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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내 작업은 온전한 봉헌! _김인중 화백“아름다운 빛은 꿈을 실현해 줍니다”

 

김인중(KIM EN JOONG 一竹)

화가, 스테인드글라스/ 세라믹 작가, 도미니크수도회 신부

 

 

“내 작업이 의미가 있다면, 언젠가 내가 공들였던 교회들을 누구나 순례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가톨릭 종교와는 무관하게 누구든 아름다움을 찾아나서는 이들에게 말입니다. 내 작품은 우리네 가슴에 선뜻 다가오는 아름다운 모자이크처럼 어떠한 주장이나 선동이 없는 온전한 봉헌일 뿐입니다.” -  김인중

 

 

‘빛의 화가’라 불리는 김인중 신부(81세)는 “빛을 향해 가슴을 연다는 것은 뭔가를 베푸는 것처럼 그 황홀함을 느끼는 것” 이라고 말한다.

현란한 형상의 이미지가 범람하는 시대에 신비스런 세계를 찾아 그림 속에 그것을 표현하는 그의 그림들은 세계 곳곳에 글로벌한 작품 활동으로 200여회의 전시를 펼치고 2020년 4월, 서울 예술의전당을 찾아 60년 화업을 회고하는 ‘빛의 꿈’ 전시를 열었다. (2020.3.18.-4.4) 회화, 세라믹, 스테인드글라스 등 총 120여점의 작품과 화집, 시집 등 출판물을 통해 생애를 걸쳐 작업한 예술의 근원과 발자취를 소개했다.

그는 어려운 시기에 한국에서 전시를 갖게 된 소감에 대해 “우리 한국민은 참 대단한 민족이라고 생각합니다. 힘든 일이 참 많았지만 매번 극복해내어 오늘에 이르렀지요. 금년에도 내·외적으로 우환이 있지만 희망의 나침반을 전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또, “바깥의 바이러스보다도 마음속의 바이러스-질투, 시기. 권력, 욕망.... 등이 더 위험합니다. 햇빛에 어두움의 장막을 걷으면 빛은 놀랍게 발전하게 되어 행복감을 느끼게 됩니다. 불변의 가치는 영원하고,인생은 짧은데, 거꾸로 된 느낌이랄까요?” 라며 빛의 충만함과 희망을 강조한다.

 

“저는 한국에서 5살에 해방을 맞았고, 20살에 6.25, 30살에 4.19와 5.16을 겪었습니다. 예술을 전혀 접할 수 없었던 시대적 암흑기인 유년기에도 희망을 가졌습니다. 어둠을 뚫고 마음 깊은 곳에서 햇살이 내리쬐는 들판 같은 평화로운 아름다움을 늘 꿈꾸었습니다.”

그는 꿈의 덕분이었는지 그림이 업이 되었다며, 자신의 그림 속에서 아름다움이 깃든 세계가 펼쳐지기를 열망해왔다고 강조한다.

이번 한국 전시 회고전에서의 기획에 대해 “내 생활을 통해서 빛의 아름다움을 증거하고 싶었습니다. 꺼지지 않는 불꽃처럼 영혼이 갈구하는 신의 섭리를 표현하고자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그도 1969년 스위스로 유학 가서 처음 10년 동안 흰색을 좋아해 ‘백색 작가’라고도 불렸는데, 돈이 없어 아크릴을 사용하다가 나중에 유화로 바꿨다고 한다.

 

김인중의 그림은 색채의 향연으로 빛나는 색채 속에 보이지 않는 신성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빛의 실체 속으로 빠져들 듯 몰입되는 색채의 면면에는 형상이나 의미는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한국화의 묵향과 서양화의 추상을 접목해 선과 여백의 명상적 미와 밝고 강렬한 색채는 추상화를 닮았지만 심리적 표현의 상징도 아니다.

그의 그림은 빛 속에 조화를 이루는 색채로 신비를 그린다. 그 빛의 신비는 그의 <그림 시편>에 특히 드러난다. 시편집에 삽입된 그의 그림은 신앙의 수련에서 우러나온 신의 섭리와 아름다움(美)으로 표현된다. 그는 “우리는 시편을 통해 하느님과 우리 자신의 진실과 마주한다.”고 말한다.

 

그는 시편이 우리를 미(美)의 왕국으로 인도한다며, 각각의 그림은 시편의 글을 설명하는데 그치지 않고, 하느님의 품으로 안내한다고 설명한다.

“일일 기도를 위한 이 작은 시편에 섭리와 아름다움이 모였다. 섭리와 아름다움의 조합이야말로 오래 전부터 선대 예술가들이 갈구하던 길이지 않았는가? 아름다움은 즉 섭리의 광채다. 태양의 후광과 같이 말이다.”

 

김인중의 작품은 특히 스테인드글라스에서 빛을 발한다. 그의 작품은 스테인드글라스의 종주국인 프랑스를 비롯해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40여 곳의 성당에 설치돼 있다. 작가이자 큐레이터 장 루이 프라는 김인중의 스테인드글라스에 대해 “단절되었던 중세와 현세의 가교”라고 칭송했다.

그는 피카소의 독창적인 표현법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아버지를 통해 익힌 서예를 융합한 자신만의 스테인드글라스 창작비법을 개발했다. 그가 속한 성당과 교회들, 그의 작업들이 봉헌된 사르트로 대성당을 비롯한 에브리 대성당, 브리우드 성 줄리앙 등의 스테인드글라스 작업들 속에 더욱 분명하게 표현된다. 눈부시거나 강렬한 빛이 아닌, 부드러운 빛의 변화는 많은 시간을 공들인 색조들로 오래된 공간에 담겨 신비스러운 힘을 발휘 한다.

 

“스테인드글라스에 빛이 투과될 때, 스테인드글라스가 설치된 주변 벽에 어떻게 비치는지, 바닥에는 어떻게 형상이 만들어지는지, 여름과 겨울에 해의 고도가 다를 때 어떻게 될지 예측해야 합니다. 색도 해가 뜨는 곳에는 파랑, 보라처럼 차가운 색을, 해가 지는 곳에는 빨강, 노랑처럼 따뜻한 색을 배치합니다.... 빛이 창을 통해 들어왔을 때 분위기는 꼭 렘브란트 성화(聖畵) 같습니다.”

 

그는 자신의 작업의 의미가 있다면, 언젠가 그가 공들였던 교회들을 누구나 순례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라고 말한다. 종교와 무관하게 아름다움을 찾아나서는 이들이라면 누구에게나.

 

글·사진 임효정(발행인)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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