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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의 댄스포에지] 전북에서 춤춘 진주정신_'논개, 영원한 불꽃'한유선미리암스발레단의 ‘논개, 영원한 불꽃’
  • 이주영 무용칼럼니스트
  • 승인 2023.01.19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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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불꽃이 되다. 한유선미리암스발레단의 창작발레 ‘논개, 영원한 불꽃’이 춤등불을 환히 밝혔다. 2022년 11월 11일, 예술극장 숨에서 펼쳐진 이번 무대는 역사 속 인물을 오늘에 소환해 내일에 바치는 춤 정신까지 내포됐다. 그 동안 ‘논개’를 주제로 한 공연에는 한국무용, 오페라, 뮤지컬 등 다양하다. 발레로는 오랜만이다. 의기(義妓) 논개의 충절이 발레가 지닌 형식미와 맞아떨어져 보는 내내 몰입감을 유도했다.

공연은 1장 논개의 어린 시절, 2장 논개, 사랑에 빠지다, 3장 왜장의 침입, 4장 촉석루 바위... 몸을 던지다, 에필로그로 구성된다. 서사성이 분명하다. 스토리가 편안하게 읽혀져 보는 이들의 감흥도 자연스럽게 발현됨을 객석에서 감지할 수 있었다. 1571년 전북 장수 출생인 논개(論介)는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 싸움에서 성이 함락되자 왜장을 촉석루 절벽 아래의 의암 바위로 유혹해 그를 껴안고 투신한 인물이다. 전주와 진주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전북에서 진주정신을 찾는 시간이기도 하다.

공연 전 노래가 객석과 무대를 마주하게 한다. 영상 속 눈이 내린다. 눈꽃이 불꽃처럼 번진다. 어린 논개(최인서)와 논개 엄마(한유선)가 등장하다. 아이의 춤이 논개의 어린시절을 함축한다. 비장한 음악이 영상과 함께 흐르는 가운데 남자 솔로가 이어진다. 때론 긴장이 고조되는 모습도 엿볼 수 있다. 영상과 함께 남녀 2쌍이 나와 평화로운 일상의 모습을 춤춘다. 여자 무용수 2명이 추가된다. 군무 사이로 논개(오연)가 나와 춤추다. 남자 주인공 최경회(이준구)가 등장해 논개와 사랑의 춤을 이어가다. 사랑의 파드되(pas de deux)가 서정적으로 펼쳐진다. 논개의 춤에는 어느 순간 슬픔이 베어 난다. 논개와 5명 무용수들의 춤은 복선(伏線) 역할을 한다. 조화와 대조가 솔로와 군무를 통해 드러난다. 명징하다. 슬픔을 머금은 음악 속 움직임이 구름 속 달같은 영상처럼 미묘하다. 논개 커플 춤이 서로의 인사를 시작으로 불빛을 밝혀나간다. 주인공과 6명 군무가 조화롭다.

평화를 깨는 움직임이 서서히 일어난다. 침입자와 막는 자 간의 팽팽함이 대결 구도를 높인다. 긴박한 음악 속에 논개와 왜군장수(양홍서)의 춤이 이어지다. 논개가 왜장을 안고 죽다. 별이 된 노래다. 논개의 솔로춤은 먹먹하다. 짙은 음의 선율도 목을 메게 한다. 논개는 논개 엄마와 만난다. 어린 논개가 춤춘다. 사랑, 그리움, 기다림, 보고픔 등 다양한 감정선이 점철된다. 죽음 이후 논개 엄마는 사랑의 불꽃으로 남다.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진주성 싸움, 왜장을 안고 죽는 논개 등 주요 장면이 영상으로 다시 한 번 역사의 춤을 이어간다. 의암(義巖) 바위처럼 굳건하다. 불꽃은 영원하다. 그 이름은 바로 논개.

2022년 전북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한 한유선미리암스발레단은 2022년도에 개관한 예술극장 숨을 통해 창작발레의 숨 또한 크게 쉬게 만들었다. 전라북도,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후원으로 ‘2022 무대공연작품 제작지원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친 발레단의 행보는 2023년에도 이어지리라 본다. 역사적 인물을 모티브 삼아 공연 시 요구되는 픽션과 논픽션의 균형감 유지, 영상, 음악, 조명 등 주요 무대 표현 요소의 적극적인 개입, 서사성과 서정성을 직조시킨 춤적 메타포는 또 하나의 무대 불꽃으로 분명히 남았다.

 

 

한유선 총예술감독 및 안무

 

전북대학교 체육학박사

한유선미리암스발레단 단장

예술극장 Art 숨 관장

한양대학교 무용학과 겸임교수

전북대학교 무용학과 겸임교수 역임

제4회 전국신인안무가전 대상(2005)

제21회 전북무용제 대상, 안무상(2012)

제24회 전주시 예술상 수상(2013)

 

 

이주영(무용칼럼니스트)

 

이주영 무용칼럼니스트  jy034@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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