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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아리랑' 지부 50개 만드는 게 꿈"_이병직 지휘자세계화 초석 다지는 ‘아리랑 코러스’
이병직 지휘자

오는 9월 16일 롯데콘서트홀 무대에 오르는 ‘칸타타 한강’ 연습에 여념이 없는 아리랑코러스 이병직 지휘자. 지난해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폭우가 쏟아지는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전석 매진, 입추의 여지가 없었던 그 날의 감동을 다시 떠 올린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또 매진시키고 싶네요.” 그는 한국 합창의 권위 있는 지휘자로서 그간 대구시립, 대전시립, 순천시립합창단을 거쳐 6년 전 창단한 아리랑 코러스의 총사령관이다. 서울 창단 이래 창원, 대구, 대전에 이어 올해 인천이 탄생해 총괄 지휘자를 하고 있다.

이병직 지휘자는 “앞으로 우선 세계 아리랑 지부를 50개쯤 만들고, 국내도 25개쯤의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우리의 정서가 담긴 아리랑을 포함한 우수한 합창곡들을 소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미 우리나라 합창은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렀지만 세계에 내놓을 대표적인 우리 노래가 과연 얼마가 되는가를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우리의 작품이 상당수 있지만 문제는 아직도 서양 레퍼토리에 밀려 기(氣)를 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는 오래전부터 아리랑 악보를 수집하고 언젠가 이들 레퍼토리들을 정리해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K-클래식을 주창해 온 탁계석 평론가와 함께 ‘아리랑 코러스’를 창단하면서 그의 꿈은 새로운 도약을 맞고 오직 우리 작품을 가장 잘 연주하는 합창단으로 관객들과 만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다.

 

아마추어 합창단 10만원 티켓 매진도

그의 생각이 정통했다. 지난해 8월 예술의전당에서 ‘칸타타 한강’에 청중들이 보여준 반응은 감동과 환희 그 자체였다. 입추의 여지가 없이 만석을 이룬 객석은 한강의 웅혼한 대서사가 펼쳐지면서 울컥하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는 객석의 반응들이 리뷰를 통해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고정 관객을 만들기 위해 이례적으로 카페에 카톡 감상문을 쓰게 하여 이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작품마다의 공감대를 형성해왔다. 그 결과 아리랑코러스는 창단에서부터 늘 매진되어 청중이 돌아가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리고 늘 정기공연을 기다리는 청중이 생기면서 지난 ‘한강’은 아마추어 합창단으로서는 10만원이란 높은 가격을 매겼지만 단원들의 노력으로 매진시켰다. 합창에서 잔뼈가 굵고 평생 합창을 한 장인으로서의 그가 한국합창의 정체성을 찾아 나선 것이 ‘아리랑’이란 브랜드로 승화되고 있다. 이병직 지휘자는 현재 더보이스챔버콰이어의 상임지휘자도 맡고 있다. 그는 중대음대 다니면서 마스터코랄 단원으로 활동하면서 합창에 관심 가졌다. 이후 KBS FM 라디오 방송합창단에 입단해 수많은 합창 레퍼토리를 넓혔다. 2001년 대전시립합창단의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활동하며 6년 재직기간 동안 매 공연 때마다 새롭게 기획해 정기연주회를 매진시키곤 했다. 특히 기억에 남는 무대로 2003년도 대전예술의전당 개관연주회를 꼽는다. ‘신 실크로드’라는 타이틀로 뮤페라(뮤지컬오페라)를 올려 4회 공연 매진을 이루었다니, 그의 기획과 마케팅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것이다.

 

 

공연 마다 성공의 마이더스 손

이병직 지휘자는 단순히 지휘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시립단체를 맡으며 행정적인 제반 사항 처리 능력도 갖추었다. 부족한 지식과 레퍼토리를 넓히기 위해 그는 세계적 명지휘자인 미국의 Robert Shaw Choral Member 연주자로서 Summer Session에도 참가했다.

