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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민의 생생무용다이어리 ④] 무용 예술 교육의 방향 그리고, 방황....

 

무용 공연을 보러 다니면 문득 이런 생각에 잠기곤 한다. 

저 무용수들은 어린 시절 어떠한 교육을 받고 어떠한 연습을 해왔을까. 저들이 지금 무대 위에서 보이는 몸짓들은 과연 저들이 유년 시절 배워왔던 몸짓일까. 저들은 지금 본인이 어떤 감정으로 춤을 추고 있는지 과연 알고 있을까.

 

 

대한민국의 교육 체제에 관한 논란은 한 해를 빼지 않고 거론되는 문제다. 그 점은 예술 교육에서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입시 문화 특성상 고등 3학년 시절에 최고의 기량을 뽐내는 것은 무용계 역시 마찬가지다. 그렇기에 무용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고등 3학년 시절, 극심한 다이어트와 기본기 훈련, 작품 연습을 통해 대학 진학을 결정 짓는다. 이만 놓고 본다면 별다른 문제는 없다. 타인보다 더 노력하고 연습한 학생이 원하고자 하는 학교에 진학하는 것은 너무도 지당한 말이다. 하지만 문제는 예술 교육의 본질에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무용 예술 중에서도 컨템포러리 댄스 (현대무용)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컨템포러리 댄스를 전공했던 필자는 예술 교육과 예술학과 입시에 큰 문제가 있다고 느껴왔다. 처음 무용을 접할 때, 춤이라는 장르로 예술을 하는 것이 너무나 신기했으며 그 예술을 배우고자 하는 부푼 기대감을 안고 예술고에 진학했다. 하지만 예술고 혹은 무용 입시의 실상은 내가 생각하던 것과는 전혀 달랐다. 예술을 배우기보다 발레 기본기에 맞춰진 훈련법을 중점으로 배웠다. 이 점은 정답이다. 무용 예술을 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몸의 운용을 갖춰야 하기에 발레 기본기는 필수 요소다. 하지만 문제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것이었다.

 

예술을 하기 위해 춤을 공부하는 것이 아닌, 대학에 가기 위해 남들보다 신체를 단련하는 것이 중점인 점, 기본기만을 강조한 교육을 배우고 대학에 진학한 후는 예술성만을 강조하는 점.

기본기가 전부인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그를 활용해 예술로써 승화하는 방법을 찾지 못하고 결국 업계를 떠나는 학생들이 대다수다.

 

현재 무용을 전공하는 대학생들이 앓고 있는 슬픈 현실은 본인의 전공을 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난 이는 교육의 책임이 너무도 크다고 본다. 내가 나온 예술고는 학교의 특성상 어린 시절부터 오랜 기간 훈련하지 않으면 진학하기 까다로운 학교다. 아동기 때부터 누릴 수 있는 자유를 내려두고 무용 스튜디오에서 갈고 닦으며 예고에 진학하고 3년간의 준비 과정을 통해 예술 대학에 진학하지만 정작 많은 무용학도는 예술이라는 큰 틀에 본인을 들여다 놓지 못한다. 방법을 모른다는 것이 좀 더 정확한 말이다.

 

대학교에 와서 내가 배워왔던 교육은 남들에게 나를 맞추지 않아야 하며 평생을 배워 온 보여주기식 무용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배운다. 갈고 닦았던 무용 방식은 그저 고등학교에서만 하는 무용이니 대학교에 와서는 예술성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 받는다. 이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이를 통해 더더욱 예술학과 입시에 대한 반감이 들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철저하게 개성을 배제당했다. 더 높은 발차기, 더 빠른 움직임, 더 날씬한 몸만을 강조 받으며 개인의 예술성에 대해서는 억압을 받는다. 하지만 대학에 온 순간부터, 혹은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의 세계에 나가는 순간부턴 정반대의 것들만을 원한다. 그렇다면 그전에 배워 온 교육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당연하다. 기본기를 연습하는 수업만큼 상상력을 자극하고 예술성을 키우는 수업이 비례하게 있다면 더 멋진 예술가들이 세상으로 나올 수 있지 않았을까.

 

나는 기본기를 갈고닦는 것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다. 그저 이 기본기를 왜 배워야 하며 예술을 하기 위해서 어린 예술 학도들은 무엇을 공부하고 배워야 할지를 알아야 하는 것이다. 물론 이는 예술을 가르치는 지도자들에게 전하는 말이다.

 

평생을 무용에 받쳐 온 동료들이 예술을 하는 방법을 모르겠다며 이 업계를 떠나 아예 다른 업종을 선택할 때에는 말로 이루지 못할 먹먹한 마음이 들곤 한다. 올림픽을 준비하는 무용수들이 아닌, 세계를 울리고 기쁨을 줄 무용수들을 키우려면 지도자들은 자신이 하는 예술에 대해 공부하고 연구해야 한다. 감정을 배제 시키지 말아야 한다. 예술의 본질을 아는 것은, 끝이 없다는 것에 대해 철저히 본인을 괴롭혀야 한다. 그리고 그를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힘이 없고 이룬 것도 없는 젊은 내가 무용을 위해 할 수 있는 소리 없는 외침이다.

이수민 기자  Press@ithemo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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