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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그리는 작업"_이진용이진용 개인전 ‘환상이 스며든 현실’

하루 15시간 이상의 작업을 수행하듯 한다는 작가는 자신의 작업에 대해 “시간을 그리는 작업”이라고 말한다. 그는 “내 작업의 주제는 시간이며, 골동품은 시간의 매력을 간직하고 있다. 벽돌을 하나씩 쌓아 만리장성을 만들듯 종이를 한 장씩 그려 책을 완성한다. 갖고 싶은 책들을 책장에 꽂아나가듯 한 권 한 권 축적하는 과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켜켜이 쌓여있는 오래된 책 속에 삐죽이 튀어나온 얇은 조각은 질감을 느껴보고 싶은 충동을 일으킨다. 이렇듯 촉감을 자극하는 이미지는 실제 종이책이 아닌 회화다.

화가 이진용의 작품은 그의 데뷔 초기부터 현재까지 40여 년이 흐르는 동안 다른 작가들의 회화 작품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부피감(Mass)을 지닌 시각적인 질량감(Visual Weight Feeling)이 느껴지는 독특한 화면을 구사한다.

실존하는 오브제의 형상을 담아내 현실과 환상 그리고 그것이 자아내는 상상의 현실을 드러내 보여준다. 이진용의 캔버스는 포토리얼리즘 혹은 극사실주의의 연장선에 닿아있다. 작가는 회화의 재료를 선택하는데도 유화물감 등 회화구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서 그 어느 영역에도 속하지 않은 자유로운 작품을 창작해왔다.

그의 작품 주제는 주로 자신이 선별해서 모아 소장하고 있는 수집품(Collection)에서 선택해 주제로 차용한다. 미술사에서 많은 유명작가들이 자신만의 기호와 취미를 반영한 컬렉션을 만들어 비장했던 일은 꽤나 많은 작가들에게서 발견되는 일이다. 바로크 시대의 거장 렘브란트는 당대의 유명한 루벤스나 반 다이크 같은 화가들의 회화 작품부터 인테리어 소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오브제들을 컬렉팅 하였으며, 주식 중개인이 본업이었던 고갱 역시 세잔의 작품이 첫 소장품이었을 만큼 컬렉션에 열정적이었다.


작가 이진용 역시 책, 열쇠, 여행가방, 목판활자, 화석 등 다양한 오브제들을 수집해오며, 방대한 그의 컬렉션은 그가 작업하는 스튜디오를 가득 채우고, 작가는 그런 컬렉션을 매일 보면서 자신이 느껴온 감정과 세월의 흔적 그리고 실질적인 외양까지 캔버스에 담아낸다. 그는 "다양한 오브제를 수집하지만 모두 그림을 위한 것이며 집착은 전혀 없다. 수집가로 보이는 것을 원치 않으며,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오로지 그릴 뿐"이라고 강조했다.

작가는 수 만 권에 달하는 책을 수집했지만 사진처럼 복제하지는 않는다. 그의 책그림은 사진보다 더 생생해 만져보고 싶게 한다. 오래된 느낌의 책 이미지는 고아한 색감과 함께 고풍스런 아우라를 풍긴다.

그는 ”골동품에서 받은 감동을 바탕으로 그림으로 감동을 만드는 것이 내 작업“ 이라고 강조한다. 이렇게 탄생한 이진용의 작품은 사진이 주는 리얼함을 내포하고 있지만, 동시에 사진이 줄 수 없는 붓으로만 이루어 낼 수 있는 표현적인 터치와 스트로크가 살아있는 주관적인 재현을 포함하고 있다. 100% 완벽하게 똑같이 재현한 실재가 아닌, 작가가 경험한 실재 속에서 직접 느낀 사물의 실재(Existence)의 본질 그리고 그 본질에 대한 이미지로서 작가의 환상을 담아낸 현실과 환상 그리고 그것이 자아내는 상상의 현실을 드러내 보여준다.

7.1-7.31 박여숙갤러리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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