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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근대 시대정신, 대구미술관 10년에 담다_최은주 대구미술관 관장대구미술관 개관 10주년 서사적 기록들....

대구미술관이 올해 개관 10주년을 맞았다. 대구는 근대 미술의 발상지로 이쾌대, 이인성 등 걸출한 근대미술 작가들이 대구 출신이다. 또한 대구는 화랑이 60개가 넘는 미술의 예향이다.(서울, 경기 합쳐 300여 개인 걸로 볼 때, 전국 단일 도시로 최고 수치로 그만큼 탄탄한 미술 인프라를 입증한다고 할 수 있다.

미술관은 개관 이후 지금까지 대구미술관의 발자취가 담긴 기록을 서사적으로 보여주는 아카이브 기념 전시 ‘첫 번째 10년’(2.23-6.27)을 기획했다. 또, 대구의 근대미술을 조망하는 <때와 땅>전을 함께 열고 있다. 1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 학술행사를 통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고 위상 강화를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대구미술관 전경

대구미술관 취임 2년째 맞는 최은주 관장은 대구미술관 10주년 기념 전시를 준비하며, “평생 전시를 기획해왔지만, 전시라는 것이 그냥 나열이 아니다. 어느 관점에서 무엇을 봤는가? 어떤 발굴이 있었는가? 어떤 의미를 돌출해 내는가? 를 보는 것인데, 이런 의미에서 이번 대구미술관 전시는 기승전결을 잘 맞춘 전시다.”라고 전시 기획에 대해 말했다. 새롭게 재편한 대구미술관 10년의 아카이브전 기획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전시는 그냥 나열이 아니다. 어느 관점에서 무엇을 봤는가?

어떤 발굴과 어떤 의미를 돌출해내는가?

                            ”

 

Q. 대구미술관이 갖는 10주년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기획전 준비하며 소감이라면

 

대구미술관은 97년부터 건립 논의가 시작돼 2006년 첫 삽을 떴는데, 이후 대구 지하철 사건, IMF 때 재정문제 등으로.. 2011년 건립되기까지 많은분들이 쏟아부은 열정과 노력의 시간이 길었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미술관, 경기도미술관 등을 거치며 여러 전국의 미술관 개관, 운영을 지켜봐 왔는데, 대구미술관 10년의 세월이 굉장히 알찬 시간이었다고 생각된다. 올해 <때와땅>전, 미술관 건립 아카이브전으로 <첫 번째 10년>을 통해 ‘Datist(Daegu+Artist)’전을 살펴보니, 대구가 지닌 인프라가 얼마나 탄탄한가를 알게 됐다. 이런 인프라를 그냥 스치고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삶의 한 영역으로 여기고 향유하는 것이 얼마나 넓고 단단한가를 느낄 수 있는 시간 들이었다.

 

- 인프라는 어떻게 나타나는가

일단 좋은 전시 하면 자발적 관객이 많다. 일단 봐주는 것이 중요한데, 미술관의 여러활동들에 대해 계속 온.오프 라인으로 피드백이 오며 시민들의 관심이 크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 이런 관심은 새로운 전시 기획을 하거나 일하는 데 건강한 힘으로 작용한다.

 

 

-10주년 기념 기획전을 준비하며 목표라면

대구를 대표하는 진정한 대표 시립미술관으로 전시를 보러 왔을 때,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부임한 지 임기 만 2년 되는데, 그동안 미술관의 구조적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노력했다.

 

- 대구미술관과의 연고나 인연이 있는지?

덕수궁미술관에서 10년(1999-2009) 재직하며, 그 때 근대에 대한 공부를 본격적으로 하게 되어 근대 작가들, 생존작가, 유가족들과 일일이 만나며 벽창고까지 뒤져가며 새로운 작품도 발굴했다. 처음 덕수궁미술관 갔을 때 소장품이 8백 점 가량이었는데 지금은 2천여 점 됐다. 미술관 체계가 세워지니까 가능하게 된 것이다. 덕수궁미술관 10년 동안 많은 전시를 기획했고, 주제 발굴하고 작품도 얼마나 많이 발굴했는지 모른다. 그런데, 그 당시 근대미술 기획할 때, 한국근대미술을 기획하려면 대구를 반드시 와야 했다. 한국 근대 중요작가들의 흔적이 대구에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전쟁이 피해간 지역이라 작품이 남아있었다.

 

모든 물적 증거들이 남아있고, 서울과 달리 컬렉션층이 탄탄해서 중요 사료들, 작품들이 남아 있어서 제가 대구를 꽤나 많이 다녔었다. 그런 면에서 대구가 한국의 여러 주요 도시들 중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성을 갖고 있는 셈이다. 특히 한국 근대미술, 거기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후 작가군들이 탄탄하다. 박형기, 이영배, 남촌, 전광자, 김구림... 등. 대구미술관이 미술관 발족은 늦었으나 그 의미가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 대구가 근대 역사의 중심에서 주제전으로 <때와 땅>을 전시하며 지역과 땅을 말하고 있는데, 대구미술관이 지역에서 갖는 포지셔닝 이라면

 

