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자연에 대한 치밀한 탐구_이영수 작품전

[전시] 자연에 대한 치밀한 탐구_이영수 작품전“Natural Image"의 연작에서 "Fortune Story"_

이수민 기자
승인 2022.04.26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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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ural Image 60.6x60.6cm Oil on canvas 2021

초록 풀잎에 맺힌 이슬방울의 영롱함이 자연의 경이에 감탄하며 순수하고 청초한 마음을 열어준다. 푸근한 정감을 주는 자연을 소재로 작업해 온 이영수 작가는 풀잎에 맺힌 물방울을 냉엄하게 바라볼 뿐만 아니라 대상을 향한 끊임없는 탐구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오래전부터 화폭에 담아내기 시작한 물방울은 이슬방울의 영롱함을 자연 그대로 풀어낸, 우주를 품은 작품으로 탄생됐다. 유화이지만 수채화 같은 맑은 느낌을 주는 까닭은 어깨가 빠질 듯한 작가의 반복적인 붓질이 있었기 때문이다. 완벽하고 치밀한 작업들은 지난 해 선화랑에서 빛을 발하였고 관객으로부터 평화로운 쉼을 얻었다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한국의 대표적인 여류 구상작가로 평가받는 이영수 작가의 작품전이 4월 26일부터 5월 15일까지 강남구 논현동 갤러리 팔(Gallery PaL)에서 전시한다.

작품을 감상하는 동안만이라도 순수하고 청초한 시선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작품 27점이 4월의 끝자락에서 펼쳐진다.

Fortune in ginkgo( 내게로 올꺼지..) 37.9x37.9cm Acrylics on canvas 2022

오랫동안 작가가 익숙해 있던 소재를 버리지 않고 예술적 감흥을 연결시키는 고리는 결국 자연에 있음을 다시 한번 각인시키는 이번 전시는, 그동안 작업해 오던 은행잎을 소재로 삼아 대상에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노란 은행잎과 비에 젖은 낙엽을 그린 작품에서는 찰나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얼마나 자연에 집중하는 지를 여실히 보여주기도 한다.

“Natural Image"의 연작에서 "Fortune Story" -'행운을 낚아봐', '복뎅이 굴러 온다', '내게로 올 거지?' 등의 제목으로 옮겨 오며 은행잎을 동심의 세계와 연결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에 보고 느꼈던 자연과의 친숙한 교류가 작가의 잔상으로 남아 그 감성을 끌어당겼고, 자신의 우주를 또 하나 완성하게 된 것이다.

Natural Image(wealthy 162.2 x 130.3 cm Acrylics on canvas 2022

부와 건강을 상징하는 황금빛의 은행나무는 수나무와 암나무가 서로 바라보고 서야 열매가 열린다. 은행잎의 징코(ginko) 성분은 피를 맑게 하고, 목재는 고급 가구나 조각품으로 쓰인다. 은행은 식재료 및 약재로도 쓰이는 걸 보면 어느 하나 버릴 것이 없음이 분명하다. 그런 은행을 소재로 삼은 작가의 심연에는 사람과 인연에 대한 탐구가 내재되어 있었기에 심미안이 더 특별한지도 모른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라는 용비어천가의 시가처럼 인간의 깊은 내면과 철학이 담긴 마음을 은행잎을 통해 동심을 담아 전달하고자 하는 작가의 진심과 애정이 오롯이 담긴 전시가 <갤러리 PaL>에서 5월 15일까지 계속된다.

압구정역 3번 출구에서 400m 위치에 지난 3월 개관한 <Gallery PaL>은 세종대학교 이강화 교수의 초대전을 시작으로 김경민 조각전을 개최하였으며, 이영수 작품전은 세 번째로 초대되었다. 앞으로도 중견작가 및 신진작가, 회화와 조각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과 작가를 통해 관람객과 가까이 하고자 하는 Gallery PaL의 참신한 기획들이 2022년을 가득 채우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