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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숨결, 몽환 혹은 폭발? <리처드 3세>광대극 <리차드 3세> VS. 실험극 <리처드 3세>

 

셰익스피어의 <리차드 3세>를 원작으로 한 연극 두 편이 연이어 공연된다. <리차드 3세>는 영국 요크 왕조의 마지막 왕이었던 실존 인물 리처드 3세(1452~1485)를 다룬다. 셰익스피어가 창조한 가장 매력적인 악인으로 불리는 주인공 ‘리처드 3세’는 흉측한 신체적 외형만큼이나 어두운 영혼을 가진 절대악의 화신이자 천재적인 모사꾼으로,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등장하는 사악한 캐릭터들 중 가장 매력적이면서도, 당대 최고의 남자 배우들이 가장 탐을 낼 만한 배역으로 여겨진다. 그동안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각색과 연출로 관객들을 만났다.

 2018 한국 연극계에서도 핫한 이슈가 되고 있다. 지난 2월 10년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한 배우 황정민의 연극 <리차드 3세>가 화제가 된데 이어 6월에는 LG아트센터에서 독일 연출가 오스터마이어의 실험극 <리처드 3세>와 명동예술극장에서 프랑스의 장 랑베르-빌드가 연출한 2인극 버전의 <리차드 3세- 충성심의 구속>(가제)가 공연된다.

 

 

토마스 오스터마이어 _ photo by Paolo Pellegin

오스터마이어는 현대 실험 연극의 중심지 역할을 해 온 독일 샤우뷔네 베를린(Schaubühne Berlin)의 예술감독으로, 지난 20년간 혁신적인 작품을 선보이며 유럽 연극계의 중심에 선 거장이다. 오스터마이어가 이번에 선보이는 <리처드 3세>는 2015년 2월 베를린에서 초연된 후 그 해 여름 아비뇽 페스티벌과 2016년 에든버러 페스티벌에서 공연하며 극찬을 받은 작품이다. 오스터마이어는 반원형의 무대를 세우고 이를 꽃가루와 흙먼지가 흩날리는 무채색의 황량함으로 채워 그 위에서 펼쳐지는 핏빛 살육과 검은 모략의 현장을 더욱 강렬하게 부각시켰다. 여기에 무대와 객석을 가로지르며 등장하는 샤우뷔네 극장 배우들의 역동적인 앙상블과 라이브로 연주되는 드럼의 강한 비트는 첨예하게 펼쳐지는 정치적 대립과 술책에 마치 관객들마저 직접 개입되어 있는 듯 긴장감과 몰입감을 고조시켰다. 

이 작품에서 무엇보다 압도적인 존재는 주인공 ‘리처드 3세’역을 맡은 배우 라르스 아이딩어(Lars Eidinger)다. 독일의 대표적인 연극배우 겸 영화배우인 아이딩어는 1999년부터 샤우뷔네 앙상블의 단원으로 활동하며 오스터마이어의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였으며, 2010년 내한한 <햄릿>에서 독특하면서도 설득력 있게 햄릿을 그려내 극찬을 받기도 했다. 아이딩어는 곱사등에 절름발이인 리처드 3세의 흉측한 외형적 특징뿐만 아니라 왕좌에 가까워질수록 점점 더 복잡해지는 심리 상태를 신들린 듯한 연기력으로 표현해내며 이 작품을 한편의 드라마틱한 심리 스릴러로 승화시킨다. 그의 놀라운 연기로 관객들은 그가 저지르는 악행들이 평소 우리의 내면 속에서도 충분히 저지르고 싶은 충동을 느낄 수 있는 것들임을 인식하게 된다. 간교함과 악랄함으로 무장한 채 주변 인물들을 조종하고 모략하는 ‘리처드 3세’는 바로 이 시대 관객들의 눈 앞에서 살아 움직이며 마치 자신의 악행을 정당화하고 설득시키려는 것처럼 사악한 숨결을 뿜어낸다. 오스터마이어 특유의 거친 에너지와 폭발력으로 가득한 <리처드 3세>를 기대해보자. 6.14-17 LG아트센터

 

[국립극단]리차드 3세_2017년 프랑스 뤼니옹 극장 공연사진_Tristan Jeanne-Vales

국립극단의 연극 <리차드 3세>는 독특한 미장센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프랑스 연출가 장 랑베르-빌드 Jean Lambert-wild의 <리차드 3세>를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초청한다. 2016년 <로베르토 쥬코>를 통해 한국 관객들을 만났던 장 랑베르-빌드는 최초로 ‘광대극’으로 표현한 <리차드 3세>를 선보인다. 

 

[국립극단]리차드 3세_2017년 프랑스 뤼니옹 극장 공연사진

장 랑베르-빌드와 공동 연출을 맡은 로랑조 말라게라 Lorenzo Malaguerra, 제랄드 가루티 Gerald Garutti는 어릿광대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무대를 통해 그동안의 <리차드 3세>에서는 볼 수 없었던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또, 영상과 소품 등 독특한 무대 효과를 극대화해 등장인물이 40명에 달하는 원작의 대서사를 2인극으로 풀어낸다. 공연에서 번역, 각색, 연출, 배우를 겸하는 장 랑베르-빌드의 전방위적인 예술 작업도 주목할 만하다. 이번 작품은 2016년 초연 이후 프랑스 전역 및 일본에서 투어 공연한 바 있다.  사진 제공  Tristan Jeanne-Vales

 29-7.1 명동예술극장

 

 

 

강영우 기자  Press@ithemo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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