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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의 댄스포에지] 영원한 세월에 대한 약속_<만고천추(萬古千秋)>무형유산연합 白眉, <만고천추(萬古千秋)>
  • 이주영 무용칼럼니스트
  • 승인 2021.08.08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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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다. 영원하다. ‘만고천추(萬古千秋)’가 지닌 세월의 이름표다. 그 이름표를 빛나게 한 무대, 무형유산연합 白眉가 마련한 ‘萬古千秋 - 영원한 세월’(2021.7.2, 서울남산국악당)은 미래의 세월까지 유유히 소환했다.

무형유산은 그 자체가 세월이자 역사다. 삶이자 혼이다. 문화전통과 전통문화의 요체다. 2019년 창단된 무형유산연합 白眉는 이번 정기공연을 통해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바로 영원한 세월에 대한 약속이다. 그 약속을 확인하는데 시간은 얼마 걸리질 않았다.

장옥주_이매방류 승무

첫 무대는 이매방류 ‘승무’가 열다. 무형유산연합 白眉 이사장인 장옥주는 오신 손님을 정중히 마중하듯, 영원한 세월의 첫단추를 풀 듯 장삼놀음과 북 가락을 묵직한 울림으로 보여줬다. 세월이 구도(求道)속에서 숨쉬는 듯 하다. 다음 무대는 보훈예술협회 이사장인 류영수의 ‘선입무(僊立舞)’. 영원함은 기본에서 시작임을 알리듯 기본춤에 바탕한 즉흥성과 부채를 활용한 담백함이 공간 속 유유함을 더했다.

살풀이춤은 여러 류가 있다. 국가무형문화재로는 이매방류, 한영숙류, 김숙자류, 시도무형문화재로는 이동안류(경기), 권명화류(대구), 정소산류(대구), 최선류(전북), 김란류(대전) 등을 대표적으로 들 수 있다.

윤민숙_김란류 살풀이춤

이번 공연에서는 대전시무형문화재 제20호 살풀이춤 윤민숙 이수자가 특유의 우아함 속 농익은 ‘김란류 살풀이춤’ 맛을 선사했다. 예부터 ‘춤이 곰삭아야’ 출 수 있는 춤이라 칭해진 살풀이춤. 그 깊은 맛을 명주 수건 흩날릴 때 조우하다. 살풀이춤 잔향이 무향(舞香)으로 순간 바뀐다.

 

이주연_사랑가

이주연의 ‘사랑가’ 때문이다. 국가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이수자이자 무형유산연합 白眉 수석부이사장인 이주연은 듀엣 파트너인 손상욱과의 호흡을 오늘도 어김없이 밀도있게 채워나간다. 서정성 강한 사랑의 여운은 ‘영원한 사랑가’라는 이름을 붙여도 손색없다. 송범-김문숙, 정재만-김현자, 이주연-손상욱으로 이어짐을 목도할 수 있다. 관객에겐 또 다른 행운이다.

문근성_설장고춤

1부 피날레는 객석과 화동한 ‘설장고춤’이다. 고르예술단 문근성 단장은 춤추듯 연희하듯 자신만의 색깔을 강점으로 살려 설장고 매력을 한껏 보여줬다.

 

강미선_지전춤

2부 첫 작품은 ‘김진홍류 지전춤’. 부산시무형문화재 제10호 동래고무 이수자인 강미선은 김진홍류가 지닌 지전춤 특유의 고유성을 중량감있게 담아냈다. 이 춤은 동해안별신굿 5대 세습무인 김석출 선생의 동생인 김계향 선생으로부터 김진홍 선생이 전수받아 이어져 오고 있다.

채수정_단가 사철가

이어진 무대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의 채수정 교수가 인생사(人生事) 하면 떠올리는 단가 ‘사철가’ 무대. 유한함을 영원함으로 바꾸는 찰나의 미학을 확인하다.

 

민성희_정재만류 태평무

국가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이수자인 민성희는 ‘정재만류 태평무’로 태평성대를 기리다. 춤의 사군자 중 난(蘭)에 해당되는 이 춤은 한성준-한영숙-정재만으로 전승돼 춤의 깊이와 맛이 상당하다. 민성희의 춤 경륜이 발 디딤새 하나하나에 아로새겨지다. 역시 정재만류 춤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정재만류 살풀이춤’을 손상욱 한국무용협회 김포시지부장이 보여주다. 벽사류 춤의 사군자 중 국화에 비유된다. 여름에 만난 가을이다.

 

조태욱_채상소고춤

마지막 무대는 ‘채상소고춤’이 장식하다. 국가무형문화재 제11-3호 이리농악 이수자인 조태욱은 농악의 꽃인 채상소고놀이를 춤적 호흡으로 연결시킨다. 장단구성에 따른 변모하는 춤 색깔을 만끽하는 건 덤이다.

영원한 세월을 노래하고 춤춘 만고천추(萬古千秋). 오늘이란 유한을 무한의 시간대로 옮긴 이번 공연은 지속적으로 이어질 필요가 있다. 영원한 세월은 무형유산과 동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형유산연합 白眉가 마련한 영원한 세월. 무형문화재 가치와 정신이 백미(白眉)를 통해 더 빛나길 기대해본다.

 

 

이주영(무용칼럼니스트)

이주영 무용칼럼니스트  jy034@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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