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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의 음악읽기] 위드코로나 시대, 2021년 음악시장의 생태계를 전망한다
  • 이소영 음악평론가. 명지병원 예술치유센터장
  • 승인 2021.02.1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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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불허의 2020년을 보내고 새롭게 펼쳐지는 2021년은 우리에게 어떤 모습으로 전개될까? 올해 공연예술계를 전망하는 많은 키워드 가운데 ‘팬덤’, ‘비대면’, ‘유비쿼터스’, 이 세 단어를 주목하고자 한다.

2021년 라인업을 일별해보면 작년에 코로나로 취소되거나 연기된 공연이 올해 다시 무대에올려지는 것과 올해 새롭게 기획된 공연들로 구성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항상 그렇듯이 그 중심에는 외국 유수 단체 및 연주가들의 내한공연과 국내에서 배출한 세계적인 클래식 스타들이 자리를 차지한다. 작년에 외국 연주가들의 내한 공연이 대부분 다 취소되었고 조성진을 비롯 국내 스타플레이어들의 연주도 많은 제한을 받았기 때문에 모든 대면 공연은 목마른 사막에 단비 같은 선물로 다가올 듯 하다. 가장 큰 클래식 음악 기획사인 빈체로와 크레디아의 라인업 중심으로 올해 공연을 살펴보면 먼저 국내 클래식 시장의 팬층이 두터운 한국 연주자들의 라인업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월 6일 신년음악회 피아노 협연과 11일 피아노 리사이틀, 12일 지휘자로 데뷔하면서 새해 벽두부터 바쁘게 움직인 김선욱을 비롯, 클라라 주미강, 조성진, 임동민, 임동혁, 양인모, 홍진호, 손열음, 사라 장, 문태국, 조수미, 리처드 용재오닐과 함께 노익장을 과시하는 두 음악가, 백건우와 정경화가 있다. 이러한 라인업에는 단순히 유명 연주가, 혹은 스타플레이어라는 말로 설명되지 않는 새로운 현상이 뒷받침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최근 몇 년 동안 공연예술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팬덤(열성 팬) 현상이 가장 보수적인 클래식 연주자들에게도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티켓 오픈 몇 분, 몇시간 만에 매진이 되고 비행기를 타고 가서 외국 연주회를 쫒아 다니는 등 두터운 팬층을 자랑하는 팬덤 문화는 조성진의 쇼팽 콩쿨 수상을 기점으로 클래식계에서도 나타났었다. 이제는 조성진 외에도 각종 국제콩쿨을 석권하는 연주자들이 많아지면서 정도 차는 있으나, 김선욱, 양인모, 문태국, 손열음 등 젊은 20-30대 연주자들을 중심으로 단순 애호가나 매니아 라는 말을 넘어서는 적극적 팬층이 클래식 음악시장의 저변을 받치고있는 것이다.

그러나 대면 공연들이 취소되면서 팬덤 문화도 형태면에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단적인 예로 대중음악계를 비롯해서 게임, 영화 등의 콘텐츠 산업들의 팬덤은 작년을 기점으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온라인 상에서도 기존의 팬카페를 넘어 팬 전용 플랫폼으로의 대거 이동이 나타났다. 대중음악계에 비해 클래식 애호가들의 상대적인 보수성과 시장의 크기를 감안할 때, 얼마나 팬 전용 플랫폼의 확장이 활발히 이루어질지는 조금 두고 볼 일이나 시대적 대세임을 감안할 때 젊은 스타 연주가들을 중심으로 팬덤 문화를 온라인 플랫폼 안에서 안착시키는 것은 클래식 음악 시장의 생태계를 떠받치는데 장, 단기적으로 매우 중요해질 것이다.

한편 올해는 작년에 이어 음악회의 영상 콘텐츠 제작 및 송출이 여전히 활발해질 것이라 전망한다. 클래식 음악문화의 특성상 대면 공연의 현장에서 작은 숨소리와 미세한 음색, 청중의 피드백이 공연의 역동성과 함께 성패를 가늠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여서 비대면 영상콘테츠 제작이 다른 콘텐츠 산업에 비해 얼마나 활발히 일어날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그러나 작년에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을 비롯해서 세계 유수 오페라단의 프러덕션 콘텐츠들과 유수 필하모니의 연주 영상 콘텐츠가 대거 송출되면서 온라인 세상을 주도하고 있고 온라인 유료화가 본격적으로 논의 및 진행되고 있기에 국내 시장에서도 이제 온라인 공연은 오프라인 공연의 임시적인 대체물이 아니라 코로나 이후에도 함께 병행되어야 할 제도이자 제품임을 절감해야 하는 과제를 부여받는다. 공연 현장에서 적게는 수 백 명, 많게는 수 천 명으로 한정되는 청중의 접근 제한성을 넘어서 몇 만, 몇십만 명 접근도 가능한 온라인 콘서트가 오프라인 콘서트와 함께 병행되고 여기에 적절한 유료화가 이루어진다면 클래식 음악 시장의 외연 확대에 이보다 더 좋은 매체가 없기 때문이다. 위드코로나 시대는 곧 DT(Digital Transformation)시대에 다름 아니다.

이런 까닭에 작년 공연이 취소되고 내한 공연이 막힌 음악가들, 예를 들어 조성진을 필두로 온라인 세상에서 유튜브 개인 채널을 운용하면서 실시간으로 팬들과 소통하는 사례가 급격히 증가했다. 예능 컨셉으로 클래식 음악을 전달하는 ‘또모’를 필두로 하여 최근 몇 년동안 급성장한 클래식 전용 유튜브 채널의 성장 속에서 이제 클래식계의 라이징 스타로서 혹은 엔터테이너로서 외모와 언변과 연주를 겸비하고 온라인- 오프라인을 종횡하는 유비쿼터스형 음악가로의 전환이 급격히 이루어진 것도 클래식음악 생태계의 중요한 변화로 여겨진다. 이는 음악회장의 주 청중이 ‘늙어가는’ 클래식 애호가들을 대신하여 MZ세대를 새로운 소비층으로 발굴하는 시장 변화의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서 코로나19가 비대면 세상을 가속화시킨 만큼 디지털 세상에 적응하며 ‘온-오프 커넥팅’(on-off connetting) 음악 경험을 제공하는 공급자로서 음악가들의 자리매김이 더욱 절실해지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이소영 음악평론가. 명지병원 예술치유센터장  themove9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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