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people
[people] 테너 강요셉_“사랑은 함께할 때 완성되는 것이죠.”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 Roméo et Juliette>

 

열정과 죽음을 초월한 비극적 사랑을 상징하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이 프랑스 작곡가 구노의 세련되고 아름다운 음악과 만나 오페라로 탄생했다. ‘로미오와 줄리엣’을 소재로 한 오페라는 약 10편에 이르며,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이 구노의 오페라다. 2021년 서울시오페라단의 <로미오와 줄리엣>(3.25-28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은 어떻게 다를까? 지난 달 20일, 테너 강요셉과 소프라노 박소영이 분한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은 어떤 색깔을 나타낼까? 이들이 전하는 사랑의 가치는 무엇일까?

 

“사랑은 함께할 때 완성되는 것이죠.”

강요셉 로미오 역

 

“너무 유명한 이야기이다 보니까 한국사람들이 생소한 오페라로 했을 때 어떻게 이질감 없이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어요. 제가 요즘 제일 싫어하는 배우가 디카프리오가 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디카프리오를 로미오로 연상되고 있어서 걱정이죠~”

로미오로 출연하는 테너 강요셉은 이번 오페라가 시대적 배경도 현대적이고, 아주 옛날 옷을 입고 외국인처럼 흉내내지 않아도 되니 보다 감정에 충실해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구노의 오페라는 멜로디가 아름다운 선율이 많기 때문에 오페라에 대한 선입견으로 지루하거나 생소해 하는 분들에게도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이다.

 

구노의 오페라는 어떤 특색이 있을까?

교회 음악의 장중함과 합창, 아름답고 낭만적인 아리아, 무도회 장면, 칼싸움.. 등등 화려하고 드라마틱한 오페라는 흥미진진하다. 더욱이 구노의 오페라는 두 주인공이 이끌어가는 오페라라고 할 만큼 주역들의 비중이 큰 작품이다.

줄리엣으로 분한 소프라노 박소영은 오페라가 더 재미있을 수 있다고 말한다. “첫 눈에 반하고 사랑에 빠지고, 잠깐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 오페라는 2시간 반 정도의 시간에 이야기가 짧게 농축되어 있어서 스피드하고 극 자체가 오히려 더 재미있기도 해요. 구노의 이 작품은 음악적으로 완벽하고 교회음악과 왈츠, 발레 등 다양한 음악이 들어 있어요.”

이들이 가장 공을 들이는 아리아는 어떤 장면 일까? 두 주역 가수가 꼽는 장면들을 들어보자.

“처음에는 해맑고 밝은 분위기에서 갈수록 무겁고 진중해지는데, 저는 비극적 어두움이 좋아요. 4막 피날레의 ‘독약의 아리아’는 주인공의 모든 면을 보여줄 수 있는 아리아라고 생각해요. 줄리엣은 독약을 마시기 전 많은 생각을 하며 갈등합니다. 처음 만남과 사랑하고 죽이고, 이별하고.... ” 박소영은 줄리엣의 ‘독약의 아리아’를 꼽았다.

로미오 강요셉은 역시 피날레와 3막 마지막 장면이 가장 압권이라고 말한다. 웅장함으로 연기와 음악으로 마지막에 이르기까지, 특히 비극을 맞이하는 부분을 듀엣으로 무대를 꽉 채우는 장면은 누구나 좋아하는 씬이죠. 특히 티볼트와 결투 후 그를 죽인 후,,3막 마지막 장면은 음악이 너무 멋있으니까 저한테는 특히 와닿는 것 같아요.”

 

이들은 각각 그들만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어떻게 보여주려고 할까?

박소영은 줄리엣 역을 제안 받았을때부터 계속 고민했다고 말한다.

“제가 아는 줄리엣은 ‘줄리엣의 왈츠’를 부르는 것이었어요. 어리고 밝고 귀엽고 그랬는데, 악보를 보고 공부를 하다보니까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줄리엣은 좀더 생각이 깊고 진취적인 여자 같았어요. 그런데 연출의 색이 더해지니 거기서 한 단계 더 깊어졌어요. 배경이 뉴욕의 40년이니 좀 더 현대여성에 가깝고, 자기 의사가 분명하고, 교양을 습득한 그런 여성이라고 생각되고, 남녀 관계에서도 보다 성숙한 여자로 자기 의사를 주도하는 여성으로서, 여태껏 귀엽고 순진한 이미지에서 성격이 있는, 색깔이 있는 줄리엣이라고 생각했어요.

