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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의 댄스포에지] ‘푸른 언덕(달구벌)’에서 내일을 연 ‘푸른 춤판’_달구벌 입춤 보존회, ‘달구벌 춤을 잇다’
  • 이주영 무용칼럼니스트
  • 승인 2023.05.3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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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구벌입춤(군무)

‘푸른 언덕’이란 의미를 지닌 ‘달구벌(達句伐)’은 대구의 옛 이름이다. 달구벌 입춤 보존회(회장 최미나)가 마련한 ‘달구벌 춤을 잇다’(2023.2.25,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 무대는 최희선 선생의 대표 레퍼토리로 구성됐다. 달성권번의 명인 박지홍(1889~1959)에서 최희선(1929~2010)으로 이어지는 최희선의 춤맥은 이번 공연에서 최미나 선생을 통해 구현됐다. 최미나는 이번 무대에서 총 세 작품의 솔로춤을 선보였다.

 

첫 문은 ‘달구벌 입춤(최희선류)’ 군무가 열었다. 백은애, 유나영, 박근혜, 김서진, 백은지, 신다현, 여정현 등 일곱 명의 젊은 춤꾼들이 미래를 열듯 화사하다. 교방성, 여성의 풍정, 은근함, 놀이성까지 담지된 이 춤을 통해 달구벌 입춤의 내일을 마주한 것은 감사한 일이다. 이어 수건춤인 ‘한’을 최미나가 풀어낸다. 최희선 명무의 일생을 투영한 살풀이 계통의 이 춤은 산조의 내외적 요소가 수용 돼 장단 변화 속 춤적 여울짐이 웅숭깊다. 정제된 한의 슬픔은 처연하기보다 따듯하다.

교방살풀이춤

달구벌 입춤 보존회 부회장이자 여밈무용단 대표 김진희는 ‘교방 살풀이(임이조류)’를 선보였다. 임이조류 교방살풀이춤은 1978년 초연됐다. 짧은 수건을 사용한다. 교방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임이조류가 지닌 특유의 춤맛을 살려 여성성, 격조와 교태, 애잔함을 춤 전개에 따라 녹여냈다. 달구벌 입춤 보존회 부회장이자 우리춤협회 대구지부장인 신수나는 정적미 가득한 ‘살풀이춤(이매방류)’을 때론 단아하게, 때론 비장하게 그려낸다. 우리춤의 호흡이 넘실된다.

 

달구벌입춤

최희선 선생의 허튼춤인 ‘참회(수전노)’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인생의 허무와 부질없음을 최미나가 홀춤으로 보여준다. 이어 대구 출신 남성 무용가로 ‘태평무’, ‘대구살풀이춤’ 이수자인 임관규 선생이 ‘강선영류 태평무’를 선보인다. 장단 변화에 따른 춤적 변화를 자신만의 색깔로 채색한다. 피날레는 최미나의 독무, ‘달구벌 입춤(최희선류)’이 장식한다. 흩날리는 수건과 활기찬 소고놀이의 대조가 이질적 조화미를 유발시킨다.

살풀이춤

최희선류 춤의 주인공인 최희선 선생은 대구, 서울 등에서 많은 활동과 후학 양성을 했다. 국립무용단 시절에는 토속적이면서 개성미 강한 춤으로 무용극에 생동감을 부여한 바 있다. 지역을 넘어 우리춤의 중요한 자산인 이 춤이 지닌 문화유산적 가치는 이어져야 한다. 60평생을 춤과 함께 살아온 예인에 대한 헌정이자 전통의 춤길을 다져가는 일이기 때문이다. ‘달구벌 춤을 잇다’라는 제목의 선명성처럼 빛을 발하길 기대한다. ‘푸른 언덕’에서 내일을 연 ‘푸른 춤판’이다.

 

이주영 무용칼럼니스트  jy034@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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