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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랑, 무대 위 날아오르다_ <호이 랑>국립발레단 2019한국창작발레 시리즈3 <호이 랑>
호이 랑 ⓒ국립발레단 photo by BAKi_02

국립발레단은 한국 고유의 정체성을 담은 창작 작품 세 번째로 <호이 랑>을 서울 무대에 올린다. 11월 6일부터 10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펼쳐진다.

2009년 한국 창작발레의 지평을 연 문병남 안무의 <왕자 호동>에 이어 2017년 강효형 안무의 <허난설헌-수월경화> 이후 국립발레단이 세 번째로 선보이는 한국적 소재의 작품 <호이 랑>은 역사를 바탕으로 창작된 작품으로, 역사 속에 잠들어 현시대에 알려지지 않았던 시대의 영웅을 예술로 접목시켜 공연예술계의 관심이 더욱 집중된다. 또한 ‘발레’라는 서양의 춤과 동양의 감성을 담았다.

 

한국적 이야기를 소재로 한 창작발레를 새로이 제작한다는 포부를 내걸고 야심 차게 준비해 온 창작 발레 <호이 랑>의 세계 초연은 5월 17일(금)부터 양일간 여수 GS칼텍스 예울마루 대극장에서 올렸다. 한 여성의 성장을 그린 드라마가 있는 작품으로 대한제국 시대의 언론인 장지연이 엮은 열전 《일사유사》에 등장하는 ‘부랑’이라는 한 여성의 실화를 바탕으로 재탄생 시켰다. 노쇠한 아버지를 대신해 남장을 하고 군에 들어가 평안도 관리 정충신과 함께 적군을 물리치고 ‘이괄의 난’을 막아내 공을 세우는 랑의 이야기가 국내외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각 장르의 스탭진이 모여 대서사 발레극으로 탄생했다.

‘발레’하면 사랑스러운 요정이나 우아하고 아름다운 공주를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호이 랑>을 보면서 군인들의 남성적이고 웅장한 춤과 남장을 한 랑의 다부지고 힘찬 움직임으로 발레의 우아함 속에 뻗어 나오는 강인한 에너지를 느끼게 될 것이다. 쉴 틈 없이 흘러가는 군무로 남성 무용수들이 혀를 내두르며 가쁜 숨을 내쉴 만큼 역동적이고 박진감 넘치는 장면들은 작품에 점점 빠져들게 한다.

 

지극한 효심과 사랑, 한 여성의 성장 드라마

실화에 등장하는 부랑은 ‘랑’으로, 정순신은 ‘정’, 이괄은 ‘반’이라는 인물로 재구성되어, 몸이 불편한 홀아버지를 대신해 군역을 가기로 결심하는 랑의 이야기로 드라마는 시작된다. 아버지와 오빠와 함께 산 속을 뛰놀며 평온한 나날을 보내던 순수하고 어여쁜 랑. 보는이 마저도 마음을 평온하게 하는 첫 장면은 오빠를 잃는 복선을 예고라도 하듯 평화롭기만 하다. 하지만 평온함은 오래가지 못하고 검은새들의 등장과 함께 깨지고 만다. 전쟁으로 군대에 끌려간 오빠의 전사 소식을 들은 랑의 슬픔과 비통함은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고 닥쳐올 랑의 험난한 시간들을 예상하게 한다. 끝나지 않는 전쟁으로 결국 노부 마저도 징집을 가게 되자 랑은 노부를 대신해 군대에 입대하기로 결심한다. 사랑스러운 눈빛의 랑이 세상에 당당히 맞서고자 하는 강한 눈빛으로 변하는 장면은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고 따뜻한 효심으로 자신의 몫을 당당히 해내는 강인한 여성 캐릭터를 표현한다.

1막의 초반부에서부터 알 수 있듯 군대에 입대한 랑에게 펼쳐질 험난한 삶은 예상을 빗겨가지 않고, 용맹한 군인들의 기합소리가 울리는 훈련터로 분위기는 반전되어 숨 가쁜 흐름을 이어가며 긴장감을 놓을 수 없게 한다. 고도의 훈련과 전쟁의 장면에 이어 반란을 일으키는 반에 맞서 사령관인 정을 지키기 위해 몸을 아끼지 않는 랑의 모습은 극의 긴장감을 최고조로 이끌고, 남장을 하고 들어간 군대에서 사령관 정에게 느끼는 랑의 애틋한 감정은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드라마를 이끌어갈 주역들

