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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탐방기-1] 예술문화가 있는 휴양지, 독일 바덴-바덴
바덴- 바덴 시내 중심지

 

자연과 문화 속의 온천 요양지

 

일상생활에 지친 사람들이 번잡한 관광지가 아니라, 자연 속에서 쉬며 예술과 문화를 즐기며 조용히 휴가를 보낼 수 있는 곳이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유럽 여행 갈 때 들리면 좋은 곳이 있다. 즉, 대도시의 직장생활에서 정신적ㆍ육체적으로 소모되고 ‘방전된’ 우리 심신을 다시 충전시켜줄 수 곳이 어디 없을까? 이번 여름 8월에 필자가 방문한 곳은 독일 남서부 지역의 바덴-바덴(Baden-Baden)이란 온천도시인데, 바로 여기가 그런 목적에 맞는 듯하다. 이 곳은 지명부터가 온천임을 말해주는데, ‘바덴’(baden)은 ‘목욕하다’라는 뜻이고, 명사형 ‘목욕’은 ‘바드’(Bad)로 영어의 bath와 같은 단어이다. 실제로, 바덴-바덴은 로마 시대부터 온천장으로 알려진 곳이어서 그 유적지도 있다. 이곳에는 온천수를 이용한 수영장 외에도 국립병원과 휴양센터가 있으며, 유명한 카지노가 있고, 축제행사를 하는 멋진 공연장(Festivalhaus)과 미술관, 극장 등도 있어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된다. 그래서 여기는 독일인들 뿐만 아니라, 가까운 인접 지역인 프랑스의 스트라스부르그 등지에서 많이 찾아온다고 한다.

바덴-바덴으로 가는 코스는 아주 간단하다.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한 후 중앙역에서 남쪽 방향(프라이부르크-스위스 바젤-취리히행)으로 고속 기차(ICE, 이체)를 타고 1시간 20분 정도만 가면 된다. 바덴-바덴 역에 내리면, 버스를 20분 정도 타고 가서 시내 중심지에 내리거나 예약된 호텔로 간다. 시내 중심지에서는 도보로 온천수영장이나 대부분 다른 시설들에 접근할 수 있다.

 

카라칼라 온천수영장(Caracalla Thermenbad)

 카라칼라 온천수영장, 요양센터 쿠어하우스와 카지노

 

8월 초에 방문한 필자는 날이 더워서 우선 카라칼라 온천수영장(Caracalla Thermenbad)을 찾아갔다. 여기서는 따뜻한 온천수 속에서 수영을 하며 실내외를 왔다 갔다 할 수 있다. 요오드가 포함된 이 곳 온천수는 피부와 류마티즘, 신경통과 통풍에 좋다고 하는데, 광물질 함유량이 많은 것 같지는 않고, 약간 찝질하고 온화한 느낌이다. 수영장 건축물 구조도 재미있다. 내외부 대부분의 구조물들이 둥근 곡선형으로 지어져서 부드러운 인상을 주며, 안전하기도 해서 아이들이 놀기도 좋다. 게다가 외부 수영장은 낮은 야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자연 속에 있는 듯 하다. 실외 수영장으로 나와 풀냄새를 맡으며 시원한 자연 공기를 숨쉬니, 갑자기 피로가 확 풀리는 듯하다. 유럽의 여름 날씨는 습도가 적어 더워도 바람이 땀을 날려주고, 끈끈함이 없어 후덥지근하지 않아 좋다.

바덴-바덴의 요양센터 쿠어하우스(Kurhaus)

 

화려한 카지노

 

시내 공원으로 가보면 요양센터라고 할 수 있는 쿠어하우스(Kurhaus)가 있다.

로마식 건축물에 좌우로 길게 늘어진 공간 내에는 여러 시설이 들어있다. 아주 웅대하고 고전적으로 지어진 건물 내에는 전시실과 클래식 연주장이 있고, 작은 나이트 바도 있으며, 옆에는 유명한 카지노가 있다. 카지노는 오후 4시 전까지는 예약된 단체의 관람이 가능하다는데, 필자는 두리번거리다가 마침 영어권에서 온 여행팀이 오길 래 슬쩍 끼어서 내부 구경을 했다.

