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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의 댄스포에지] 연희춤을 브랜딩하다_문진수연희춤꾼 - The 문진수, ‘무천(舞天)’
  • 이주영 무용칼럼니스트
  • 승인 2022.04.18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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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발상모춤

브랜드(Brand) 가능성을 보여주다. 이를 상징하듯 공연명에 나타난 것이 바로 영어 정관사 ‘The’다. 유일성을 강조한 말이다. 연희 춤과 춤 연희의 경계를 넘나든 공연, <연희춤꾼 – The 문진수, ‘무천(舞天)’> 공연이 지난 해 12월 17일 민속극장 풍류에서 진행됐다. 이번 공연의 목적을 사회자로 나선 허용호 교수는 공연 첫머리에서 분명히 했다. 하나는 공연이 예술상품으로 브랜드화 되는 것이고, 또 하나는 ‘무천(舞天)’이라는 말에서 감지되듯 춤추는 마음이 하늘에 닿기를 기원한다는 것이다. 특별공연 두 무대를 제외한 문진수가 솔로 무대를 보여준 작품에는 ‘문진수류’가 붙여져 있다. 류파전 공연이 전통춤에서 많이 이루어지고, 류파가 지닌 함의가 크기 때문에 ‘류(流)’를 붙이는 것은 조심스러운 부분이 적지 않다. 공연 기획의도가 명실상부하려면 콘텐츠인 작품의 질적 가치를 필두로 실연자의 능력, 그것을 평가하고 바라보는 자들에 대한 설득과 동의가 필요함은 불문가지다. 문진수 선생이 이번 무대를 통해 ‘연희춤꾼 – The 문진수’라는 브랜드를 선포한 것은 선언적 의미 이상을 지닌다는 것이 평자의 결론이다.

 

소고춤

이날 문진수는 ‘문진수류 상쇠춤(종이상모춤)’, ‘문진수류 소고춤’, ‘문진수류 채상설장구’, ‘문진수류 열두발상모춤’을 이채롭게 선사했다. 첫 문을 연 상쇠춤은 종이 부포만이 지니는 특성을 증폭해 춤적 요소와의 결합도를 높였다. ‘정확, 정교, 침착, 담대, 여유’가 공존한 무대다. 기예성에 춤적 재치가 더해졌다. 아쟁 소리가 나지막하게 들린다. 소고춤의 비상을 알리는 신호다. 소고를 중심에 때론 주변에 배치시키는 부분이 인상 깊다. 채상모를 사용하지 않고 소고춤만의 질감을 끌어 내려고 한 이 작품은 소고가 지니는 구조적 한계를 탈피하고자 한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이를 뒷받침해주는 것이 춤, 놀이, 연희적 요소를 소고 기예타법을 통해 구현해 낸 것이다. 흡입력 크다.

채상설장구

 

상쇠춤

장구를 멘채 살풀이춤을 추기 시작한다. 관객의 시선이 집중된다. 채상설장구 무대다. 설장구는 발놀림, 춤, 악기, 상모 등이 혼연일체 될 때 제 맛을 보여줄 수 있다. 이번 무대에서는 발놀음과 상모의 기교를 일원화해 설장구가 지니는 가락의 분화, 빠른 연주 방식을 자신만의 언어로 치환시켜 독창성을 획득했다. 다양한 장단의 변화 속에서 중심을 잃지 않고 끌어가는 힘이 춤 공간에 채색된 무대다.

피날레 작품은 열두발상모춤이 장식했다. 연희와 춤이란 보통명사에서 고유명사 ‘연희춤’으로 탄생한 순간이다. 열두발상모춤은 판굿의 대미를 장식한다. 그만큼 관객들이 몰입할 수 있는 다양한 요소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입장춤-줄춤-상모춤-좌무(앉은춤)-입무(선춤)’로 이루어진 이 춤은 느림의 미학을 어떻게 구현하느냐가 관건이다. 열두발이 마치 한발이 된 듯한 느낌을 자아냄으로써 객석에 긴장 속 이완, 이완 속 긴장을 교차시켰다.

김순정 발레

문진수의 네 작품과 더불어 특별 무대로 국립민속국악원 민속악단 수석인 위희경의 가야금병창과 판소리, 성신여대 김순정 교수의 창작발레 작품이 무천(舞天)의 길을 넓히는데 기여했다. 위희경은 탄탄한 소리와 연주의 이중주를 보여줬다. 무대 우측에서 등장한 김순정은 라이브 음악과 발레가 화학적 결합을 이룬 솔로 작품을 통해 다양한 감정선을 주요 장면에 배치하고 특유의 움직임과 안무로 풀어냈다.

남사당, 발탈, 승무, 영광우도농악 이수자, 남사당놀이보존회 및 (사)남사당 회장인 문진수는 연희 중 춤 분야를 특화해 전통예술의 당대적 가치를 고양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번 무대에서도 그러한 의지와 면모를 읽을 수 있었다. 춤추는 마음이 하늘에 닿기를 소망하는 무천(舞天)의 꿈이 더욱 영글길 기대한다. ‘연희춤꾼 – The 문진수’란 브랜드다.

 

 

예술감독_문진수

한양대학교 무용학과 박사

한양대학교 미래인재교육원 겸임교수

국가무형문화재 제3호 남사당놀이보존회・(사)남사당 회장

국가무형문화재 제3호 남사당 이수자

국가무형문화재 제79호 발탈 이수자

무형문화재 제15호 승무 이수자

무형문화재 제17호 영광우도농악 이수자

문진수무용단 대표

대전국악경연대회 종합대상(살풀이)

전국풍물경연대회 최우수상

 

 

 

 

 

 

이주영 무용칼럼니스트  jy034@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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