 

“진취적이고 성격 있는 현대여성, 줄리엣”

박소영 줄리엣 역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은 첫 시작부터 줄리엣의 아리아 - ”Je veux vivre dans ce reve(꿈속에 살고 싶어)“로 연상되는 고음의 아리아로 막을 여는 셈인데, 마술피리 최다 출연, 콜콜로라투라 ‘밤의 여왕’ 아리아로 유명한 박소영에게 특히 주목되는 부분이다.

”제가 밤의 여왕을 많이 했기 때문에 그런 이미지가 있는데, 그 아리아는 사실 10분 잠깐 나오거든요, 줄리엣은 2시간 반을 풀로 소리를 내는 거라서 조금 다른 느낌이에요.”

강요셉은 박소영이 고음을 넘어 줄리엣 역에 최적이라고 말한다.

“아리아로는 더 높은 고음의 오페라도 많은데, 제가 보는 박소영 소프라노는 아리아는 아리아대로 충실할 수 있게, 너무 기교적인 고음만을 보여주기보다는 감정을 잘 표현해주고, 다른 부분에서 더 높은 고음을 정말 멋있게 하기 때문에 차별성을 두는 소프라노인 것 같아요. 줄리엣과 너무 잘 맞는다고 봐요.”

강요셉의 로미오는 어떻게 표현될까?

“어린 나이에 공존하는 순수함과 잘생김과 아름다움이 공존하면서 남성적인 면도 살짝 보여줄 수 있는, 이런 것들을 배우 디카프리오가 너무 잘 해줬지요. 나만의 특색은?

저는 디카프리오보다 잘 할 수 있는 게 노래를 잘하고, 다른 연기도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제가 테너치고는 키가 좀 큰 편인데, 움직임이나 연기를 엘레강스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저의 장점은 기쁠 때와 슬플 때의 감정의 차이를 잘 표현할 수 있는 가수가 아닐까 싶어요. 슬픈 장면들, 기쁘고 행복했던 순간들을 돌아보고 있어요. 연기를 하는 오페라 가수라는 평을 받고 싶고 그런 쪽을 추구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면으로 이번 공연에 임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세기의 로맨스를 노래하는 이들이 생각하는 ‘사랑’에 대한 가치와 이념은 무엇일까?

박소영: “원작의 나이가 14살 정도인데, 비해 저희는 17살 정도로 조금 성숙하게 설정하고 있어요. 돌아보면 저도 그 나이에는 짝사랑도 하고, 죽을 것 같은 느낌들이 있었는데, 오페라에서도 분명히 그런 감정을 진심으로 느꼈을 거고, 독약을 마셨다고 하면 이 사람이 정말 나를 사랑하는구나 하고 생각하면 어리고 순수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진심과 순수한 열정이 사랑의 정수가 아닐까요.”

 

사랑은 변하지 않습니다. 마음이 변하는 겁니다

- 강요셉

 

강요셉: 제가 생각하는 사랑에 대한 가치는 같이 있을 때 완성되는 것 같아요 . 공연을 하러 혼자서 여러 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이게 진정한 행복인가 싶기도 하더라구요. 결혼한 지 10년 됐는데, 가능한 같이 다니려고 노력해요. 사랑에 대한 가치가 시대적으로 변화했겠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중요한 건 우리가 기준을 잡고 사랑에 대해 어떻게 표현을 해서 이 모든 사람들을 한쪽으로 모을 것인가에요. 그래서 <로미오와 줄리엣>을 하면서 사랑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부분들이 죽음 여부를 떠나서 사랑이 변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같이 모든 것을 할 때 사랑이 완성된다는 가치가 변하지 않는다면, 그게 진정한 사랑이지 않을까. 그런 것을 잘 표현해낸다면 모든 사람들이 공감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오페라를 보고 나서 각자가 사랑에 대해 생각해보게 될 것 같아요.

 

임효정 기자 사진제공 서울오페라단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

<저작권자 © 월간 더무브 THE MOVE,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임효정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