이번 전시 타이틀은 직접 만들었는데, 1920년대에서 50년대까지 대구 근대미술 선각자들이 가졌던 시대 인식, 그때, 대구 향토의식 더 나아가서 민족의식이 ‘땅’이라는데 기인했다. 그런데, 어떤 놀라운 사실들이 발견됐다. 한반도에서 근대적 미술 전시의 시초라고 하면 일제강점기 총독부에서 만든 문화통치정책의 일환으로 ‘조선미술전람회’ 였는데, 19221년 선전 개최 3개월 전 ‘교남시서화전’ 이 개최됐다. 대구 서예가 교남 서병호(서예가)에 의해 선각자 의식을 갖는 근대인의 자발적인 문화예술활동이 전개됐던 곳이 바로 대구다. 그런 정신들이 그때만 있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면면히 이어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현재 대구 작가들분들의 연세가 50대~80년대까지 있는데, 절대 머물지 않는다. 최근 대구 원로작가전으로 박훈(80대) 작가의 <made in 대구>의 경우, 진정한 의미에서의 진보적 지식인에 의해 진보적 의식이 지금까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전시라고 할 수 있다.

 

 

 

최관장은 미술관의 역할과 더불어 미래 비전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런데, 미술관이라는 것이 전시 아이템 하나로 모든 걸 보여주는 것은 아니고, 그동안 해왔던 대구미술관이 대구시의 유일한 시립미술관이고, 그런 작업들을 꾸준히 해나가야 한다. 그런 행위들의 누적이랄까, 행위들의 창출이랄까 이런 것들이 계속되면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 그런 작업을 대구미술관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그런 의미에서 올해 계획과 장기적 비전이라면

재작년에 처음 왔을 때부터 미비한 시스템을 바로 잡으려고 노력했는데, 인적 구성만이 아니라 전시도 재편했다. 다티스트전이 올해 처음 시도됐고, 이후 계속될 수 있도록 했다. 다티스트는 대구 아티스트이고, ‘과녁 맞추는 사람’이라는 뜻도 있으니 대구 중견작가들과 원로 작가들을 살펴보기로 했다. 그 작가들의 개인전을 개최하고, 전시 과정에서 생기는 아카이브를 형성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대구미술관이 대구미술가들의 흔적들이 쌓이도록 했다. 지금은 중견작가로, 여름에는 원로작가들로 구성한다. 올해가 정말 중요한 해인데, 사실 2년 전부터 준비해서 올해는 그 결과들을 보게 된 것이다. 다티스트와 함께 여름에는 ‘대구 포럼’이라는 것을 만들었다. 포럼이 ‘광장’이란 뜻으로 누구나 대화가 가능한 것이 아닌가. 해마다 큐레이터들을 통해서 그들이 생각하는 주제 발표로 대구포럼이 1. 2.... 쌓이면 그대로 대구미술관의 경쟁력이 될 것이다. 대구포럼은 올여름 처음으로 학술행사인 동시에 전시 형태로 나온다. 해마다 대구포럼에서 어떤 주제를 다루느냐를 한국미술계, 나아가 세계미술계에서 주목하도록 하고 싶은데, 올해가 원년이다.

 

올해 모든 전시체계가 바뀌었다고 보면 된다. 10명의 학예진들로 전시 기획회의, 연구회의, 평가회의 세 체계를 지원해 현재 활발하게 작용하고 있다. 전시기획회의는 전시 주제를 뽑아내고, 연구회의는 기획된 전시의 연구과정을 같이 점검하며 방향설정이 어떻게 되어 있는가? 부족한 부분은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를 체크한다. 세 번째 평가회의고 그 세 체계가 긴밀하게 돌아가게 만든 것이다.

 

올해부터 보여드리는 전시는 사실 재작년, 작년에 걸쳐서 다듬고 다듬어져서 전시체계도 변화시킨거고, 전시 주제도 전수되도록 만들어놨다. 그리고 또 전부터 하던 ‘Y-Project’ (신진작가 프로젝트) 라는 것이 있었는데, 이를 통해 이완, 배종원, 류현민 등이 배출됐다. 그 체계가 신진작가 한 명에게 지원됐던 것인데, 문을 확장해 주제전으로, 개인의 명성을 넘어 젊은 작가군을 바라볼 수 있도록 체계를 바꿨다. 이상 큰 3개의 전시체계가 연례적으로 돌아가는데, 이것이 잘 안착이 되면 대구미술관이 대구 신진, 중진, 원로작가 다 커버할 수 있고, ‘이인성상전’은 전국구이고, 그 전시들하고 같이 연동되면서 미술관의 전시들이 구조적이고 탄탄하게 운행될 수 있도록 준비를 많이 했다.

 

 

 

- 관람 팁이라면

이번에 텍스트도 많이 준비했다. 미술관 중앙홀에 대구 근대미술이 형성될 수 있었던 여러 가지 근대적 자료들을 정리해서 전시하고 있어 같이 보시면 좋다. 문학과의 관계, 단체활동, 근대교육이 시작됐던 학교의 문제 등 이런 것들을 중앙홀에서 사전에 꼼꼼이 보시고 전시장에 들어가시면 관람에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임효정  기자

 

최은주 

서울대 서양화과, 서울대학원 미술교육 박사 졸업. 서울대 서양화가 강사,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관으로 입문해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 덕수궁미술관장, 경기도미술관장을 역임했다.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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