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문화 속 우리 용(龍)의 이야기_국립민속박물관 <龍, 날아오르다> 특별展

상상의 동물 용은 오늘날에는 서구문화, 게임 등의 영향으로 불과 악을 연상케 하지만 우리 용의 모습은 아니다. 우리의 민속, 신화 속 용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국립민속박물관은 갑진년 용띠 해를 맞아 《龍, 날아오르다》 특별전을 개최한다. 농기 등 유물과 영상 70여 점을 통해 용에 얽힌 여러 문화적 상징과 의미를 소개하며 우리 용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 볼 수 있다.

약리도

우리 민속에서 용은 비와 물을 상징하며 수신(水神), 우신(雨神) 등으로 나타난다. 조상들은 농사에 필요한 물을 얻기 위해 용에게 비를 빌었고, 바다에 나가 물고기를 잡기 위해 용에게 풍어(豐漁)와 안녕(安寧)을 빌었다.

백자청화운룡무늬항아리

특별전에 나온 ‘백자청화운룡무늬항아리(白磁靑華雲龍文大壺)’(18세기)는 두 마리의 용이 작은 구름 사이로 솟아오르는 모습을 장식한 항아리이다. 용은 예로부터 날씨를 관장하며 수신(水神)과 우신(雨神)을 상징하고, 초월적 능력이 있어 나쁜 기운을 막고 수호신 역할을 하는 동물로 여겨 생활용품의 장식에 많이 썼다.

농기

무신도_용왕

기우제 제문

‘농기(農期)’, ‘용왕과 용궁부인을 그린 무신도(巫神圖)’, ‘기우제 제문(祈雨祭祭文)’ 등을 통해 용에게 비와 물을 빌던 우리의 옛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용에 관련된 지명은 12띠 동물 중에 가장 많이 쓰인 것으로 국토지리정보원 통계자료에도 나타난다.

운룡도

‘운룡도(雲龍圖)’, ‘문자도(文字圖)’, ‘대모함(玳瑁函)’ 등의 그림과 공예품에는 마치 실존동물처럼 아홉 동물의 특징이 담긴 용의 모습이 드러난다. “머리는 낙타, 뿔은 사슴, 눈은 토끼, 귀는 소, 목덜미는 뱀, 배는 조개, 비늘은 잉어, 발톱은 매, 주먹은 호랑이”와 비슷하다고 전해진다.

청룡열차 체험 코너

또한, 각종 체험 코너를 통해 청룡을 매개로 한 ‘그 때 그 시절’의 추억을 소환해 돌아볼 수 있다.

‘청룡열차’는 우리나라 롤러코스터의 대명사다. 1973년 5월 5일 능동에 있는 서울 어린이대공원의 개장과 함께 운행을 시작한 청룡열차는 우리나라 최초의 롤러코스터이다. 1세대 청룡열차는 1973년에서 1983년까지, 2세대 청룡열차는 1984년에서 2012년까지 운행했다. 이번 특별전에는 1세대 ‘청룡열차 체험 코너’를 마련해 놓았다. 1인칭 시점의 영상을 보면서 청룡열차를 타볼 수 있으며 기념사진도 찍을 수 있다. ‘LG트윈스’의 전신인 ‘MBC 청룡’의 흔적도 만나볼 수 있다.

mbc청룡 야구공

한국 프로야구 딱지

전시와 연계해 진행하는 ‘용알뜨기’ 이벤트는 정월대보름이나 새해 첫 용날[上辰日] 새벽에 우물이나 샘에 가서 가장 먼저 물을 떠 오면 운수가 좋고 그 물로 밥을 해 먹으면 무병장수한다고 믿는 우리의 세시풍속이다. 2주에 한 번씩 수요일이 되면 전시장에 있는 우물 속에 미리 넣어둔 이벤트 선물을 맨 처음 발견하는 관람객이 가져갈 수 있다.

청룡의 기운을 받아 모든 일이 술술 풀리다

2024년은 청색에 해당하는 천간(天干) ‘갑(甲)’과 용에 해당하는 지지(地支) ‘진(辰)’이 만난 청룡(靑龍)의 해이다. 이번 특별전을 통해 용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하늘로 날아오르는 용의 기운을 받아 갑진년 새해에는 모든 일이 잘 풀리기를 기원해 본다.

2023.12.20-2024.3.3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