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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의 댄스포에지] 질서에 대한 율격(律格)을 창조한 무대_현보람의 춤 ‘퍼즐'현보람의 춤, ‘퍼즐_Puzzle’
  • 이주영 무용칼럼니스트
  • 승인 2022.11.25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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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울국제문화예술협회 주최 ‘아트 & 테크놀로지 댄스 페스티벌’이 지난 9월 23~24일 양일간 강동아트센터 소극장 드림에서 열렸다. 올 5월, ‘제1회 무향 춤 페스티벌’의 잔향이 가시지도 않은 채 융복합 공연의 시대 흐름에 맞춰 의미있는 무대가 펼쳐줬다. 첫날은 중견무용가 현보람의 작품 ‘퍼즐_Puzzle’, 둘째날은 뮤직&비디오 아트 공연 ‘사랑이라는!’ 작품이 무대를 채웠다.

작품 ‘퍼즐’은 음향오행 이론에 기반해 인간 삶의 깨우침을 하나의 퍼즐로 상정한다. 이를 음향오행에 대입시켜 삶의 퍼즐을 풀어낸 이채로운 무대다. 전체 6장을 순서대로 따라가면 퍼즐이 주는 즐거움과 흥미로움을 시시각각 발견할 수 있다. 이 작품은 근원에서 시작해 근원을 재탐색한 본질에 대한 탐구서다. 질서에 대한 율격(律格)을 창조한 무대로 평하고자 한다.

 

공연이 시작된면 우주가 열린다. 영상 속 행성들의 모습에서 우주와 우리네 삶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다. 무대 우측에 현보람이 앉아 있다. 지상과의 만남을 갈망하는 시그널(signal) 같다. 군무가 춤을 이어받고, 장단 소리에 호흡이 일렁인다. 원이 가운데 있고, 좌우의 직선이 마치 질서를 찾아 행렬하는 듯 하다. 마법을 거는 듯한 주술적 사운드 속 움직임이 공간을 이끈다.

다섯 개의 사각형 내에 무용수들이 위치하고 있다. 여자 무용수 두 명이 부채를 들고 등장한다. 남자 무용수 한 명이 합세해 춤을 이어 나간다. 3쌍의 여자 군무 등 다양한 대형 변화를 보이며 퍼즐의 미로는 출구를 향한다. 여자 무용수 한 명이 무대 후방에서 서서히 걸어 나온다. 서정성 강한 여자 군무가 이를 편안하게 받쳐 준다. 무대 공간을 넓게 쓰면서 춤의 고리를 점령해 나간다. 무대 전체를 감싸는 큰 사각형의 구조성이 안무의 입체감을 배가하는 효과를 낸다.

꽃이 흩날리며 인생의 관계도를 그려낸다. 비트있는 음악 속 군무의 움직임이 리드미컬하다. 다양한 동작요소가 만물을 이루는 구체적 요소인 오행(五行)의 얼굴을 보여준다. 1장 우주의 중심에서 시작해 인간의 지혜(2장)를 대면하고, 창조와 신생의 상징(3장)을 유감없이 드러낸다. 이어진 4장 벽사의 빛깔과 사랑은 청정과 순결(5장)로 이어진 후, 다각화된 사고방식으로 삶을 퍼즐(6장)을 풀어낸다.

현보람의 안무와 한국체육대학교 공연예술학과 무용 전공자들이 중심이 된 4번째 현보람의 춤 무대인 이번 공연은 퍼즐을 풀 듯, 맞춰나가듯 삶의 편린들을 조각하는 맛이 상당했다. ‘아트 & 테크놀로지 댄스 페스티벌’이 지향하는 융합의 다른 말이 ‘퍼즐’이 아닐까?

 

 

 

이주영 무용칼럼니스트  jy034@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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