작품 속에서 시종일관 이어지는 역동적인 춤은 강한 체력을 필요로 하며, 그 강인함 속에도 여성성을 잃지 않는 섬세한 연기로 작품의 시작부터 끝까지 이어 가야하는 폭넓은 감정연기가 펼쳐진다. 주역인 ‘랑‘ 역할에 캐스팅된 수석무용수 박슬기와 신승원은 안정적인 연기와 집중력을 선보이며 작품의 기대감을 상승시키고 있다. 또한 따뜻한 배려심으로 랑의 강인한 마음을 흔들어 놓는 사령관 ’정‘ 역할에는 수석무용수 이재우와 솔리스트1(솔리스트&수석무용수) 정영재가 캐스팅 되었고, 반란군으로 극의 긴장감을 더하는 ’반‘ 역할에는 솔리스트1 허서명과 드미 솔리스트1 변성완이 드라마를 이끌어 간다.

 

수석무용수: 박슬기 신승원

솔리스트: 이재우 정영재 허서명 변성완

 

 

다양한 장르의 제작진

<호이 랑>에는 국내외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많은 제작진이 참여해 다시 한 번 기대를 높인다. 실화를 바탕으로 발레극으로 재탄생시킨 한아름 작가는 뮤지컬, 연극, 음악극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최근 한아름 작가와 함께 작업한 연극 <오이디푸스>와 발레 웹툰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창작가무극 <나빌레라> 연출로 다시 한 번 대중에게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배테랑 연출가 서재형 감독, 그리고 국립발레단 안무가 육성 프로젝트 ‘KNB Movement Series’에서 안무 기반을 닦으며 <요동치다>, <빛을 가르다> 안무로 실력을 인정받고, 2017년 한국적 소재로 독특한 움직임이 있는 전막 <허난설헌-수월경화>를 안무해 세계의 무용인과 언론의 이목을 집중시킨 단원 강효형(솔리스트2)이 다시 한 번 안무를 맡았다.

무대 미술에는 정승호, 의상·소품에는 유리 그리고로비치, 조지 발란신, 루돌프 누레예프 등 세계의 무용수와 안무가들과 협업을 이뤄 온 루이자 스피나텔리가 참여했다. 루이자는 국립발레단과 오랜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의상 디자이너로 국립발레단의 <라 바야데르>, <지젤>의 의상을 제작했다. 그리고 다수의 오페라와 뮤지컬, 연극에서 활동하는 조명 디자이너 고희선, 영상제작에는 김장연이 참여했다.

11.6-10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 in Theater

국립발레단 2019창작발레 <호이 랑>

대본 한아름 안무 김효형 연출 서재형

110분 / 5.17 초연(GS칼텍스 예울마루)

11.6-10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시놉시스 synopsis

 

랑은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사냥꾼인 오빠와 함께 몸이 불편한 아버지를 모시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 나라에 전쟁이 나자 오빠가 군에 징집되어 전사하고 더는 아들이 없는 랑의 아버지는 대립군을 살 돈이 없어 징집 명령을 받게 된다. 랑은 깊은 고민 끝에 여자는 군인이 될 수 없다는 국법을 어기고 아픈 아버지를 대신해 남장을 하고 군대로 향한다.

 

입대한 랑은 남자들의 훈련을 따라가기가 벅차기만 하고 상사 반에게 모진 멸시와 무시를 당하지만, 사령관 정의 따뜻한 보살핌과 자신의 의지로 점점 훌륭한 군인으로 성장하게 된다. 군대 내에서 랑의 입지가 커질수록 불만이 쌓여가던 반은 적과의 전투에서 사령관 정이 위험에 처하는 것을 보고도 그를 외면한다. 결국, 사령관 정이 상처를 입으면서 부대는 위험에 처하게 된다. 랑은 정을 대신해 침착하게 부하들을 통솔하여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모두에게 인정받는다.

 

랑은 전투에서 다친 정을 돌봐 주며 자신의 마음이 이미 정에게 기운 것을 깨닫고 혼란스러운 마음을 다잡으려 애쓴다. 한편, 더는 물러날 곳이 없는 반은 반란을 도모하고 이를 알아차린 랑은 반란군에 맞서 싸우지만 역부족이다. 정은 위기에 처한 랑을 도와 두 사람은 반의 반란을 진압하는 데 성공하지만, 반과의 싸움에서 랑이 여자임이 밝혀지고 만다. 랑은 이제 신분을 숨긴 것이 발각되어 국법에 따라 군에서 쫓겨나게 되는 처지가 되는데...

강영우 기자  Press@ithemo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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