얍 판 츠베덴과 서울시향의 새로운 시작

얍 판 츠베덴과 서울시향의 새로운 시작피아니스트 임윤찬 협연, 말러 1번 ‘거인’으로 팡파레

강영우 기자
승인 2024.01.11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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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향은 제3대 음악감독 얍 판 츠베덴의 공식 임기가 시작되는 첫 무대로 <2024 서울시향 얍 판 츠베덴의 새로운 시작: 음악감독 취임 연주회>를 2024년 시즌 첫 시작의 팡파레를 울린다.

1월 25일과 26일 양일간의 취임연주회는 반 클라이번 콩쿠르(2022년)에서 역대 최연소(만 18세) 우승으로 세계 무대에 돌풍을 일으키며 혜성같이 등장한 천재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서울시향과의 첫 협연이다. 서울시향의 새로운 출발 신호탄과 동시에 2024년 국내 클래식 음악 향연의 서막을 여는 무대다.

임윤찬_9727__ⓒLisa-Marie Mazzucco

클래식계의 아이돌 피아니스트 임윤찬과 함께 하는 첫 무대 선곡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5번 ‘황제’다.

화려하고 위풍당당한 분위기와 장대한 스케일이 독보적인 협주곡 ‘황제’는 임윤찬 특유의 강렬한 피아니즘이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된다.

나폴레옹 군대의 포성이 울리는 전란 가운데 작곡된 곡으로 베토벤의 총 5개의 피아노 협주곡 중 음악성과 더불어 대중적 인기가 절정을 이루며 베토벤 최고 역작 가운데 하나로 손꼽이며, 협주곡임에도 불구하고 교향곡을 연상시키는 작품으로 ‘황제’라는 부제가 붙었다.

임윤찬_9737 b_w__ⓒLisa-Marie Mazzucco

1악장은 강렬한 음색과 화려한 피아노 화음이 거대한 서사시 같은 드라마를 연상시키며, 2악장은 우아하고 아름다운 선율이 인상적이다. 2악장에 이어 쉬지 않고 전개되는 3악장은 활기차고 생동감 넘치는 ‘승리’를 향한 행진곡으로 오케스트라와 피아노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화려하게 피날레를 장식한다.

jaap_3840x5760 (pc roger neve)

2부에서는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과 서울시향이 말러 교향곡 제1번 ‘거인’을 들려준다. 처음부터 끝까지 말러의 색깔’이 담겨 말러 교향곡 중 청중들에게 가장 친숙하고 말러의 음악 세계에 입문하기에 가장 적합한 교향곡으로 알려져 있다. 독일 소설가 장 파울의 소설에서 영감을 얻어 말러가 ‘거인(Titan)’이라는 표제를 직접 사용했으며, 20대 청년 말러의 고뇌와 방황, 극복의 여정을 담고 있는 작품으로 ‘청년 말러의 초상’을 그리고 있다.

1악장은 싱그러운 봄의 기운과 주인공의 활기를, 2악장은 시골풍의 렌틀러와 도회적인 왈츠가 어우러진다. 3악장은 장송 행진곡풍으로 숲속의 동물들이 사냥꾼의 장례식을 치른다는 구성과 우스꽝스러운 리듬이 뒤섞인다. 폭발적인 굉음으로 시작하는 마지막 악장은 주인공이 가혹한 운명과 싸워 찬란한 승리를 거두는 ‘거인’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얍 판 츠베덴 특유의 힘 있고 섬세한 지휘로 말러의 작품에 깃든 숭고함과 깊고 진한 감동을 느껴볼 수 있다.

츠베덴 음악감독은 서울시향의 향후 5년의 비전과 관련해 말러 교향곡 전곡 레코딩 계획을 발표했고, 이번 취임연주회에서 말러 1번 ‘거인’을 연주하며 전곡 녹음의 첫걸음을 시작한다. 여러모로 시작의 의미가 담긴 연주회라고 할 수 있다.

츠베덴 감독은 말러 교향곡 1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나 뉴욕 필하모닉에서 제가 첫 공연을 할 때도 이 곡이었고, 이후 저와 함께 성장해온 작품이다. 그리고 이 작품에는 말러의 모든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오케스트라를 향상시키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작품이다”라고 말했다.

1.25(목)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0:00

1.26(금) 롯데콘서트홀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