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정동극장 세실 _극장 외관

우리나라의 이른바 서구형 극장이 생긴 것은 1902년 국왕의 행사에 필요에 의해 생긴 협률사(새문안교회 자리)가 효시이다. 물론 나중에 최남선, 이인직 등에 의해 발효를 해왔던 것도 사실이다.

이후 여러 개의 극장이 설립되는데, 협률사가 이름을 바꾼 원각사, 후에 부민관(시민회관 별관), 최초의 연극 전용극장인 동양극장(1935년, 현재 문화일보) 세워진다. 동양극장은 76년 폐관까지 연극 전용관에서 영화관이 되기도 하고 영화와 가수의 리사이틀까지 하는 등의 운영난을 겪다 결국 폐관되고 만다. (이때 동얀극장의 역사는 충정로에서 태어나고 자란 덕분과 선친의 친구분이 동양극장의 운영책임자(?)였기에 어린시절과 연관되어 감회가 남다르다. 개봉 영화관에서 재개봉관으로 재개봉관에에서 영화도 보고 쇼도 보고, 이후 동시상영관으로 추락하는 버라이어티한 극장으로 변모하는 모습을 보았다.)

이후 오랜 후인 1976년 정동에 세실극장이 생겨나고 연극인회관을 겸하며, 1977년부터는 문예진흥원(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전신) 주최로 대한민국연극제가 세실극장에서 개최되었다.물론 처음엔 대통령상 등등의 경연 형식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공연예술단체들의 참여가 저조하였으나 차츰 참여 단체가 늘어 우리연극의 전성기를 이끌 기대도 하였으나 국내 창작극에만 치중되어 그 폭은 그리 넓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세실극장의 의미는 남다르다. 비로소 우리 연극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기에 충분한 곳이었으니 그곳의 보전은 연극인들의 사명일수도 있다.

19080년대초 고교연극반 시절 가장 쉽게 연극을 볼 수 있었던 곳이 세실극장이었고, 정치외교 지망생에서 연극을 하겠다고 마음을 바꿔 먹은 것도 김정옥선생 연출의 “무엇이 될고하니”를 보고 나서이다.

나중에 알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동양극장의 폐관과 세실극장의 개관이 같은 해에 이루어졌다는 사실이다. 어린 시절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있던 두 극장의 폐관과 개관이 동시에 있었다고다니...

지난 얘기에 너무 많은 글들이 허비된 듯하니 각설하고, 세실극장에 대한 얘기로 돌아가 보자. 국립정동극장에서 성공회 소유의 건물이니 성공회와 5년간 임대를 하기로 하고 시설 개,보수 작업 후 7월 재개관(대체 몇 번째 재개관인지)할 예정이라고 한다. 정동극장이 주최한 기자 간담회에서 향후 운영 계획을

“전문위원의 추천을 통해 선정되는 '초이스 온'과 상시 지원 '스테이지 온'을 도입한다. 또 유관단체 및 기관 페스티벌 등 파트너십 구축을 통해 공동 협업할 계획이다. 올해는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 공동 협력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라고 얘기한 모양이다. 언제나 그랬듯 아주... 상당히... 그럴듯한... 번지르르한 관제 공무원들의 판에 박힌 이야기다. 이야기가 틀린 것은 아니다. 물론 그대로 실천이 된다면 예술가들은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그저 또 공무원들의 일자리 늘리기가 아니길 바랄 뿐이다. 우리나라 관제극장들은 예술가나 관객들을 위한 예술 창작 공간이 아니다. 관제의 위엄을 위한 통제나 높은 사람들의 의전을 위한 공간일 뿐이다. 연극매니아인 모고교의 영어교사는 세계 어느나라에 가도 이토록 엄정하게, 통제가 심한 극장은 없다라고 얘기한다. 그는 관객이지만 예술가들 조차도 극장에 들어서면서부터 통제를 받게 된다. 대관 심사는 물론 심지어 대관료와 극악한 부대사용료까지 지불하면서까지.

아무튼 사멸되는 것보다 관제로라도 세실극장의 명맥이 유지 되는 것은 다행이다. 2018년 서울연극협회 운영이 결정되고 재개관 기념 공연을 가지기도 했지만 국립정동극장에 “창작플랫폼”이 되겠다고 공언한 말을 믿고 싶다. 개, 보수와 운영에 두가지 바램을 적는 것으로 글을 마칠까 한다.

첫째, 개, 보수시 방음을 철저히 해야 한다. 장소가 장소이니만큼 공연시 각종 시위 소리가 그대로 객석에 전달된다. 또한, 지하철이나 버스정류장에서 극장까지의 접근성이 지리적으로 먼 것이 아니라 시위로 통제가 될 수 있으니 관객들에 사전 고지가 필요하다.

둘째, 지원은 좋으나 심사 제도의 도입은 결국 권위만 찾는 관제로 돌아가는 지름길이며, 그저 또 하나의 공무원 일자리창출로 그칠 수 있다. 이는 연극협회 등의 각 예술 협회와 예술가들의 공조 협의를 통해 운영의 묘를 살릴 수 있다.

사실 궁극적으로는 광화문이 예전처럼 예술벨트(경복궁, 세종문화회관, 정동극장, 세실극장..,)로 새롭게 태어났으면 한다. 국립정동극장 세실이 “창작 플랫폼”이 되어야지 플랫(벽)이 되거나 폼(지원서)만을 요구하는 극장이 되지 않길 간절히 기원한다.

김상진 공연연출가, 루씨드드림 문화예술협동조합 이&  themove9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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