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춘천공연예술제>가 8월 8일부터 12일까지 축제극장몸짓, 춘천인형극장에서 열린다. 사단법인 텐스푼(대표 황효창)이 주최하는 춘천공연예술제는 올해 일상회복 국면을 맞은 한국 사회가 공연예술을 통해 내면을 다지고 성장하기를 바라는 의미를 담은 ‘다짐(Brace)'을 주제로 개최한다.

춘천공연예술제는 공연기획자, 무대스태프, 아티스트들이 상호 수평적 관계로 모여 각자의 재능을 기부하는 십시일반(十匙一飯)을 기본정신으로 시작했다. 기존의 축제와는 다르게 참여자 연대와 상호교류를 중심으로 운영하여 ‘아티스트들이 다시 찾고 싶은 축제’로 손꼽히기도 한다.

2002년 ‘춘천무용축제’로 시작하여 2004년 ‘춘천아트페스티벌’로 무용, 음악, 연극까지 범위를 확장시켰다. 지난 2021년에는 20회를 맞아 ‘춘천공연예술제’로 명칭을 변경하며, 시그니처, 버전업, 파인더, 아트랩 등 창작과정 단계별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을 신설하여 운영하고 있다.

2022년 이윤숙 축제감독 선임 이후 춘천공연예술제는 삶의 감각을 확장시키는 공연예술의 역할처럼, 눈에 띄지 않지만 우리의 삶에 분명히 존재하고 있는 가치를 추구하는 축제의 기조를 더욱 단단히 지켜나가고 있다.

모바일 티켓 시스템 도입하여 불필요한 종이 사용을 줄이고, 비건&제로웨이스트 브랜드 콜라보 등 환경에 대한 캠페인을 축제 참여자 및 관객과 함께 실천하고 있다. 또한 축제를 대표하는 시그니처 향인 ‘뭇별의 환영’을 매개로 공연장을 찾은 모두와 함께 같은 순간을 공감각적으로 경험하고 공유한다.

8.8-8.12 축제극장몸짓. 춘천인형극장

춘천공연예술제의 축제극장몸짓과 춘천인형극장 공연 관람료는 30,000원을 기준으로 예매율에 따라 단계별로 할인이 된다. 이 ‘아싸(ASAP)’ 티켓 시스템은 사단법인 텐스푼이 국내에서 최초로 도입한 티켓 제도이며, 지난해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5,000원부터 시작해 예매 시기가 빠를수록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현재 네이버예약을 통해 티켓을 판매 중이다.

홈 딜리버리(HOME DELIVERY)

춘천공연예술제는 모든 공연을 집에서 볼 수 있는 홈 딜리버리(Home Delivery)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축제 폐막 후 10월 한 달 동안 춘천공연예술제 네이버TV, 유튜브 채널에서 2023년 참가한 모든 공연을 만날 수 있을 예정이다.

무대기술 워크숍

춘천공연예술제와 함께 열리는 무대기술워크숍은 참가자가 사전 준비부터 공연까지 직접 참여하는 실전 워크숍 프로그램이다. 워크숍 참가자들은 실제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무대, 조명, 음향 등 각 분야의 전문 스태프와 함께 축제를 완성한다. 공연예술에 뜻을 둔 초심자들에게는 전문적인 무대작업을 경험하는 기회이자 스태프에게는 재교육과 교류의 창구로서 축제를 빛내 왔다. 22년 간 약 160여 명의 스태프가 워크숍에 참여했다.

세부 프로그램

춘천공연예술제는 2021년부터 단계별 아티스트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 운영하고 있다. 동시대의 지표가 되는 장르별 대표 공연의 재공연부터 초기 기획단계에 있는 작품까지 총 4단계로 구분하여 작품별 맞춤형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시그니처와 버전업 부문은 재공연 기회 제공을 통해 공연예술유통을 증진시키고자 한다.

ⓢ ‘시그니처(Signature)’는 동시대의 지표가 되는 장르별 대표 공연예술을 선정해 관객에게 소개하는 부문으로 올해는 5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2.장인숙희원무용단-구음검무 ⓒSang Hoon Ok

<춤의 정원>(장인숙 희원무용단)은 서울교방 동인 장인숙을 중심으로 희원무용단의 젊은 춤꾼들과 함께 ‘춤이 어우러진 기쁨의 정원’을 걸어본다. 세월이 흘러도 그 자리를 지키는 하늘, 바람, 땅, 사람들. 다채로운 전통의 숨결로 권번춤의 예맥을 잇는다. 8.8 화 7:30 pm. 축제극장몸짓

고스트그룹-희년연구 ⓒTanja Film08324

<고스트그룹>(희년연구)는 ‘잘 죽는 것(Well-dying)’은 무엇일까? 이러한 의문에서 시작된 이들의 이야기는 과연 어떠한 안식과 해방을 맞이하게 될까. 우리가 어떤 집에서 어떤 옷을 입고 어떤 것을 먹으며 살 것인지 생각하는 것처럼 어떻게 죽을 것인지에 대한 생각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스라엘의 안식년 ‘희년’을 소재로, 몸의 해방을 통해 죽음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제안한다. 8.9 수 7:30 pm. 춘천인형극장

4.모던테이블-햄베스 photo by BAKI

<햄베스>(모던테이블)는 선한 욕망으로 자유로이 미쳐라! 셰익스피어의 햄릿과 맥베스의 욕망을 모두 품은 새로운 캐릭터, 고독하고 슬픈 영웅 ‘햄베스’에서 우리의 내면을 발견한다. 모던테이블 특유의 살아 숨쉬는 원초적 생명력과 신명으로 전하는 ‘선한 욕망’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눈에 보이는 음악, 귀에 들리는 무용’으로 현대인에 바치는 축원굿과 같은 시간이다. 8.9 수 7:30 pm.

