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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국립오페라단, 지난 역사를 기념하는 방식 <1945>한국창작오페라 <1945>

‘1945’ 하면 먼저 떠오르는 인상이 무엇일까. 해방, 광복, 종전,,, 등의 희망적인 일이다. 36년만에 일제의 강점에서 해방되어 광복을 맞은 뜻 깊고 기쁜 해인 동시에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며 세계사의 전환점이 된 시기이기도 하다. 1945년 8월 6일 미국이 일본 히로시마에 핵폭탄을 투하해 총 14만 명의 사상자를 냈고, 이후 소련이 만주를 침공, 북한 웅기 상륙 작전 개시로 소련군이 한반도에서 발생한 유일한 태평양전쟁이 되었다. 이어 일본의 항복과 아시아 각국의 독립 등으로 격변하는 세계사 속에 우리는 종전 후 남북분단으로 그해 9월 경의선 철도 운행이 중단되었고, 남과북으로 나눠진 사람들의 향방에 대한 종전 과제가 남겨져 있었다. 그로부터 100년이 지나 올해는 3.1운동 100주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되는 기념의 해를 맞았다. 이를 기념하며 국립오페라단은 대한민국 창작오페라의 새로운 미래를 제시하고자 역사의 뒤편에 가려진 사람들의 생생한 삶의 이야기를 오페라로 제작해 무대에 올린다.

이 특별한 기념작은 국립오페라단이 한국오페라 발굴을 위한 기획작으로 시도됐다. 한국창작오페라 발굴프로젝트 일환으로 제작된 오페라 <1945>는 국립오페라단 연간 라인업과 별개로 총 20억 예산이 지원되어 내년도 공연 예정인 <빨간 바지>(나실인 작곡)와 <외디푸스(안티고네)>(박영희 작곡) 가 이어진다. 오페라 <1945>는 9월 예술의전당 공연에 이어 제17회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도 오른다.(10.4-5)

2019. 9. 27(금)~28(토) 금 19:30, 토 16:00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임효정 기자 사진제공 국립오페라단

 

[국립극단]1945(170705-170730@명동예술극장)_공연사진_01

 

Glory & Sad & Sunshine

 

슬픔을 넘어 영광된 해방의 땅으로!

국립오페라단, 저항과 자유 넘어 휴머니티를 노래하다

오페라 <1945>

 

올해 국립오페라단의 일련의 기념작 연장선상에서 오페라 <1945>는 지난 5월에 공연한 로시니의 오페라 <윌리엄 텔>과 내용상 대조적인 성격을 띤다고 할 수 있다. 백 년 전 일본의 강제점령에 독립을 선언하고 임시정부를 수립하며 피 흘린 저항을 통해 드디어 1945년 해방과 자유를 맞은 민족의 희망을 오페라 <윌리엄 텔>을 통해 거대한 민중장면, 역사적 배경 등 스위스인들의 투쟁을 다룬 작품을 초연했다면, 이번에는 한국창작오페라 <1945>를 통해 이념적인 거대한 선(善)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 인간에 대한 믿음과 희망에 대한 휴머니티를 노래한다. 국립오페라단은 지난 100년을 지나 앞으로 100년을 내다보며 역사의 상흔을 딛고 미래를 향한 민족의 희망을 강렬한 메시지와 멜로디 대신 포용과 관용의 정신, 공존과 연대에 대한 가능성을 모색하고 인간에 대한 예의와 연민, 사랑을 전한다. 저항과 자유를 기념하기 위해 유럽에서 종종 선택되어지는 강렬한 멜로디의 <나부코> 대신 한국에서는 시대를 관통해 인간성에 내재한 공존의 정서를 한국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는 익숙함과 친근함을 담은 노랫말로 당대 시대의 다양한 음악에 담아 전한다.