카지노 내부는 어떤 궁전의 붉은 별실 같이 극도로 화려하고 성대하다. 높은 천정에는 그림이 있고 대형 샹들리에를 늘어뜨리고 있고, 넓은 벽면에는 대형 벽화들이 걸려있고, 바닥 여기저기에 카지노를 위한 기구들이 놓여 있다. 저녁에 정장 차림을 한 사람만 입장할 수 있다는데, 여기 카지노는 라스 베거스처럼 그런 도박을 하는 곳은 아니고, 오락과 흥미적인 요소가 포함된 곳이라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프리더 부르다 박물관(Museum Frieder Bruda)

◆ 시내 공원, 프리다 부르다 미술관

 

이젠 발길을 돌려 시내 구경을 하고 싶었다. 도시 중심에는 넓고 길다란 공원이 있고, 이 주변에 고급 호텔과 극장, 미술관 등이 늘어서 있다. 공원에는 풀밭이나 벤치에 앉아 책을 읽고, 산책 나와 쉬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벤치에 앉아 있다가, 현재 좋은 전시를 하고 있다는 근처의 미술관으로 들어갔다.

미술품 기증자의 이름을 따서 프리더 부르다 박물관(Museum Frieder Bruda)으로 불리는 이 미술관에서는 지금 소규모 ‘독-불 교류전’이라고 할만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파리의 퐁피두 센터에서 대여해온 작품들과 더불어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독일 화가들의 작품들을 합해 ‘현대의 거장 작품전’이 열리고 있다. 전시 작품들로는 프랑스에서 온 샤갈(Marc Chagall), 피카소(Pablo Picasso), 막스 베크만(Max Beckmann), 아우구스트 마케(August Macke)의 작품과 더불어 안젤름 키퍼(Anselm Kiefer), 게르하르트 리히터(Gerhard Richter), 게오르그 바젤리츠(Georg Baselitz), 지그마 폴케(Sigmar Polke)와 사진작가 안드레아스 구르스키(Andreas Gursky)의 작품들이 있다. 퐁피두센터에서 온 작품들 가운데에도 베크만과 마케는 독일 화가들이므로, 결국 현대 독일 화가들의 작품이 많은 셈이다. 유명하지만 그동안 직접 볼 수 없었던 독일 화가 마케와 키퍼, 리히터, 사진작가 구르스키의 작품들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샤걀 <그녀 주위에>(1945, 유화)

그러면서도 특히 필자의 시선을 오래 끌었던 것은 샤갈의 두 작품 <푸른 풍경>(Le Paysage – Bleu)와 <그녀 주위에>(Autour d’elle)이었다. 청색을 배경색으로 몽상적인 비전을 그린 <그녀 주위에>는 환상적이고 신비롭다. 여기서 샤갈의 작품을 보게 될 줄은 예상 밖의 행운이었다. 미술관을 나와 저녁식사 후 길거리 풍경을 보니, 또 다른 세계가 있다. 유럽의 여름에서는 야외 카페가 특징적이다. 멋진 거리 카페마다 사람들이 가득하다. 저녁이면 모두 나와 여름밤을 즐기는 것 같다. 이들은 식사 후에 맥주나 와인, 과일과즙을 섞은 초록색 맥주, 캄파리 같은 빨간 칵테일 등 알록달록한 음료들을 테이블 위에 놓고 한없이 얘기하고 있다. 이 사람들에게 세상은 즐거운 것 같아 보인다. 아니, 인생은 즐겁게 살아야 할 것 같다.

 

이상면 LEE, Sang-Myon

 

현 연세대 미디어아트연구소 연구교수/아티스트(펜화, 수채화 등)

연세대 독문과 및 대학원 졸업, 베를린 자유대학 연극영화학/예술사 전공 PhD

<객석> 베를린 특파원, <CNB 저널> 영화평, 미술비평, 해외박물관 탐방 기고

베를린, 시카고 등 국제영화제 심사위원(1996, 1999)

저서 <브레히트 평전>(2001), <영화의 분석>(번역, 2002), <20세기 유럽연출가>(공저, 2003)

<영화와 영상문화>(2010, 문화관광부 '우수 도서 및 출판지원 당선작')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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