상적이면서도 본질적인 춤의 대화를 많이 합니다. 예를 들어 ‘몸에 대한, 시간에 대한, 현상하는 것들에 대한 것’ 등 현실적으로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평화를 위해 실질적으로 보이는 것, 그리고 해답을 원하는 이야기는 피하는 편입니다. 현재 고민부터 미래의 춤의 이야기까지 그리고 언어가 아닌 춤으로도 대화를 해요. 거실에서 대화하던 중 바로 춤을 추기도 하고, 노래를 부르기도 합니다.

이렇게 저희는 예술이 삶이고, 그 삶을 통해 예술이 지속한다고 생각합니다.

 

- 앞으로 준비된 활동과 안무가 김보라의 지향점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아트프로젝트보라’는 공연예술을 중심으로 작업하지만, 몸과 춤에 연계된 시간적 관계에 관한 탐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아트프로젝트보라’에서는 작업의 과정을 다룰 수 있는 협업 툴(tool/도구)의 개념인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코로나의 물리적 이동이 제한되었을 때를 떠올리며 아티스트의 만남과 작업은 지속 되어야만 한다는 슬로건에서 시작되었어요. 작업의 동기, 리서치 과정, 스토어의 공유, 그 안에서의 담론 등을 담고 있으며, 더 나아가 협업툴 안에서의 아티스트들이 관객을 만날 수 있는 유통 장(場)까지도 계획 중에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중장기 사업으로 진행되며 3년이라는 과정을 두고 계획합니다. 그 외 작업으로는 ‘가상세계에서 시간은 움직임으로 어떻게 감각되는가?’라는 질문으로 VR의 세계에서의 움직임. 그리고 메타버스에서의 확장성을 위해 이머시브 스토리텔링 스튜디오와 협력 작업을 기반으로 한, 2021년 국립현대무용단에서 초연한 작품 <점.>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국립현대무용단의 주관으로 내년까지 이어지는 기술과 예술이 함께 할 수 있는 프로젝트 일환입니다.

그리고 우리 단체가 관심을 가진 움직임의 재료를 선택하여, 그 과정을 나눌 수 있는 발달장애인 움직임 프로그램도 개발하는 중입니다. 촉각이라는 감각의 다양성을 춤으로 공유하는 놀이형 체험·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함께 프로그램 개발, 키트 개발, 워크숍, 댄스 필름 등의 다양한 유형으로 움직임을 나눌 수 있는 프로젝트가 될 것입니다.

 

소무_

- 'Art Project BORA' 주요 제작진이나 스탭 그리고 무용수들에게 질문드립니다.

나에게 있어서 '아트프로젝트보라'란?

 

아티스트 박상미 : 지속가능 할 수 있는 원동력.

아티스트 최소영 : 나의 예술관에 대한 정체성이 함께 하는 곳.

아티스트 이혜지 : 나를 창작자로서 사고하고 행동할 수 있게 하는 동력원이며

신체의 순수성과 정직함에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놀이터와 같다.

아티스트 백소리 : 무한한 시간과 공간을 열어준 또 다른 공간.

아티스트 김희준 : 사막에서 발견한 오아시스처럼 소중한 공간.

아티스트 이규헌 : 나에게 항상 힘과 행복을 주는 존재.

아티스트 서예진 : 나와 가장 솔직한 모습으로 만날 수 있는 시간.

아티스트 손승리 : 서로 다른 판타지들이 모여 하나의 몸 세계관을 이루는 곳.

프로듀서 이미진 : 예술 그 한가운데.

 

 

 

 

김보라

 

現 Art Project BORA 예술감독 및 안무가

한국예술종합학교 겸임교수

 

안무가 김보라는 현재 '아트프로젝트보라'의 안무가이자 예술감독으로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며, 2021년 문화예술발전유공자시상식 무용 부문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문화부장관 표창을 수상하였다.

 

2019년부터는 해외안무자 협업 프로그램을 기획, 연출 및 제작하였으며, 본인 안무작<꼬리 언어학>으로 21개국 31개 도시에 초청되어 지금도 세계 곳곳 주목을 받고 있다. 김보라는 안무뿐 아닌 2018년부터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영역을 넓혀, 2019년 춤비평가협회에서 ‘베스트 작품상’을 수상하였고, 2008년부터 현재까지, 바르나국제발레콩쿠르에서 ‘안무상’, 일본 요코하마댄스컬렉션 ‘심사위원상’ 등을 수상, 한국에서는 무려 총 8회의 ‘안무상’ 수상과 ‘베스트 댄서’수상 등을 수상하였다.

2017년과 2018년 한·영교류의 해 공식사업으로 선정되어, 영국 안무가 “Marc Brew”와의 공동안무 [공•空•zero]에 참여했고, 세계 4대 축제인 멕시코 세르반티노 페스티벌, 프랑스 생상드니 페스티벌(구 바뇰레축제), 미국 존 에프케네디센터 초청, 이태리 플로랜스 코리안필름 페스티벌 등 세계 곳곳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아트프로젝트보라’ 레퍼토리 작품 외에도 경기도립무용단 객원 안무, 싱가폴 T.H.E Dance Company 객원 안무와 ‘한·불 상호교류의 해’ 공식사업으로 프랑스 마르세이유 댄스필름프로젝트 안무, 미국 링컨 에듀케이션센터에서 안무한 <꼬리 언어학>을 프로그램 과정에 함께 했으며,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초청 안무 등 타 장르와의 협업을 시도하는 예술가이다.

 

대표작으로는 <꼬리 언어학>, <소무>, <점.>, <유령들>, <각시>, <혼잣말>,

<땡큐>, <무악>, <100퍼센트 나의 구멍>, <프랑켄슈타인> 등이 있다.

 

 

김종덕 세종대학교 뉴미디어퍼포먼스융합전공 초빙교&  choom10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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