장은정무용단-친애하는그대에게

<친애하는 그대에게>(장은정무용단)는 인생의 여정을 함께 하는 춤과 나의 관계를 돌아보는 데서 시작해, 그 길에서 친애하는 ‘그대’들과의 시간을 마주한다. 나의 바깥을 이루는 것들이 아닌 있는 그대로를 잊지 말고 받아들이자는 에릭 핸슨의 시 <Not>에서 영감을 받았다. 무용인으로서 스스로가 속해 있는 세계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내며, 힙합과 현대무용을 결합해 자유롭고 예술적인 움직임 또한 돋보인다.

8.12 토 7:30 pm. 춘천인형극장

99아트컴퍼니-심연_사진 Nick Jeong

<심연>(99아트컴퍼니)은 한국 고유의 정서라고 일컬어지는 ‘한(恨)’. 몹시 원망스럽고 억울하거나, 슬퍼서 응어리진 마음을 표현하는 단어이다. 그래서 ‘한’은 ‘풀다’라는 동사가 따라 붙곤 한다. 오래 전부터 우리 민족의 내면의 한을 달래 주었던 한국 전통춤의 의미와 가치를 무대에 펼치고, 내재된 감정을 다양한 시각과 아름다운 몸짓으로 풀어낸다. 답답한 소리를 내보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노래를 부르기도 하며 우리의 심연을 표현하고자 했다.

ⓥ ‘버전업(Version-up)’은 기존 작품을 발전시킨 무용 3작품이 재공연을 진행한다. 이전에 작품을 본 관객이라면 새롭게 변하고 발전한 부분을 찾아보는 묘미도 있을 것이다.  8.12 금 7:30 pm. 축제극장몸짓

7-1.유니크몬드-오라2 사진1 ⓒKIM KYOUNG DONG

7-2.유니크몬드-오라2 사진2 ⓒKIM KYOUNG DONG

<오라 Aura 2>(유니크 몬드)는 산업재해로 사망한다고 한다. 무심코 지나쳐버린 장면 속에는 사건의 결과로써 죽음을 맞이한 여러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병든 이야기가 옹송그리고 있다. 무엇이 그들을 사각지대로 내몰았는가? 이러한 의문을 시작으로 오늘도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을 노동자들의 죽음에 초점을 맞춰본다. 8

<Inversion Ⅱ>(코스모스 인 아트)는 중력과 시간이 뒤바뀐 상상 속 세상을 넘나드는 괴짜 박사와 그의 조수들. 이들에게 무대는 상상을 꺼내오기 위한 실험실이다. 무용수들은 서로와 오브제를 이용해 다양한 물리작용을 변화시키며 그들만의 연구를 이어간다. 무용·영상·마술·사운드 등의 요소를 활용하여 현실에선 일어날 수 없는 현상을 구현하고, 가상과 현실의 모호한 경계를 펼쳐내는 인터랙티브 공연이다.

8.아하무브먼트-무당벌레의꿈_photo Won Gyu Chio최원규

<무당벌레의 꿈>(아하 무브먼트)은 서울살이 19년 차, ‘독립’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기쁨도 잠시. 낯선 대도시에서 살아남기 위해 매일매일 바쁘고 치열하다. 안무가의 자전적 경험에서 영감을 얻어, 정든 가족과 고향을 떠나 홀로 고군분투하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단편적으로 그려낸다. 기존 작품에서는 음악적 분석에 따른 움직임을 메소드로 했다면, 표현적인 움직임을 리서치하여 업그레이드된 버전을 만날 수 있다.

ⓕ ‘파인더(Finder)’는 신진 예술가의 무대와 신작을 소개하는 신작 초연 부문, ⓐ ‘아트랩(Arts Lab)’은 초기 기획단계부터 리서치, 워크숍 등을 지원하는 작품개발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파인더 2작품이 춘천공연예술제에서 관객에게 첫 선을 보인다.

9.전보람x강인철-온전한 대화

<온전한 대화>(전보람x강인철)는 팬데믹을 기점으로 우리는 수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은 기술영역을 넘어 일상생활로 침투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변화한 감수성과 그 경계에서 남겨진 상흔을 발견한 참여자들의 이야기가 AI와의 대화를 통해 전달된다. 회복될 것이라 믿었지만 끊어진 것, 잊혀진 것, 다시 시작하는 것, 그저 무기력하게 적응해 살았던 모습을 찾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것을 통해 삶을 이어가는 힘에 대해 이야기한다.

10-2.김정수프로젝트그룹-끼리끼리-2 ⓒBAKI

<끼리끼리>(김정수프로젝트그룹)는 과학이라는데, 우리들은 무엇을 위해 모이게 되었을까? 작품은 무용수를 통해 끝없이 헤매이며 서로에게 잘 맞춰 나가려는 긍정적인 사람들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완벽함을 추구할수록 우리는 무너진다. 그러면 부정적인 사람이 되는 걸까?

Birds of a feather flock together. 깃털이 같은 새들은 서로 모인다.

우리는 무엇을 하기 위해 모이게 되었을까.

이수민 기자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월간 더무브 THE MOVE,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