 

오페라 <1945>는 해방 직후인 1945년 만주에 살던 조선인들이 해방된 고국으로 돌아가고자 머물렀던 전재민 구제소를 배경으로 그 안에서 펼쳐지는 여러 사건들을 통해 당시를 살았던 민초들의 삶을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재현한다. 이를 통해 악한 일본인과 착한 조선인으로 대변되는 뻔한 선악의 이분법적 경계를 넘어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남을 이롭게 하는 인간의 보편적인 마음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2017년 국립극단의 연극으로 선보여 우리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던 배삼식 원작의 연극 <1945>를 오페라로 새롭게 재탄생시킨다. 작가 배삼식이 원작을 직접 오페라 대본으로 개작하고 작곡가 최우정이 작곡했다. 연출은 타고난 감각으로 호평받는 고선웅이 맡고 지휘는 정치용이 맡는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국립합창단이 합류해 21세기 관객을 위한 한국 오페라를 선보인다. (전 4막, 한국어, 영어 자막)

 

출연자로는 소프라노 이명주(분이), 김순영(미즈코), 바리톤 유동직(이노인), 우경식(구원창)을 비롯해 테너 이원종(오인호), 메조소프라노 임은경(김순남), 바리톤 이동환(장막난), 테너 민현기(이만철), 메조소프라노 김향은(박섭섭), 테너 정제윤(최주임) 등이다.

 

9.27-9.28 예술의전당

 

[국립극단]1945(170705-170730@명동예술극장)_공연사진_03

 

1945년 가을, 중국 만주 장춘에 있는 조선인 전재민 구제소.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일제강점기 동안 만주로 이주해 왔던 조선인들이 구제소에 모여든다. 일본의 패망으로 해방을 맞이했으나 이들에게 해방은 아직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란일 뿐이다. 조선인들은 러시아 군인들의 위협, 중국인들의 폭력과 굶주림 속에서 사선을 넘나들며 쫓기어가는 난민의 처지다. 이들은 구제소에 머물며 고국으로 돌아갈 기차를 기다린다. 그들을 태우고 갈 기차는 좀처럼 오지 않는다. 뿌리 뽑힌 채 떠도는 피난지의 삶은 불안하고 고달프다. 이 구제소에 두 여인이 도착한다. 분이와 미즈코. 중국 화북지역의 최전선, 위안소에 함께 있었던 두 여인은 패전의 아수라장 속에서도 살아남아 천신만고 끝에 장춘까지 왔다. 조선인인 분이와 일본인인 미즈코는 함께 갈 수 없으며 둘은 이제 헤어져 제 갈 길로 가야 한다. 그러나 함께 사선을 넘어온 미즈코, 아비가 누구인지도 모를 아이까지 지닌 미즈코를 분이는 차마 버리지 못한다. 분이는 미즈코를 말못하는 동생으로 속여 조선인구제소에 데리고 들어온다. 두 여인은 구제소에서 섭섭이와 마주친다. 위안소의 중간관리자였던 섭섭이는 그들을 사지에 버리고 먼저 달아났었다. 분이와 미즈코는 그토록 그들을 괴롭혔던 섭섭이에게 분노하지만 그 분노를 드러낼 수는 없다. 살아남아 기차를 타고 돌아가기 위해서는, 그들이 지나온 끔찍한 지옥을 잠시 묻어두어야 한다. 언제든 떨려날 지 모른다는 불안과 긴장, 그래도 어렴풋이 싹트는 희망 속에서 피난지의 하루하루가 흘러간다. 누군가는 뜨겁게, 누군가는 또 조심스럽게 서로의 마음을 주고 받는다. 돌아가기 위해서, 이들은 자신의 존재를, ‘흠 없는 조선인임’을 증명해야 한다. 마침내 기다리던 차례가 오고 기차에 오를 날이 다가온다. 사람들의 초조함은 극에 달한다. 불순한 것, 무언가 미심쩍은 것이 우리 안에 섞여서는 안 된다. 모두가 이곳에 발이 묶일지도 모른다, 돌아가지 못할지도 모른다! 결국 사람들은 미즈코가 누구인지 알게 되고…….

 

임효정 기자  Press@ithemo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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