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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한국 추상미술의 50년 역사 재조명_'한국의 기하학적 추상미술'국립현대미술관, 47인 한국 대표 추상작가 150 여 점 작품 한자리에
유영국, 〈산〉, 1970, 캔버스에 유채, 136.5×136.5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유영국미술문화재단

20세기 서양미술의 핵심을 이루는 추상미술이 한국에서는 어떻게 시작됐을까?

1920년대부터 1970년대에 국내에서 제작된 기하학적 추상미술의 역사를 조망하는 대규모 전시가 열렸다.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한국의 기하학적 추상미술이 지닌 독자성을 밝히고 숨은 의미를 복원함으로써 한국 추상미술의 역사를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고자 <한국의 기하학적 추상미술>展을 11월 16일(목)부터 2024년 5월 19일(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개최한다.

김환기, 유영국 등 거장의 초기작을 비롯해 윤형근, 이승조 작가의 추상화 등이 공개돼 눈길을 끈다.

추상미술에 익숙치 않은 사람들에게 추상미술은 사각형이나 삼각형 등 기하학적 도형 혹은 물감 덩어리로 보여져 이해하기 어려울 수 도 있으나 추상미술은 쓸데없이 도형을 그리고 물감을 바르는 작업이 아닌,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20세기 추상미술은 오늘날 우리가 사는 현실세계를 추상적으로 재구축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사는 세상의 모습은 100 여 년 전 추상 미술가들이 꿈꾸었던 유토피아적 세계였다. 지금도 우리는 추상미술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사는 집, 테이블, 컴퓨터, 책, 노트  등 모든 사물이 기하학적 도형으로 규격화 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47인 한국 대표 추상작가  150 여 점 작품 한자리에

 1세대 김환기, 유영국 기하추상부터 이승조 등 현대화와 우주시대 기대감까지

 

기하학적 추상미술은 점과 선, 원과 사각형 등 단순하고 기하학적인 형태, 원색의 색채, 화면의 평면성을 강조하는 회화의 한 경향이다. 서구에서는 몬드리안, 칸딘스키, 말레비치와 같은 작가들의 작업을 통해 기하학적 추상미술이 각광을 받고, 20세기 내내 현대미술의 주요한 경향으로 여겨졌다. 국내에서도 기하학적 추상은 1920-30년대 근대기에 등장해 1960-70년대에는 전방위적으로 확산되는 등 한국 미술사의 주요 변곡점 마다 각기 다른 양상으로 존재해왔다.

192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의 한국 대표 추상미술가 47인의 작품 150여 점을 통해 한국 기하학적 추상미술의 역사를 조망한다. 특히 기하학적 추상미술이 건축과 디자인 등 연관 분야와 접점을 형성하고, 당대 한국 사회의 변화와 연동되면서 한국 미술의 외연을 확장하는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 주목한다.

 

초기, 자연의 형태를 단순화한 거장 김환기, 유영국의 작품을 비롯해 행방이 묘연했던 윤형근의 추상화도 이번에 첫 공개됐다. 전성우의 <색동만다라>와 유영국의 <산> 에서는 한국적 특성을 발견할 수 있다. 지난 달 작고한 박서보와 하종현 등 단색화가들의 기하학적 시도도 엿볼 수 있다.

 

특히, 근대 모더니즘의 흐름을 대표했던 당대 ‘개벽’ ‘신인간’ 등의 잡지들, 당시 일제의 검열을 피해 제호를 바꿔가며 출판됐던 잡지의 표지를 디자인한 시인 이상의 시와 미술, 1930년대 근대 단성사와 조선극장의  영화 포스터, 주보 등을 통해 추상미술의 역사를 거슬러 출발을 살펴보며 단색화에 밀려났던 기하학적 추상미술의 뿌리와 가치를 재조명한다.

 

이승조, 핵
전시 전경

이승조의 ‘핵’ 등 ‘제4회 오리진’전에 출품했던 작품은 53년 만에 공개됐다. 추상미술가들에게 1969년 아폴로11호의 달 착륙이 미친 영향도 작품을 통해 알 수 있다. 변영원의 ‘합존 97번’, 한묵의 ‘금색운의 교차’ 등은 우주시대의 개막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들이다.

전시를 통해 100년 전 전위의 상징으로 건축, 디자인 등과 함께 독창성을 확장해 온 기학학적 추상미술의 궤적을 살펴 볼 수 있다.
 

김한, 〈인테리어 10〉, 1968, 캔버스에 유채, 148×148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전시는 한국 기하학적 추상미술의 시대별 주요 양상을 따라 5개 섹션으로 구성했다.