그리고 2005년도 독일 바흐코랄페스티벌에 초청돼서 마지막 날 전체 페스티벌을 하는데, 바흐가 지휘했던 자리에서 대전시립합창단이 연주하게 되는 영예도 안았다. 이후 대구시립합창단에선 100회 정기연주회 때 오페토리오를 만들다. 멘델스존 오라토리오 ‘엘리야’를 오페라와 접목시켜서 그냥 오라토리오가 아닌 극 중 인물을 분장하고 연기를 시켜 오페라처럼 노래하는 것. 이 역시 2회 공연인데 만석이 됐다고 한다. 또 순천시립합창단으로 자리를 옮겨가선 전임 지휘자가 노조와 비노조의 갈등으로 인해 물러나게 됐는데 그 자리에 초빙되어 단원들과의 많은 대화 속에 재직 기간 동안 정기 연주회를 전석 매진이라는 결과를 낳아 한국합창사의 진기록을 남긴 것이다. 뿐만 아니라 당시 순천만정원 박람회에서 ‘순천만연가(김대성 곡)’란 뮤지컬을 만들어서 올렸고, 음악극 ‘흥부놀부전(김명자 곡)’ 등 큰 연주 때마다 여러 회 연주했는데 매진되는 좋은 결과를 이루며 단원들과 즐겁게 연주했다.

한국 작품 소통 좋고 정서적으로도 맞아

“현재 아리랑 코러스에 반응이 매우 좋다. 외국에서도 한국 지휘자들이 반응을 보여 한국 사람이 사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든지 아리랑코러스가 탄생되길 바라고 있다. 전 세계 50여개 지부를 만들기로 계획하고 있다. 그래서 뉴욕, 베를린, LA, 파리 등에서도 한국지휘자들이 다녀갔고 여건이 허락되면 모두 창단하겠다고 했다”. 그는 특별히 ‘아리랑’이란 타이틀은 우리 민요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조국이여’, ‘독도’, ‘한강 칸타타’, ‘송 오브 아리랑’ 등 한국을 대표하는, 한국 작곡가의 작품을 보급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번에 롯데콘서트홀에서 공연되는 ‘칸타타 한강(탁계석 대본, 임준희 작곡)’은 2011년 세종문화회관 위촉 作(작)으로 이어 안양시립합창단 30주년. 강릉시립과 춘천시립이 평창동계올림픽 강릉아트센터 개관 기념으로 또 춘천시립합창단 정기연주회에도 올랐다.

외국인들 우리 합창 좋아하는데, 우리 지휘자들 외국곡만 선호해

그는 한국 합창계에 일침도 가한다. K·POP은 퍼지고 있는데, 우리 합창단들이 외국에 가서 음악자료를 비싼 비용을 주고 사가지고 왔는데 우리나라 음악은 외국인들이 전혀 관심도 없고 악보를 사가는 경우도 거의 드물다. 그들이 왜 우리 것을 사갈 생각을 안 하는지에 대한 이유는 우리 언어가 어렵기도 하지만 낯설기도 하고 작품성이 미미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걸 바꾸고 싶어서 창작 공모도 많이 하고 작곡가들의 작품을 가지고 의논도 하는 등 우리 한국 곡이 그래도 좋은 곡들이 나오고 있어 90년대 상황과는 엄청 달라진 환경이라며 머지않아 글로벌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했다. 그의 왕성하고도 열정적인 한국 레퍼토리 세계화가 바로 아리랑 코러스를 통해 구현될 것이다. 그리고 지난해에 이어 칸타타 한강으로 새 도약의 발판이 될 것이라 그는 굳게 믿고 있는 것 같다.

 

강영우 기자

 

*에피소드 하나.

1993년도 미주 세계합창제에 남성합창단을 데리고 갔는데 거기서 반은 서양음악, 반은 우리음악을 했는데 서양음악은 인기가 별로없었다고 한다. 여기에 우리음악을 들려주니 ‘너희음악 정말 좋다’. ‘새롭고 좋다’란 반응이었다고... 이때 우리 음악이 우리 음악으로만 머물지 말고 세계음악으로 보급시켜야겠구나 생각했다고 했다.

 

 

 

 

 

 

 

 

 

 

 

 

 

강영우 기자  Press@ithemo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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