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문화 검열 및 블랙리스트 작성에 항의하는 예술인들이 거리로 나와 적극적인 저항정신을 표출하고 있다. 지난 1월 10일, 정부의 문화 검열 및 블랙리스트 작성에 항의하는 연극인들이 서울 광화문 광장에 ‘광장극장 블랙텐트’를 세우고 임시 천막극장에서 공연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 날 오후 4시 “빼앗긴 극장 여기, 다시 세우다”를 기치로 내걸고 개관식을 열었다. 블랙텐트는 박근혜 정부 퇴지까지 한시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극장장인 이해성 극단 고래 대표는 “공공성 가치를 잃어버린 공공 극장을 대신해 그들이 배제한 예술가들의 작품을 이곳에서 올릴 것”이라며 “광장에서 시민과 소통하며 예술이 지녀야할 공공성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도 참여해 연극인들과 뜻을 함께 했다. 극장은 13일 밤 8시 오픈 기념 무대를 연 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와 성상납 연예인의 고통에 대한 연극, 극단 고래의 <빨간시>(1.16-20)에 이어 가족극단 노란리본의<그와 그녀의 옷장>공연이 열렸다.

또, 지난 1월 11일, 전국 문화예술인들이 “블랙리스트 버스”에 탑승해 세종시 문화체육관광부앞 에 모여 퍼포먼스를 펼쳤다. 예술인들은 문화적인 표현과 방식을 통해, 블랙리스트 사안에 대한 조윤선 전 장관 등 책임자들의 즉각 사퇴와 엄정한 처벌을 촉구하는 '문화예술행동으로 ‘블랙리스트 버스 문화제’를 전개했다.

한편, ‘광장극장 블랙텐트’는 3주간의 공연에 이어 시즌2로 돌입해 2월에도 무대를 이어간다. 억압받고 소외된 자들의 목소리를 담아 첫 무대는 극단 드림플레이 테제21의 <검열언어의 정치학:두 개의 국민>(김재엽 연출, 1.31-2.3)으로 검열언어가 가하는 폭력을 이야기한다.

이어 연희단패거리의 <씻금>(이윤택 연출, 2.6-9)으로 씻김굿을 중심으로 진도 민중의 개인사를 진한 남도 소리에 녹여내 격랑의 한국 근현대사에 휘말리는 개인을 그린다. <광장 꽃, 피다!>(공동창작 무브먼트 당당, 2.10)는 지난 5년간 선보인 작품 속 장면을 재구성했다. 세계사의 상징적인 선언문들과 김수영, 신동엽, 김남주, 송경동 등 우리 역사 속에서 힘을 지닌 시와 노래로 구성된다.

쌍용차 해고 사태를 다룬 극단 돌파구의 <노란봉투>(전인철 연출, 2.14-17)'(2월14~17일)도 무대에 오른다. 극단 '여기는 당연히, 극장'이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 동안 죽어간 사람들을 조명한 <킬링타임>(구자혜 연출, 2.21-24) , 그리고 무용가들이 참여하는 <몸,외치다!>(2.27-3.2)(2월27~3월2일), 또, 33명의 예술가가 세월호를 기리는 <삼삼한 날에>(2.27-3.3)(3월3일)도 펼쳐진다. 광장극장 블랙텐트는 입장료 대신 기부와 후원으로 운영한다.

한요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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