첫 번째 “새로움과 혁신, 근대의 감각”에서는 근대기에 미술과 디자인, 문학의 영역까지 확장된 기하학적 추상의 사례를 살펴본다. 1920-30년대의 경성에서는 기하학적 추상이 새로움과 혁신을 상징하는 감각으로 인식되었다. 1930년대 김환기와 유영국의 최초의 한국 기하학적 회화 작품 〈론도〉(1938), 〈작품 1(L24-39.5)〉(1939)을 비롯, 1930년대 단성사와 조선극장에서 제작한 영화 주보와 시사 종합지의 표지, 시인 이상의 기하학적 디자인이 돋보이는 잡지 『중성』(1929)의 표지 등을 소개한다.

 

두 번째 “한국의 바우하우스를 꿈꾸며, 신조형파”에서는 바우하우스를 모델로 하여 1957년 한국 최초로 결성된 화가, 건축가, 디자이너의 연합 그룹 ‘신조형파’의 활동상과 전시 출품작을 소개한다. 이들은 현대사회에 적합한 미술은 합리적인 기준과 질서를 바탕으로 제작된 기하학적 추상미술이라고 보았고, 이것을 산업 생산품에도 적용해 국가의 발전에 이바지 하고자 하는 이상을 보여주었다. 

건축가 이상순이 당시 촬영한 《신조형파전》 작품 및 전시장 사진과 김충선의〈무제〉(1959)를 포함한 변영원, 이상욱, 조병현의 출품작 등을 소개한다.

 

세 번째 “산과 달, 마음의 기하학”에서는 김환기, 유영국, 류경채, 이준 등 1세대 추상미술가들의 작품과 이기원, 전성우, 하인두 등 2세대 추상미술가들의 작품을 통해 한국적인 기하학적 추상의 특수성을 살펴본다. 한국의 기하학적 추상미술에서는 자연의 형태를 단순화하는 과정을 거쳐 추상을 제작하거나, 자연을 대하는 서정적인 감성을 부여한 작품들이 발견된다. 

엄격한 기하학적 형식을 탈피하여 한국적 특수성을 담아낸 유영국의 〈산〉(1970), 전성우의 〈색동만다라〉(1968) 등을 선보인다.

 

네 번째 “기하학적 추상의 시대”에서는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중엽까지 기하학적 추상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된 양상을 세 가지로 나누어 살펴본다. 우선, 1967년에 개최된 《한국청년작가연립전》을 계기로 ‘청년 미술로서의 기하학적 추상’이 등장하게 된 상황을 소개한다. 앵포르멜 이후의 미술을 모색했던 최명영, 문복철이 《한국청년작가연립전》에 출품했던 작품이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으로 재공개된다. 이승조의 1970년 《제4회 오리진》전 출품작도 53년만에 재공개된다. ‘미술, 건축, 디자인의 삼차각설계도’에서는 당대의 미술가, 건축가, 디자이너들이 공통적으로 급격하게 변화하는 서울의 현대성과 미래적인 국가의 면모를 재현하는데 적합한 미술로 기하학적 추상미술을 상정한 상황을 소개한다. 최초로 공개되는 윤형근의 1960년대 기하학적 추상작 〈69-E8〉(1969)을 포함해 박서보, 하종현 등 한국 추상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기하학적 추상 시기의 작품을 선보인다. ‘우주시대의 조감도’에서는 1969년 미국의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하면서 시작된 우주시대와 기하학적 추상미술의 접점을 소개한다. 

변영원의 〈합존 97번〉(1969)을 포함해 이성자, 한묵 등의 작품을 소개한다.

 

다섯 번째 “마름모-만화경”에서는 창작집단 다운라이트&오시선의 커미션 작품을 소개한다. 이번 전시의 출품작들이 지닌 마름모와 같은 반복적 패턴에 주목하고 이를 디지털 만화경이라는 키워드로 풀어낸 작품이다. 이 그룹은 아티스트, 디자이너, 엔지니어로 구성되어 순수예술과 디자인의 경계를 탐색한다.

 

전시 기간 중 ‘전문가 강연 및 토론’과 ‘학예사 대담’ 등 전시 연계프로그램이 개최된다. <기하학적 추상미술과 디자인>을 주제로 미술사, 디자인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한국 기하학적 추상미술의 학술적 의의를 심층적으로 논의한다.

 

11.16(목)-2024.5.19(일)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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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민 기자  Press@ithemo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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